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 尹정부 ‘대학 자율 혁신’ ‘디지털전환’ 대응한다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하계 세미나서 ‘대학평가’ ‘메타버시티’ 핵심 논의 대학총장·교수, 학계·교육계 전문가 등 새 정부 기조 맞춘 사업계획 추진 전문대 63개교 컨소시엄…메타버시티에 LMS 구축, 학생 마음건강 상담

2022-06-15     김의진 기자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는 15일 강원도 평창에서 하계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김의진 기자)

[평창=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윤석열 행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인 ‘대학의 자율적 혁신’을 실현하고자 학계 전문가들이 전문대 역할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지난 정부에서 교육부가 주도한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 정부의 대학 육성 정책에 교육 현장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대폭 반영시킬 것이라는 의지가 읽힌다.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는 15일 강원도 평창에서 세미나를 개최하고 새 정부 국정과제에 대응하는 전문대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전 정부의 대학 평가의 한계를 진단하고 새 정부의 평가 체제 개선 방향성을 제안했다. 또 ‘디지털 대전환’ ‘메타버시티 공유’를 골자로 한 전문대의 역할과 발전 가능성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사진=김의진 기자

세미나에는 전국 133개 전문대 협의체인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의 남성희 회장(대구보건대 총장)을 비롯해 신종석 배화여대 총장, 김영철 서일대 총장, 김진형 인천재능대 총장, 권창현 계원예대 총장, 이병기 대전보건대 총장, 이상철 강릉영동대 총장, 정창덕 송호대 총장, 심윤숙 세경대 총장, 오미성 청암대 총장 등 주요 대학 총장들이 참석했다.

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대구보건대 총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의진 기자)

남성희 전문대교협 회장은 “윤석열 정부가 시작된 지 1달 반 정도 지나고 있다”며 “110개 국정과제 가운데 전문대 내용도 포함됐다. 과제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전문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현안을 전문가적 시각에서 논의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박주희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회장(삼육보건대 교수), 강문상 한국고등직업교육연구소 소장(인덕대 교수), 조훈 전문대교협 국제교류실장(서정대 교수), 장상현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본부장, 최윤정 한국정서교육개발원장, 이길재 충북대 교수, 주현재 삼육보건대 교수, 장미라 목포과학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이밖에 홍정민 휴넷 연구소장, 윤찬 트웬티온스 대표, 최용섭 본지 주필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박주희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회장(삼육보건대 교수)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의진 기자)

박주희 회장은 “윤석열 행정부의 교육정책을 검토하고 새 정부의 교육부 대학 평가 체제 개선방안과 이에 대한 전문대 대응전략 방향성을 찾고자 한다”며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강화하고 학회가 계획한 핵심사업도 올해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새 정부, 대학 특수성 반영한 평가체제로 개선 = 이길재 충북대 교수는 이날 기조강연에서 정부의 대학 평가 성과와 한계, 새 정부의 평가 체제 개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 교수는 전 정부의 대학 구조개혁평가·기본역량진단은 성과와 한계가 극명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평가(진단)·재정지원 연계로 혁신 기반을 마련한 점은 성과로 볼 수 있지만, 학교별 특성화를 유도하는 데 미흡했던 것은 한계로 꼽았다.

이 교수는 “2018년과 2022년에 이뤄진 기본역량진단은 복잡한 진단 지표 때문에 대학의 평가 부담·피로도만 늘렸다는 문제가 있다”며 “보고서 중심의 서면평가로 인해 대학 현장의 실태를 반영하지 못했고 결국 보고서 작성 스킬로 결과가 좌우되는 한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전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 대응 포기, 교육과정 개편 유도 미흡, 대학 특성화 역행 등 모든 면에서 실패한 대학 정책을 펼쳤다고 비판했다.

학계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대학 진단 정책은 ‘대학의 여건·특수성을 반영하는 평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유사 평가 통폐합으로 대학 부담 완화, 경쟁이 아닌 공유·협력을 촉진하는 방식, 핵심 지표의 체계화를 기본방향으로 삼고 향후 평가체제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메타버스, 전문대 현장에 접목해 디지털 혁명 일으켜야 = 교육 전문가들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대응한 전문대학의 새로운 역할도 강조했다. 특히 디지털 전환과 메타버스 기술을 중심으로 전문대 교육 현장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강문상 소장은 “국가·기업에서 기술 혁신을 위해 모든 데이터의 디지털화를 먼저 시작하듯이 대학도 전략 수립을 위해 데이터를 디지털화하고 이를 분석 가능한 자료로 재가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성희 회장은 “메타버스 기술이 전문대 교육에 합쳐진다면 대부분의 실습은 현장과 똑같이 꾸며진 메타버스 가상 실습실에서 진행되는 등 상상하지 못할 디지털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며 “전문대가 디지털 혁명의 최첨단에 앞장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학회는 지난해부터 63개 전문대가 참여하는 메타버스 컨소시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대 현장실습을 대체할 현장밀착형 실감형 콘텐츠 10개 분야를 개발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메타버스 등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전문대 교육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메타버스 기반 융합교육체계를 다각도로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박 회장은 “올해 메타버시티 플랫폼상에 LMS를 구축해 연동할 것”이라며 “전문대 63개교에 재학 중인 약 20만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메타버시티 안에서 전문상담사가 진행하는 메타상담도 시범 운영하겠다. 전문대가 혁신적으로 도약할 구체적 실행계획을 마련해 교육 현장에 빠르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이번 세미나에는 장상현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본부장의 ‘디지털 공유혁신대학의 운영사례와 전문대 대응 전략’ 강의를 비롯해 △최윤정 한국정서교육개발원장의 ‘메타버스 상담체계’ △주현재 삼육보건대 교수의 ‘메타버스 실감형 콘텐츠 개발 연구 사례’ △장미라 목포과학대 교수의 ‘AI 두피·퍼스널컬러 분석 시스템’ △홍정민 휴넷 연구소장의 ‘디지털 휴먼과 메타버스 교육훈련 사례’ △윤찬 트웬티온스 대표의 ‘경희대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사례’ 등 발표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