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해외대학 벤치마킹 ASU ②] “온라인 교육은 고등교육 접근성 높이는 최적의 도구”

필 레지어 교수, “2030년까지 고등교육 수요 현재보다 150% 폭발적 증가” ASU 고등교육 전문가들 “고등교육 수요 대응 차원에서 온라인 교육은 최적의 선택지” “기술 만능주의 경계해야…온라인 교육 혁신 위한 해결책은 ‘변화에 동조하는 사람’ 찾는 것”

2022-11-09     장혜승 기자
ASU의 온라인 혁신을 이끌고 있는 고등교육 전문가들이 8일 오전 애리조나주립대에서 온라인 교육의 가능성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미국=한국대학신문 장혜승 기자] 고등교육의 접근성 확대에서 온라인 교육의 역할은 얼마나 될까. ASU의 온라인 혁신을 이끌고 있는 고등교육 전문가들은 2030년까지 고등교육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을 고려할 때 온라인 교육이 고등교육 접근성을 높이는 최적의 도구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고등교육에 대한 수요는 무궁무진하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인 에드플러스의 CEO인 필 레지어 교수는 “2030년까지 고등교육을 받으려는 인구는 150%가 증가할 것”이라며 “작은 대학들은 이런 수요에 재빠르게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유일한 선택지는 온라인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술 활용의 정점은 인공지능(AI)이다. 그는 AI를 교육에 활용할 때의 최대 장점으로 ‘개인화’를 꼽았다. AI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에 대한 모든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어떤 학생은 수학 문제를 3초 안에 풀고 또 다른 학생은 16초 안에 풀었다는 데이터를 확보해 맞춤형 학습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AI의 활용 가능성이 크다.

평생교육에서의 활용 가능성도 크다. 킴 메리트 ASU 학습 사업 부총장은 “재직자를 비롯한 전 연령대 학습자들에게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교육을 받고 싶어하는 학습자들이 학위를 취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이 유일한 길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등교육 수요자들이 어디서든지 ASU가 보유한 자원으로 교육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ASU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학습자들의 경험의 폭을 넓혀준다는 점도 온라인 교육의 장점이다. 젬마 가르시아 교무처장은 △장소의 혁신 △전달의 혁신 △온라인 혁신을 3가지 혁신으로 제시했다. 이어 “현재 ASU 학생들은 가상현실을 경험하고 있는데 향후 10년간 확산될 것”이라며 “학생들이 가지 못할 장소에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언급했다.

기술 만능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필 레지어 교수는 “모든 문제를 아무 허점 없이 다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은 없다”며 “온라인 교육은 교수가 조금 더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교수가 될 수 있도록 돕는 데 의의가 있다”고 짚었다. 학생들의 학습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점도 온라인 교육의 장점이다. 그는 “대면 강의에서는 교수가 강의실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다 파악하기 힘든 반면, 온라인 수업의 학습 관리 시스템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 수업을 통해 학습부진 학생의 원인도 파악해 적합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세 명의 발표자의 강연이 끝나고 온라인 교육을 국내에 접목하기 위한 연수단의 질문이 쏟아졌다. 김동수 부경대 기획처 기획전략과 부처장은 “한국은 교육 혁신에 대한 열의가 높고 정부에서도 교육 혁신을 현장에 장려하고 있는데 ASU의 가장 효율적인 교육방법이나 성공률에 대해 공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젬마 교무처장은 “교수들의 능력이 개발될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게 중요하다”며 “교수들도 지원을 받고 있다고 느껴야 한다”고 답변했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도 나왔다. 신희준 경운대 기획조정처 처장(대학혁신지원사업단장)은 “물리학 실험이나 간호보건계열 등 전공분야에 따라 플랫폼을 자유롭게 설정해서 접근하는 건지, 학교 차원에서 전체 플랫폼을 제작해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대해 세 명의 강연자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특정 플랫폼을 지정해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온라인 교육에서의 혁신을 위한 현실적인 조언도 이어졌다. 젬마 교무처장은 “함께 혁신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찾으면 빨리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다른 사람들을 참여시키면 훨씬 쉬워진다. △모든 걸 동시에 바꾸려 하지 말 것 △모든 사람을 확신시키려 하지 말 것 △챔피언(변화에 동조하는 사람)을 찾을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온라인 교육의 흥미를 높이기 위한 방법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은정 제주대 기획처 전략기획과 선임연구원은 “한국에서 온라인 교육은 아직까지 매우 지루한 게 현실인데 ASU는 어떻게 온라인 수업의 질을 제고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젬마 교무처장은 “학습 디자이너들이 교수들이 온라인 수업을 설계할 때 학생들의 참여도를 제고하기 위해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