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해외대학 벤치마킹 ASU ⑤] 20년에 걸친 ‘끊임없는 혁신’ 애리조나 주립대서 ‘혁신 성장’의 비결을 엿보다

‘ASU 공동 벤치마킹 교육연수단’, 11월 7~8일까지 ASU 연수 양국 대학 관계자, “고등교육의 목표는 공익 실현” 공감대 형성 국내 대학 혁신에 적용 가능한 사례와 시사점, 현실적 조언 제시 재정 다변화 등 의견 교환, 대학의 지속가능한 미래 위해 협력 다짐

2022-11-12     장혜승 기자
하현지 시간 지난 7일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에서 ‘ASU 공동 벤치마킹 교육연수단’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장혜승 기자)

[미국=한국대학신문 장혜승 기자] 교육의 제1 목표는 공익 실현이다. 이는 국가가 다르더라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고등교육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본지가 주관하고 미국 애리조나주립대(ASU)의 초청으로 국내 일반대 교직원들로 구성된 ‘ASU 공동 벤치마킹 교육연수단’은 교육의 가치에 대한 이 같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현지 시간 11월 7일부터 8일까지 ASU를 방문한 자리에서 양국 대학 관계자들은 교육에 대한 공통된 신념을 공유하면서 대학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확보하기 위한 교류·협력을 다짐했다. 

이번 방문은 3년 전 교육연수단이 미국의 애리조나주립대(ASU)를 방문한 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ASU 공동 벤치마킹 교육연수단’을 발전시킨 프로그램이다. 국내 대학의 ‘혁신 성장’의 가능성과 철학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연수단은 US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US News&World Report)가 선정한 ‘가장 혁신적인 대학’ 4년 연속 1위인 ASU의 혁신 성장 비결과 현재 이들이 주력하고 있는 온라인 교육콘텐츠, 차세대 리더 양성에 힘쏟는 문화, 재정 다변화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이번 교육연수단의 면면을 살펴보면 각 대학의 혁신지원사업단장뿐 아니라 교무처장, 교육혁신단장, 학습성과관리센터장, 교육혁신지원팀장 등 대학의 보직 교수와 실무자들이 모두 포함돼 있다. 3년 전 교육연수는 총장들을 대상으로 한 ‘리더십 교육연수’로 주요 주제가 설정됐다면, 올해 연수는 보직자와 실무자들을 아우르는 폭넓은 논의로 채워졌다.

20여 년간 ‘New American University’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혁신을 완성시켜 온 ASU의 각 분야를 톺아보는 기회도 됐다. △ASU의 철학이 전파된 과정 △ASU 혁신의 비결  △온라인 강의를 통한 고등교육 접근성 확대 △투자자와의 관계 구축을 통한 재정 다변화 △혁신을 뒷받침한 리더와 문화, 마음가짐 등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논의할 수 있었다.

ASU의 각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주제강의가 끝난 후에도, 국내 일반대 관계자들은 이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끊임없이 숙의했다. 한미 간 고등교육 체계가 다르고 미국에서도 대학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지만, 이를 뛰어넘는 교육가치 실현은 국적을 불문하고 고등교육의 공동 목표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양국 고등교육 관계자들은 비록 교육 시스템은 다를지라도, 고등교육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점에서 고등교육의 목표는 공익 실현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어 보였다. ASU가 혁신을 무기로 굵직한 글로벌 기업들과의 교류협력을 굳건히 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재정 다변화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정 위기에 직면한 국내 대학에도 적용 가능한 시사점들을 포착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평이다.

온라인 교육을 통한 고등교육 접근성 확대와 기업을 비롯한 투자자와의 상호호혜적 관계 설정은 ASU에서만 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 대학들이 힘을 합치고 여기에 ASU의 협력이 더해진다면 20년간 치열한 도전과 고민 끝에 얻어낸 혁신이 한국 대학의 결과물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마이클 크로 총장을 보좌하며 현재의 ASU를 이뤄낸 총책임자 미누 아이프 박사는 “우리 대학에서 어떻게 혁신을 발전해나가고 있는지 소개한 내용이 한국 대학에도 큰 시사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틀간의 연수에서 대학 구성원들은 해외대학을 단순히 견학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경영의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면서 고등교육의 현 위치를 점검할 수 있었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연수 첫날 연수단은 ASU의 데이터 기반 관리를 통한 중도탈락율 감소에 관심을 보였다. 많은 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실질적인 사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교육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국내 대학 관계자들의 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온라인 수업의 질 제고를 위한 관심도 뜨거웠다. 온라인 수업 수강생들도 실험실습이나 세미나 참가를 위해 캠퍼스에 오게 함으로써 중도탈락율을 낮춘 ASU의 비법이 공개됐다.

14년째 동결된 등록금과 학령인구 감소로 벼랑 끝에 내몰린 한국 고등교육의 어두운 현실도 조명됐다. ASU 관계자는 모두가 4년제 학위가 필요한 게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 특정 분야 지식을 얻고자 하는 이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현실적 조언을 제시했다. 

한국 대학을 옭아매는 규제에서 자유로운 미국 고등교육의 현실도 이목을 끌었다. 각종 규제와 간섭에 얽매여있는 한국 대학과 달리 ASU의 혁신을 굳건히 믿고 지지해온 주 정부 이사회가 대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