이명박 당선인 대교협 정기총회 참석

26년 대교협 역사상 대통령 참석은 처음

2008-01-03     권형진

‘통제’와 ‘규제’보다 ‘자율’과 ‘지원’을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전국 4년제 대학 총장들의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이장무 서울대 총장)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 2일 대학 입시와 학사운영 관련 권한을 교육부에서 대교협으로 이양하기로 한 데 이어 4일 열리는 대교협 정기총회에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직접 참석해 차기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을 밝힐 예정이다.


대교협과 당선자 비서실 관계자는 3일 “대교협 정기총회 때 이 당선인이 오찬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약 40분 정도 머무르며 인수위가 발표한 새로운 교육정책과 관련해 대학 총장들의 얘기도 들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982년 대교협이 출범한 이후 대통령이 정기총회에 참석하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에는 주로 교육부총리가 참석해 총장들과 대화 시간을 갖는 것이 관례였다.


이 당선인이 정기총회에 직접 참석키로 한 것은 전·현직 총장들과의 인연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당선인이 취임 전 양대 조직인 인수위원장과 취임준비위원장에 각각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과 박범훈 중앙대 총장을 임명했다.


뿐만 아니라 손병두 서강대 총장과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 박찬모 전 포스텍 총장, 김주훈 전 조선대 총장 등 정책자문위원 7명 가운데 4명이 전·현직 총장이다. 차기 대교협 회장으로 추대된 손병두 총장은 인수위원장 물망에도 올랐던 인물이다.


이 때문에 이 당선인이 대교협 행사에 참석하는 게 교육부로부터 대학입시 관리 업무를 이양받게 될 대교협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교육부 기능 축소 및 대학 자율화를 골자로 한 새 정부의 교육정책을 강하게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영식 대교협 사무총장은 “대학이 갈망하던 자율화에 대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단계에 당선인이 직접 정기총회에 참석한다는 것은 그만큼 대학 경쟁력 강화와 자율화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드러내는 것 아니겠느냐”며 “대신, 대학도 책무성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