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혁신 Webinar] “지식 생애주기 짧아진 시대 교수자 역할 고민하고 AI 인프라 갖춰야”

2021-06-09     허정윤 기자
이주호 이사장의 발제가 끝난 뒤 이어진 토론에서 강성주 한국교원대학교 부총장(오른쪽에서 두번째)과 박인규 배재대 기획처장(오른쪽에서 첫번째)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정윤 기자] “현장의 교사도 그 교사를 양성하는 교수도 AI 역량을 갖춰야 하는 시대가 왔다.”

8일 대전 우송대에서 열린 ‘제4회 혁신 Webinar 콘퍼런스’ 토론에 참석한 강성주 한국교원대학교 부총장은 이주호 아시아교육협회 이사장의 발제를 듣고 인공지능(AI) 시대에 AI와 교수자가 맡아야 할 역할에 대해 동의한다고 말했다.

강 부총장은 AI를 교육 현장에 도입한 다양한 단체들의 예시를 들고 이를 근거로 우리나라 교육에 AI를 효율적으로 도입하고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강성주 한국교원대 부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유네스코의 경우는 각 국가의 정부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교육개혁을 위해서는 △교육정책에 AI 반영 △AI 기술로 가능한 새로운 교육 모델 개발 지원 △교사와 AI 기술 협업 △AI 역량과 가치가 준비된 차세대 인재 양성 △공평하고 포괄적인 AI 사용 촉진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봤다.

강 부총장은 “AI 툴을 사용해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개인화한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평생 학습 시스템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이를 가능하게 하는 교수자가 AI 시스템과 함께 협업할 수 있도록 적절한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AI를 ‘미래의 언어’로 규정한 MIT는 이공계 학생들에게만 AI를 가르칠 게 아니라 모든 학생에게 AI를 이해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봤다. 또한 이를 자신의 전공과 융합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방향성을 밝힌 바 있다. 강 부총장은 “이러한 변화는 AI가 전문가들의 영역이라는 생각을 하루라도 빨리 버려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며 최근 초‧중‧고등학교의 교육 현장에 AI‧SW 교육이 의무화로 바뀐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결국 미래의 학생들을 가르칠 교사들도 AI 활용능력을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강 부총장은 “AI 교육은 교수자와 AI 기술의 협업으로 교수 능력을 향상하고 AI 기술을 활용한 교육 모델과 자료 개발을 해내는 데 방향성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인규 배재대 기획처장 (사진 = 한명섭 기자)

박인규 배재대 기획처장도 AI를 이용한 교육방법의 혁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했다. 박 처장은 “AI 활용 학생 맞춤형 교육실현(HTHT·High Touch High Tech)를 들으면서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의 리좀 철학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리좀 철학은 위계와 뿌리를 중시하는 기존의 근대적인 ‘트리구조(수목형 구조)’가 아니라 공유하고 소통하는 관계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발전해 나가는 ‘네트워크적 사고’를 뜻한다. 박 처장은 AI는 학생이 교수자에게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수평의 관계속에서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박 처장은 AI의 발전과 활용은 고무적이긴 하나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 없는 이유도 언급했다. 그는 “무한경쟁 시대이자 AI시대의 교육에서 우선돼야 할 부분은 정보격차의 해소”라며 이를 위해서는 ‘장비’가 필수라고 전했다. 장비는 개별 태블릿PC와 인터넷을 원활히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빈부격차가 심한 사회에서는 확보하기 어려운 자원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박 처장은 “교육의 질 차이는 없을 수 있지만 장비나 환경에 의해서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정부가 나서야 한다. 앞으로 AI시대의 교육은 공공서비스, 공공재로 취급되어야만 올바른 AI 교육정신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처장은 인간의 기본적인 가치를 깨우는 교육모델의 중요성도 설명했다. 결국 향후에 가장 중요시되는 능력은 창의성‧예술성‧상호작용‧공감능력‧인성 등 AI가 길러줄 수 없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그는 “미래 대학은 ‘인간의 인간다움’을 일깨우는 교육이다. 교수자는 이런 능력을 학생들에게서 끌어내고 이를 기반으로 교육 현장에서 AI를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