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순신 아들 입학 여부도 몰라”…野 교육위원들 “서울대, 선택적 개인정보 보호”
김영호 야당 간사 “어제까지도 서울대 총장 어떤 보고도 받지 않았다는 답변 받아” 천명선 서울대 입학본부장 “재학 중인지 혹은 자퇴했는지 여부, 제 확인 범위 벗어나” 강민정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아들 도운 대학원생은 아버지가 검사 아니라 개인정보 공개해” 질타
[한국대학신문 장혜승 기자] 서울대학교가 학교폭력 가해 전력으로 논란을 빚은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입학 여부조차 확인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9일 열린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특히 2020년도 나경원 전 의원 아들의 논문 연구윤리 위반 여부 조사 과정에서 논문을 도와준 대학원생들의 개인정보가 공개됐던 점이 도마에 올랐다. 서울대가 선택적으로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이중잣대’를 보인다는 비판이 나온다.
9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 긴급 현안질의에서 야당 간사 김영호 의원은 서울대가 정 변호사 아들에 대한 현안 파악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어제(8일) 더불어민주당 교육위 위원들이 서울대를 방문했는데 어제까지도 서울대 총장은 (정 변호사 아들 관련) 어떤 보고도 받지 않았다는 상식적으로 이해 안 되는 답변을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서울대 핵심 인사는 물론 교육부, 그 누구도 정 변호사 아들이 정시에 입학했는지, 수시에 입학했는지, 심지어는 현재 서울대 재학 여부조차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한다. 확인을 아직까지 안 했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민형배 무소속 의원도 “서울대에 46개 자료를 요청했다. 그런데 정말 놀랍다. 하나도 제출 안 했다”며 “사유로 개인정보 동의를 받지 못해 제출하지 못하는 점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기재했는데, 예를 들어보겠다. 최근 5년간 대학 합격자 중 학내 징계로 인한 퇴학 건수, 최근 5년간 학내 체벌로 인한 연도별 감점 기준 및 감점 규정 이게 개인정보하고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질타했다.
서울대 측은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정 변호사 아들의 재학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천명선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강민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지금 정순신 변호사 아들이 서울대에 재학 중이냐, 휴학 중이냐? 혹은 자퇴했느냐?”라는 질문에 “입학본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자료까지만 말씀드릴 수 있다”며 “재학 중인지 혹은 자퇴했는지 혹은 다른 어떤 게 있는지는 제가 확인드리기에 범위가 벗어난다”고 답변했다.
아버지가 검사이기 때문에 정 변호사 아들만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강 의원은 “2020년도 국정감사 당시 나경원 전 의원 아들의 논문 연구윤리 위반 여부 조사 과정에서 논문을 도와준 대학원생들이 언제 비행기를 탔다는 내용의 자료가 다 국회에 제출됐고 공개됐다”며 “그 대학원생은 아버지가 검사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서울대는 선택적으로 개인정보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교육위 위원들의 거듭된 추궁에 천 본부장은 정 변호사 아들에 최대한의 감점 처리를 했다는 점을 시인했다. 민형배 의원의 “(서울대의 입학 원칙에 따라) 다른 대학에는 없는 감점 조치를 정 변호사 아들에게 했느냐”라는 질의에 천 본부장은 “어떤 학생에 감점 조치를 했는지 특정해서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도 “정시와 수시 자료를 확인해본 결과 강제전학 8호를 받은 학생이 있었고 그 학생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최대 감점을 했음을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교육부의 태도도 논란이 됐다. “정순신 변호사 아들이 수시로 입학했느냐, 정시로 입학했느냐”라고는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의 질의에 대해,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언론에는 정시로 나와 있지만 저희가 정확하게 파악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답변했다.
유 위원장은 “고등교육법 제5조에 교육부는 대학에 대한 지도·감독 권한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그런데 차관의 답변은 마치 교육부가 법적인 지도·감독 권한을 포기한 듯한 그런 발언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대학도 문제가 되지만 지도감독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아서 그 대학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국회에 제출하지 않은 교육부에도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거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