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024 글로컬대학’에 20곳 예비지정, ‘연합’ 통(通)했나…사실상 50% 선정돼
교육부‧글로컬대학위원회,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평가 결과’ 발표 109개교 65개 혁신기획서 제출…단독 39개, 통합 6개, 연합 20개 지원 전년 미지정 대학 5곳 포함해 20개 선정…‘연합대학’ 약 50% 선정돼 선정된 초광역 연합은 모두 전문대…“3대 평가요소 중심으로 평가”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5년간 1000억 원이라는 지원금이 걸린 ‘글로컬대학30’ 예비지정 평가 결과 전년도 미지정 대학을 포함해 20개의 혁신기획서가 선정됐다. 신규 예비지정 대학으로 선정된 15개 혁신기획서 중 7개 혁신기획서가 연합대학으로 신청해 이번에 선정된 기획서 중 약 50%가 연합대학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번에 선정된 초광역 연합은 모두 전문대 연합으로, 본지정에서도 선정될 것인지 여부가 주목된다.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신청에는 총 109개교가 65개의 혁신기획서를 제출했으며, 전년도 본지정 평가에서 탈락한 5개 기획서를 포함해 20개 혁신기획서가 이날 선정됐다.
단독으로 신청한 기획서는 39개였으며, 통합을 전제로 공동 신청을 한 기획서는 6개(14개교), 연합을 전제로 한 공동 신청서는 20개(56개교)가 제출됐다. 그 결과 총 20개(33개교) 혁신기획서가 선정됐다.
전년도 본지정 평가에서 탈락했던 5개 기획서는 평가위원회의 별도 평가를 통해 기존 혁신 모델의 기본방향은 유지하되 추진계획을 개선‧발전시킨 것으로 인정되면서 올해 한정해 예비지정 자격을 유지했다.
이번에 선정된 20개 혁신기획서는 단독 11개, 통합 3개, 연합 6개이며, 올해 선정된 기획서만 분류하면 단독 6개, 통합 3개, 연합 6개 등 15개다. 통합으로 신청한 창원대+도립거창대+도립남해대-승강기대의 경우 통합+연합으로 사실상 연합 신청서가 7개로 거의 절반에 달한다.
올해 예비선정 결과에서 이목이 집중된 부분은 사립대와 전문대였다. 지난해의 경우 대부분 지방거점국립대에서 선정이 됐기 때문이다. 설립 유형별로만 봤을 때 사립대 독립 혹은 사립대가 포함된 유형은 총 16개였으며, 전문대가 포함된 유형은 5개였다. 특히 전문대 중 전문대 연합으로 선정된 기획서는 모두 초광역 연합으로 신청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한편, 이번 예비지정 평가는 한국연구재단에 위탁해 비공개 합숙평가로 진행됐으며, 모든 신청대학을 대상으로 온라인 대면심사를 진행했다. 한국연구재단 주관 하에 학계, 연구계, 산업계 등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독립적인 평가위원회가 혁신기획서의 혁신성, 성과관리, 지역적 특성 3개 영역을 평가했다.
예비지정 대학들은 7월 말까지 지방자치단체, 지역 산업체 등과 함께 혁신기획서에 담긴 과제를 구체화하는 실행계획서를 수립‧제출해야 하며, 이에 대한 본지정 평가를 거쳐 8월 말 최종 글로컬대학으로 지정된다.
■ 혁신기획서 ‘상향평준화’…RISE 연계 ‘대학-지역사회’ 일체화 = 교육부는 이번에 제출된 65개 글로컬대학 혁신기획서에는 지역사회와 산업계의 요구에 보다 민첩하게 대응하려는 대학의 혁신 노력이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2023년 (예비)지정된 글로컬대학들의 혁신기획서와 실행계획서 공개가 많은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양한 혁신 전략들이 공유‧확산됨에 따라 올해 제출된 혁신기획서들은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 됐다. 다양한 구상을 담으면서도 이를 위한 추진 전략이 보다 체계화‧정교화됐다는 평이다.
특히, 2025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와 연계해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함께 지역사회와 교육 수요자의 요구를 충분히 분석해 혁신 계획에 반영하는 등 대학-지역사회과 일체화된 모습을 보였다.
■ 벽 허물기 고도화, 시너지 극대화 등 다양한 전략 담겨 = 올해 예비지정 대학들은 △대학-연구기관-지역 산업체 간 벽 허물기 고도화 △대학 간 통합 및 연합 통한 혁신 시너지 극대화 △대학과 지역 간 공간적 벽 허물기 △대학 재정 확충 자구책 모색 △대학 특성화 기반으로 글로벌 진출 등 대학 특성과 지역 여건을 토대로 차별화된 혁신전략을 제안했다.
우선, ‘대학-연구기관-지역 산업체 간 벽 허물기 고도화’는 지역거점국립대를 중심으로 연구력이 뛰어난 대학을 중심으로 제안된 혁신안이다. 연구기관과 연계‧융합해 학부 정원을 감축하고 대학원 정원을 증원해 연구 중심 대학으로 전환하거나 지역 산업단지와 연계해 특성화하고 학사조직을 전면 개편하는 등 대학의 체질 개선을 내세웠다. 올해 예비선정된 혁신기획서 중에서는 경북대, 충남대‧한밭대가 가장 대표적이다.
이번 예비선정 대학 중 단독 선정된 대학을 제외한 모든 대학은 통합 및 연합을 통한 혁신 시너지 극대화를 제안했다. 특히, 올해부터 다수의 대학이 공동의 거버넌스를 구축해 혁신 모델을 수립하는 ‘연합’ 형태의 공동신청 유형이 도입됨에 따라 자발적으로 구조 혁신을 도모할 수 있는 다양한 모델이 창출됐다.
비교우위 분야 중심으로 캠퍼스를 특성화하고 유사 학과 조정 및 학생 정원을 감축하거나, 동반상승 효과를 낼 수 있는 공동모집 단위 구성 및 학생 모집, 대학 연합 형태의 해외 공동 진출 등의 혁신 과제가 제안됐다.
혁신기획서를 제출한 모든 대학은 ‘대학과 지역 간 공간적 벽 허물기’를 위해 다양한 방식을 제안했다. 연합체(클러스터)를 통한 지역혁신 허브화 모델로서 학교 부지를 지자체에 제공하고 지자체가 재원을 투입해 대학‧산업체 등을 집적하는 혁신 지구, 지자체 새싹 기업 지구(스타트업 타운)와 연계한 새싹 기업 지구(스타트업 밸리), 도심융합특구 연계 청년연구자 지구,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한 산학융합지구 국제과학공원 등 다양한 형태의 혁신계획이 포함됐다.
사립대들의 경우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해 재정 확충 자구책도 제시했다. 대학 통합 산학협력단을 설립하고 외부 전문 경영인을 영입해 공동수익을 창출함으로써 대학에 재투자하거나 스타트업 밸리 투자 합작법인을 운영하는 등 프로젝트 종료 후에도 다양한 방식을 통해 지역이 투자를 지속하는 모델을 선보였다.
대학 특성화를 기반으로 글로벌 진출을 제시한 혁신기획서의 경우 보건의료 교육체계 수출, 한의학 관련 분야 사업화 및 해외 수출을 통한 재정 확보, 세계청년마을(글로벌청년빌리지) 조성, 해외 캠퍼스 및 생명 단지(바이오 클러스터) 진출 등이 담겼다.
■ 예비지정 대학 혁신기획서 공개…규제개혁 기조 ‘박차’ =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평가 결과와 함께 교육부는 지원 정책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번에 선정되지 않은 대학과 지자체가 내년에 벤치마킹해 자체 혁신모델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예비지정 대학의 혁신기획서 20개를 교육부 홈페이지를 통해 모두 공개하고, 8월에는 본지정 대학 실행계획서 공개, 12월에는 글로컬대학과 미지정 대학이 함께 참여하는 성과 확산 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글로컬대학 신청과 함께 제출한 165건(총 접수 272건 중 107건 중복)의 규제개혁 건의도 신속하게 조치한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 출범 이후 현장 요구에 기반한 ‘학과‧학부 중심 조직원칙 폐지’, ‘산업체‧연구기관 학교 밖 협동수업 제도 신설’, ‘교육과정 해외진출 자율화’, ‘대학 간 공동교육 학점 제한 폐지’, ‘학생 전과 자율화’ 등 규제개혁을 추진해 왔다.
교육부는 이같은 기조에 박차를 가해 대학이 학내‧외 벽을 허물고 혁신할 수 있는 제도적 토양을 조속히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글로컬대학 지정 여부와 관계 없이 RISE, 교육발전특구 등을 통해 대학과 지역의 혁신 계획 실현을 지원하고 지역 인재가 지역에 마무를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글로컬대학 신청을 통해 한층 고도화된 대학의 담대한 혁신 구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와 함께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교육발전특구 등을 통해 지역과 대학의 혁신 엔진이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김중수 글로컬대학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예비지정에 제출된 혁신기획서는 지난해 지정된 글로컬대학의 혁신기획서가 공유되면서 혁신의 모델이 보다 다양해지고 구상이 더욱 고도화됐다”며 “3대 평가요소를 중심으로 평가해 이에 대해 명확하고 차별화된 답을 제시한 대학의 혁신기획서를 높게 평가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