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산업’ 발전 꾀하려면 ‘로컬크리에이터’ 육성해야”

‘제20차 균형발전정보협력포럼’ 14일 광주서 열려 ‘지역문화 콘텐츠와 문화산업, 플랫폼과 정보협력’ 대주제로 이남식 서울예대 총장 ‘문화콘텐츠와 문화산업’ 주제 발표

2022-07-15     이중삼 기자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제20차 균형발전정보협력포럼을 지난 14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었다.(사진=이중삼 기자)

[광주=한국대학신문 이중삼 기자] 지역문화산업 발전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지역 내 로컬크리에이터 육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남식 서울예술대학교 총장은 로컬크리에이터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지역 내 특화된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지자체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특성에 맞는 전략적 사고를 통해 계획안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첨언했다.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제20차 균형발전정보협력포럼’을 지난 14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개최했다. 포럼은 ‘지역문화 콘텐츠와 문화산업 : 플랫폼과 정보협력’을 주제로 지역문화산업 진흥을 위해 정부와 기업 등에서 준비해야 할 방안들을 공유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현장에는 김일융 광주광역시 자치행정국장, 임택 광주 동구청장, 이여진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황풍년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 곽진철 한국산업기술문화재단 부이사장, 임수경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센터장, 조세연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부원장, 이혜은 한국콘텐츠진흥원 단장, 송진희 광주디자인진흥원장, 이권수 한국문화정보원 부장, 이남식 서울예대 총장, 민영돈 조선대 총장 등 문화산업 전문가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남식 서울예대 총장.(사진=이중삼 기자)

이날 특별강연을 맡은 이남식 서울예대 총장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문화콘텐츠와 문화산업’을 주제로 발제했다. 먼저 이남식 총장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언급하며 한국의 드라마 제작 수준이 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장은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드라마 중 가장 시청을 많이 한 저력을 보여줬다. 한국이 드라마 제작에 뛰어나다 보니 넷플릭스와 아마존 등 회사에서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넷플릭스의 경우 지난해 오징어 게임을 공개한 뒤 주가 상승으로 시가총액만 24조원 가량 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만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의 콘텐츠 제작 능력과는 별개로 지역에서는 영향력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 총장은 “오징어 게임으로 넷플릭스는 엄청난 수익을 얻었지만 우리 문화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부분이 세계적 플랫폼과 경쟁하는 것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며 “로컬크리에이터에 주목해야 할 때가 왔다. 로컬크리에이터는 지역성과 결합한 공유콘텐츠를 이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사람을 의미한다. 지역문화발전을 진흥시키기 위해선 로컬크리에이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발제에서 ‘손자병법’(孫子兵法)의 사례를 들며 로컬크리에이터의 중요성에 대한 근거를 댔다. “지역 내 로컬크리에이터의 역할을 생각할 때 손자병법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손자병법은 손무(孫武)가 작성한 병법서(兵法書)다. 손자병법에는 도천지장법(道天地將法)이라는 5가지 카테고리가 있다”며 “도(道)는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는 것이며 천(天)은 외부환경에 대한 철저한 분석, 지(地)는 내부역량에 대한 분석, 장(將)은 리더십, 법(法)은 관리제도와 시스템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지역문화산업 발전에도 손자병법에서 나온 5가지 전략을 대입할 수 있다고 첨언했다. “지역마다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수많은 소재가 있다. 이것은 그 지역을 방문해야만 느낄 수 있다. 지역의 특색을 살려 발굴하고 키워나간다면 지역문화산업 발전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 총장은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예로 들기도 했다. 그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만 덩그러니 있어서는 문화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근처 숙박시설, 식당, 지역관광지 등이 조합될 때 결국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총체적인 체험을 줄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되고 훨씬 더 부가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양과 질의 시대를 넘어 격을 따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측면을 고려할 때 앞으로 로컬크리에이터의 역할을 더 중요해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로컬크리에이터의 역할이 지역문화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수밖에 없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커뮤니티 생성에 있다”며 “이는 팬덤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팬덤이 생기면 그 지역의 문화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다. 대표적으로 부산 감천문화마을과 양양 서피비치, 애월 아르테뮤지엄 등이 있다”고 전했다.

발제 말미에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4가지 방안을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체험경제를 기반으로 지역가치를 창출 △로컬크리에이터들의 역할 △공간기획을 통한 매력적인 플랫폼 형성 △지역만의 경쟁력을 높여 인력과 재원, 기업의 유입 촉진 등이다. 그는 “우리 지역사회가 세계로 나아가고자하는 비전 그리고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 등을 항시 고민하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며 “특히 로컬크리에이터의 역할에 따라 그 지역의 문화산업이 크게 변화될 수도 낙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남식 총장 강연 이외에도 △문화전당과 문화중심도시를 위한 플랫폼과 네트워킹(이승권 조선대 교수) △문화콘텐츠 설화탐정 AR(주수현 주렁주렁스튜디오 대표) △국내 최초 시민주도형 지역캐릭터 막방이와 친구들(민복기 제주시 소통협력센터장) △뉴미디어기반 로컬문화콘텐츠(김진희 로컬업 대표) 등의 강연이 진행됐다. 뒤이어 △한국문화정보원 △한국콘텐츠진흥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광주문화재단 △광주전남지역혁신플랫폼 등 기관별로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업들을 소개하는 시간이, 이후에는 문화산업 관련 전문가들이 한 데 모여 향후 한국의 문화산업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시간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