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묻고 지역사회가 답하다/①국민대·성북구] “역사·문화예술 산업분야 긴밀 협력…‘청년창업 지원·지역경제 활성화’ 다 잡겠다”
민선8기 성북구, 구정 운영의 한 축으로 ‘대학과 지역이 함께 도약하는 민생경제’ 설정 대학의 여러 자원 활용해 지역문화와 도시발전에 기여한다는 공감대 형성 선제적 필요 ‘성북열린시민대학’ 지역맞춤형 평생교육 추진, ‘길음청년창업거리’ 조성 등 지역상생 협력 국민대 캠퍼스에서 대학생 100여 명과 자유토론…청년 문제·정책 의견 청취 및 해법 모색 전국 최초 주민자치 석사과정 개설… 교육, 연구, 지역사회 봉사 분야 교류협력 사업 진행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동참, 올해 총 6개大 지원…700억원 규모 캠퍼스타운 조성사업 추진도
[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 등은 대학의 위기뿐 아니라 지역사회 소멸까지 이어지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대학 재정지원사업의 예산과 권한을 지방에 위임·이양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가 2025년부터 전면 도입될 예정으로, 지방정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질 전망이다. 이에 많은 대학은 지역사회의 교육과 문화, 노동과 일자리, 환경과 복지, 건강과 여가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 상생을 모도하고 있다.
본지는 대학과 지역사회 간 상생협력을 이끌고 확산시키기 위해 대학과 지자체를 대표하는 주요 인사가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 첫 번째로 정승렬 국민대 총장과 이승로 성북구청장에게 대학과 성북구의 협력 현황을 들어보고, 상생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 들어봤다. <편집자주>
#. 대학과 지역사회의 협력 현황은.
- 성북구에는 대학이 8개나 위치하고 있다. 서울의 다른 지역에 비해 대학이 많은데, 대학과 지역사회가 어떻게 관계를 맺어나가고 있나.
이승로 구청장
성북구는 8개 대학의 대학생, 교직원 등 약 10만 명의 대학 구성원이 활동하는 대학도시다. 대학의 지식, 교육·연구 역량, 시설 등 유·무형의 인프라 자원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공동체의 발전을 도모하는 상생적인 파트너 관계 구축은 도시 미래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필수 요소다. 때문에 민선8기 성북구는 ‘대학과 지역이 함께 도약하는 민생경제’를 구정 운영의 한 축으로 설정하고 △지역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분야 협력 강화 △홍릉 강소연구개발특구를 통해 연구-창업-기업이 선순환하는 생태계 구축 △캠퍼스타운 사업으로 청년 창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대학과 협력하는 문화도시 연계사업 추진 등 교육, 산업, 도시재생, 문화 등 다방면에서 지역사회와 대학이 상생협력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육성하고, 이들이 활동할 공간인 취·창업 생태계를 지역사회에 구현함으로써 침체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성북구는 지역과 대학의 협력관계를 더욱 밀접하고 견고하게 맺어가고자 한다.
정승렬 총장
교육과 연구뿐 아니라 ‘봉사’를 통해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는 것 또한 대학의 주요한 역할이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 발전하고 상생할 수 있도록 양 기관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또한 대학의 여러 자원들을 활용해 지역문화와 도시발전에 기여한다는 공감대 형성이 선제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도 해당 지역사회에 속해있기에, 지역사회가 발전하면 대학에도 긍정적인 시너지를 줄 수 있다는 선순환 구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대학과 지자체의 협약 체결을 통해 양 기관이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과 인프라를 교류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 대학과 지역사회의 자원을 연계하면서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과 지역사회가 각각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나.
정승렬 총장
대학 입장에서는 학내 교수진의 우수한 전문지식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의 자원을 활용해 지역경제 발전으로 이끌 수 있는 전략을 연구할 수도 있고, 이는 학생들의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실제로 국민대에서는 지난해 성북구 정릉3동 배밭골 일대 상인들을 대상으로 선진시장 견학, 상인조직 활성화, 점포별 컨설팅 및 스마트 상점기술 도입전략을 강의하는 등 도움을 드렸다.
대학이 이런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만큼, 지역사회의 능동적인 호응도 필요하다. 교수진과 학생들이 제시하는 여러 아이디어들 중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은 성북구 정책을 수립할 때나 지역사회 문제해결에 적용할 수 있는지 적극적으로 검토해준다면 상호발전을 이뤄낼 수 있겠다. 지역사회의 경제, 문화, 복지, 생태자원 등이 활성화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학과 지역사회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승로 구청장
대학과 지역사회는 서로 잘하는 부분은 밀어주고, 부족하고 필요한 부분은 함께 협력해 채워주는 협동과 공존의 관계라고 생각한다.
우선 대학은 교육, 연구와 같은 기능과 우수 자원을 지역사회와 나누며 사회에 공헌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도서관, 체육시설, 강의실 같은 대학이 가진 공간과 시설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지역의 초·중·고 학생들의 진로 설계를 돕고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한 전공 연계 교육과정 개발, 모든 지역주민을 위한 평생교육 서비스 제공과 지역 커뮤니티 형성,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 프로젝트 수행,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 공헌 활동 등 지역사회로 대학의 외연을 확장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요구된다. 지역사회, 특히 지방정부는 제도적, 재정적, 행정적 지원을 통해 대학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대학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협력해야 할 것이다.
대학 재정지원사업의 예산과 권한을 지방에 위임·이양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가 2025년부터 전면 도입될 예정이며, 지방정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지역발전을 위한 연계사업의 발굴과 추진에 대학과 지역의 협력 수준 또한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학과 지역사회가 시너지를 발휘하고 상호협력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상시적으로 소통하고, 협력적인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 지역사회 기여 및 평생교육기관으로서 대학의 역할은.
- 국민대는 명원박물관을 통해 다양한 전시와 강연, 문화행사 등 지역 시민들과 소통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등 많은 강점과 자원을 가지고 있다. 더 확대해 나가기 위한 방안은.
정승렬 총장
국민대 성곡도서관 5층에 있던 박물관과 우리나라 차 문화 보급에 힘써 온 명원민속관을 통합해 2022년 ‘명원박물관’을 새롭게 개소했다. 명원박물관은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박물관의 기능과 교육공간, 카페 등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두 가지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곳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울산 반구대(6m), 천전리(10m) 암각화 탁본을 비롯해 다양한 유물이 전시돼 박물관으로서도 충분히 가치를 지닐 뿐 아니라, 고택을 산책하는 콘셉트로 티가든 카페·한규설 고택·전시실이 전체적으로 한옥의 형태로 건축돼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아름다운 풍광 감상이 가능하다. 인근 지역사회를 대표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다양한 공연과 기획전시들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보다 많은 지역 사회 주민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명원박물관을 국민대에 있는 건물 중 하나라는 인식이 아닌, 성북구에서 자랑할 만한 특색있고 유익한 공간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여러 사람이 공감하고 향유할 수 있는 유익한 전시와 행사를 지속적으로 기획하겠다. 또한 성북구 지역 사회 차원에서도 이를 적극 홍보한다면 명원박물관은 성북구를 대표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 대학의 지역사회 기여 부분에서 평생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도 점차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위해 추진하고 있거나 새롭게 기획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정승렬 총장
대학 내 여러 자원을 활용해 지역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을 함께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지역사회 주민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살펴보는 활동들 또한 ‘봉사’라는 측면에서 대학의 중요한 역할이기도 하다. 이는 국민대의 교육 커리큘럼을 통해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다.
‘팀팀Class’는 국민대가 국내 대학 최초로 설계한 융합교육 프로그램이자, 가장 특화된 학습 커리큘럼이다. 서로 다른 두 분야를 유기적으로 융합해 전공 간 경계를 넘는 하나의 교과목을 만들어 낸 것이다. 많은 팀팀Class 교과목이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방법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역사학과와 입체미술전공 학생들은 정릉동 어르신들의 삶을 그림책으로 엮은 아트북을 출간했고, 법학과와 영화전공 학생들은 인근 소상공인 홍보와 지원을 위한 영상콘텐츠를 제작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팀팀Class는 ‘인문과 기술’ ‘과학과 예술’과 같이 전혀 다른 분야의 학문이 융합된다면 남들이 생각해내지 못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라는 발상에서 출발했다. 출범 초기 2과목, 30명 수강생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20개 과목에 670명이 수강하고 있으며, 그동안 수강생의 숫자도 47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교과목의 테마는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 지자체에서 바라는 평생교육기관으로서 대학의 역할과 지자체와 대학이 함께 평생교육 분야에서 협력해 나갈 방안은.
이승로 구청장
성북구는 지역 소재 대학의 다양하고 우수한 교육 인프라를 활용, 시민의식을 함양하고 지역사회를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교육활동을 협력해 추진하고 있다. 또한 문화예술, 인문교양, 직업교육 분야 등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성북열린시민대학’을 들 수 있겠다. 이 프로그램은 관내 8개 대학의 우수한 교육 인프라를 활용한 평생교육 강좌 운영을 통해 구민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고 평생학습 기회를 확대하고자 마련됐다. 대학들과 협력을 통해 인문, 사회경제, 문화·예술 등의 분야 대학교수와 전문가의 폭넓고 깊이 있는 시민교육 강의를 제공, 생활권 가까운 곳에서 질 높은 교육을 접할 수 있어 수강생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2023년에는 국민대를 비롯해 관내 7개 대학과의 연계를 통해 연간 4257명의 구민이 성북구 평생학습관에서 시민대학 강좌를 수강했다. 2024년 상반기에도 관내 우수대학과 연계해 다양한 분야의 시민교육 콘텐츠를 기획해 상반기에만 총 500여 명의 구민들이 시민대학 강좌를 신청했다. 성북구는 지자체 평생학습의 최종 목표인 평생학습의 배움을 통한 시민으로서의 성장과 성숙한 시민사회를 조성하기 위해 관내 대학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좋은 강의를 기획, 제공하며 구민의 평생학습 기회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
많은 대학이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방법은 학교 안의 지식과 인재를 끌어내 구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배움을 나누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현재 인문학, 시민학, 사회경제학, 문화예술학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획하고 노력 중이다. 이를 위해 대학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향후에도 구와 대학이 꾸준히 소통하고 상호 협력해 더 많은 지역맞춤형 평생교육이 추진될 수 있기를 바란다.
#. 전문인재 양성 및 증가하는 외국인 유학생의 지역 정주를 위한 대비책은.
- 지난해 국민대와 성북구의회가 ‘관·학 교류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전문인재 양성 측면에서의 대학과 지자체의 협력이 가져오는 기대 효과로는.
이승로 구청장
성북구-국민대-성북구 주민자치협의회는 국민대 행정대학원의 전국 최초 주민자치 석사과정 개설을 계기로 2023년 지속 가능한 주민자치회 및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공동 협력하고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계기로 교육, 연구, 지역사회 봉사 등 다방면에서 교류협력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민대 행정대학원 주민자치 석사과정 18명 중 성북구 공직자 4명이 재학하고 있으며, 정릉3동 주민자치회 위원으로 국민대 교수 6명을 비롯해 다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정릉3동 주민자치계획 실행사업 ‘마을시간은행 활성화 프로젝트’ 공동 추진은 전국 지방자치어워드 은상 및 제2회 성북구 주민자치 성과공유회 대상 수상으로 민·관·학 교류협력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앞으로도 구는 국민대와 활발한 교류를 바탕으로 지역 내 전문 인재 양성에 적극 힘쓸 계획이다.
정승렬 총장
최근에는 정책 및 행정서비스의 기획부터 공급까지 주민참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우리 대학은 이런 추세를 반영해 주민자치학전공을 신설했다. 관학 교류협력 업무협약을 지속적으로 체결해 나가는 이유도 이와 연관이 깊다. 대학이 가진 자원을 활용해 예산지원, 조직관리, 제도개선, 정책개발 등 관련 지식을 전달하고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관계를 맺어가고자 한다.
- 국민대 국제교류처 및 정릉3동주민자치회와의 ‘외국인 유학생과 지역 주민 상생·화합 업무협약’도 눈에 띈다. 협약 후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나.
이승로 구청장
2023년 국민대의 외국인 유학생은 2000여 명으로, 덕분에 정릉동 지역은 활기가 넘쳐 지역 상인은 물론 주민도 매우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 유학생에게 우리나라의 쓰레기 분리배출 제도가 생소해 배출하는 쓰레기의 처리가 원활하지 않았고, 이로 인한 주민의 민원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 관리기관인 국민대 국제교류처-정릉3동 주민자치회-동 주민센터가 2023년 4월 ‘외국인 유학생과 지역주민 상생·화합 업무협약’을 맺고 유학생에게 쓰레기 분리배출 방법을 알려주는 ‘헬로우! 분리배출 A TO Z’ 사업을 시작했다.
국민대 국제교류처가 영어, 중국, 몽골어, 한국어 등 총 4개의 언어로 강의 홍보물과 분리배출 안내문을 번역하면 주민센터가 번역된 강의 홍보물과 분리배출 안내문을 제작하고, 국민대 내 외국인 유학생 지원센터와 동 주민센터에서 분리배출 안내문과 강의 홍보물을 부착, 배부하는 등 쓰레기 분리배출의 홍보, 강의, 실습 세 분야에서 양 기관이 맞손을 잡았다.
동 주민센터가 초빙한 전문강사가 국민대 강의실로 찾아가 유학생 대상 분리배출 강의를 진행하고, 국민대 학생인 ‘주민자치회 명예 주민자치회장’ ‘명예 동장’ ‘명예배밭골협의회협의장’과 ‘외국인 유학생’으로 멘토링 조를 편성해 실생활에서 나오는 쓰레기로 효과적인 분리배출 실습을 진행한 결과, 관련 민원이 확연하게 줄었다. 이 경험을 확대해 ‘정릉3동 마을탐방’ ‘김장체험’ ‘주민자치회 사업’ 등 지역사회의 정보와 문화를 폭넓게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유학생이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주민과 불편함 없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정승렬 총장
코로나19 팬데믹이 지나면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이들이 지역사회의 이방인이 아닌 구성원의 일부로 정착하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은 대학과 지자체 모두에게 중요한 일이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거주와 생활 등 지역사회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얻는 것이 가능해졌고, 지역 내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영어, 중국어 등 외국어로 표기된 홍보물과 쓰레기 분리배출 안내문 등을 국민대가 만들고, 지자체가 이를 활용해 홍보함으로써 외국인들이 불편함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경험들을 토대로 지속적으로 지자체와 협업해 외국인들이 지역사회와 문화를 폭넓게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지자체의 대비책은.
이승로 구청장
많은 대학이 소재한 만큼 외국인 유학생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구성원과 함께 다음과 같은 대비를 모색하고 있다.
첫 번째는 다문화 교육 및 지원 프로그램 강화다.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다문화센터나 다문화 가정지원센터를 운영해 외국인 유학생이 교육 및 생활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두 번째는 문화 및 언어 지원 서비스 제공이다.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문화 및 언어 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문화적 적응과 언어 능력 향상을 돕고 외국인 유학생들이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세 번째는 외국인 유학생의 주거 및 생활 환경 개선이다. 이를 위해 외국인 유학생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주거 시설을 제공하고, 지역 내 다양한 생활 편의 시설을 확보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이 지역사회에 적극 참여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의 연계 프로그램도 강화하고, 외국인 유학생의 참여를 장려하는 다양한 활동을 개최하고 있다. 이외에도 외국인 유학생의 교육 및 취업 지원을 강화해 학업 및 직업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하도록 지원한다.
#. 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 나아가야 할 협력 방향은.
- 성북구는 청년문제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청년문제 해소가 성북구의 발전과 어떤 상호관계가 있다고 보나.
이승로 구청장
성북구는 민선7기에 이어 8기에도 구민과 더 깊은 소통을 하고 현장에서 답을 찾고자 직접 구민을 뵈러 가는 ‘현장구청장실’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2023년에는 동별로 운영했던 기존 방식 대신, 아이행복, 청년, 공동체, 복지, 주민자치 등 성북을 대표하는 주제 5개를 선정해 ‘주제별 현장구청장실’을 운영한 바 있다.
그 중 청년분야는 국민대 잔디광장에서 ‘대학생이 바라는 성북의 청년정책’이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청년들이 다양한 제안에 대해 토론하며, 그들이 어떤 삶의 고민을 안고 있고 어떻게 성장하기를 희망하는지 알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그 자리에서 한 여학생이 의견 내기에 앞서 “구청장님 감사합니다. 오늘 천원의 아침밥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하고 이야기 했는데, 경제위기 속 가장 먼저 식비를 줄이거나 결식을 하는 청년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신속하게 서울시 자치구 최초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의 다양한 소회가 떠올라 가슴이 울컥했었다.
우리 구 총인구의 대략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청년에게 귀를 기울이면, 청년으로 성장하고 있는 아동·청소년들에게는 밝은 미래를, 청년들의 부모님인 어르신 세대도 안정적으로 지내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것이 구민이 살기 좋은 성북으로 나가는 지름길이라고 본다. 앞으로도 성북구는 다양한 방법으로 청년들의 의견을 듣고자 노력할 것이며, 완전한 문제해결은 어렵겠지만 꾸준히 청년들의 불편함과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겠다.
- 성북구에서 진행하고 있는 청년을 위한 정책은.
이승로 구청장
우선 2023년부터 서울시와 서울시 내 자치구 최초로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선제적으로 동참해 올해에도 총 6개의 대학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우리 구의 대표적인 지역경제 활성화, 청년지원 사업은 ‘길음청년창업거리’ 조성이다. 불법 유해업소가 밀집했던 삼양로 거리를 청년창업의 메카로 조성한 사업으로, 2019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 현재 총 7개소의 청년창업가게를 지원했다.
창업거리 내 거점공간인 ‘청년공간 길:이음’을 조성해 청년의 취·창업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직무 교육을 실시하고, (예비)청년창업가가 업무를 하거나 거주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도 지원하고 있다. 벤처창업지원센터, 1인창조기업지원센터, 성북창작소, 전국 최초로 성북구가 추진한 도전숙 등 여러 시설을 제공해 창업을 꿈꾸는 청년에게 임대료 부담을 낮추고 있다.
이외에도 청년참여기구(청년정책네트워크) 운영, 청년공간 동선이음 운영 등 전반적 영역에서 청년의 의견을 반영하고 지원하고 있다. 오는 2025년에는 종암동에 ‘서울청년센터 성북’이 개관, 청년의 네트워크 구축과 적극적인 참여 활동을 지원하고자 한다.
청년에게 가장 호응이 높은 것은 미취업청년에게 구직활동에 필요한 자격증 취득비용을 지원하는 미취업청년 자격증 및 어학시험 응시료 지원사업이다. 또한 관내 대학 뷰티, 패션학과와 연계해 진행하고 취업 시 필요한 자소서 작성법, 면접 모의실습을 경험하는 취·창업 아카데미도 매우 반응이 좋다.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해 우리 관내 대학과 관이 함께하는 700억 원 규모의 캠퍼스타운 조성사업도 추진 중이다. 고려대-도시재생, 서경대-K뷰티, 동덕여대-패션, 한성대-예술문화기술 융합, 국민대-역사·문화예술 산업분야 등 대학과 지역이 협력해 청년창업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일굴 일거다득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국민대는 ‘길음청년창업거리’를 조성해 청년창업가게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길음동의 상인과 예술가, 주민들과 함께 거리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펼쳐왔다. 청년 창업과 관련해서도 관내 대학과 지자체의 협업할 수 있는 부분이 다양할 것으로 보인다.
정승렬 총장
국민대는 지역 내 청년 창업가 육성 확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길음역에 창업보육센터를 설치해 청년 창업 보육 및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2023년부터 서울특별시, 성북구와 함께 캠퍼스타운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청년 창업가를 대상으로 미디어 인큐베이팅 등 창업육성 프로그램, 정릉시장 개울장 연계 지역축제 등 지역상생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는 등 지역 청년 및 상권 활성화에도 지속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2024년에도 정릉시장 상인 대상 온라인 상품 개발 및 판로 구축 교육, 청년 창업가 대상 전문가 멘토링 프로그램, 지역 청소년 창업가 배출을 위한 해커톤 교육 등 지자체와 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승로 구청장
성북구가 ‘길음청년창업거리’를 조성해 청년 창업가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역의 상인, 예술가, 주민이 함께 거리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은 지역사회 상생발전을 위한 좋은 사례로 손꼽힌다. 이런 프로젝트는 대학은 청년 창업가에게 전문적인 교육 및 컨설팅을 제공하고, 창업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학과 지자체 간의 협업을 통해 더욱 효과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또한 대학은 지역의 상인, 예술가, 주민들과 함께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나 사회 기여활동을 진행해 청년 창업을 통한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지자체와 대학이 협력해 청년 창업을 촉진하고 지역사회의 활기를 불어넣는다면, 지역의 경제 발전과 사회적 통합을 도모할 수 있다. 이런 협업은 지역사회의 발전과 공동 번영을 위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 국민대는 국내 최고 기업가정신을 갖춘 대학으로 발돋움할 것임을 총장 취임사를 통해 밝힌 바 있다. 기업가정신이라는 교육 미션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측면이 클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정승렬 총장
‘기업가정신’이란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것에 도전함으로써 혁신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고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의지를 뜻이다. 기업가정신을 가진 인재 양성이 지역사회의 발전에도 기여하리라 생각한다.
- 상생협력에 있어 지역사회가 대학에 바라는 점은.
이승로 구청장
대학과 지역사회가 서로 바라는 바를 이해하고 협력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중요하다. 성북구는 관내 대학과의 협업체계 구축을 위해 지난해 10월 대학 기획처장과의 간담회를 진행하고 대학별 건의사항 청취, 협력체계 구축 등을 논의했다. 5개 대학에서 총 9건의 건의를 제안했고, 법률적 제한으로 반영할 수 없는 2건을 제외하고는 건의사항별 소관부서 검토를 거쳐 필요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서 대학과 지역이 상생협력할 수 있는 의제를 발굴하기 위해 대학 총장, 기획처장 회의를 주기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책 수요자인 주민의 의견을 더 밀접하게 청취하기 위해 동별, 주제별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현장구청장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청년’을 주제로 국민대 캠퍼스에서 대학생 100여 명과 자유토론을 진행한 바 있다. 이때 우리 청년이 가지고 있는 삶과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듣고, 청년문제와 청년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해법을 모색했다.
이밖에도 2022년 캠퍼스타운 사업을 진행하는 고려대, 국민대, 동덕여대, 서경대, 한성대 등 5개 대학과 함께 성북클러스터 협약 체결하고, 청년창업 및 지역상생을 위한 지역활성화협의회를 구성·운영하여 다양한 의견을 함께 모아가고 있다.
지역사회가 대학에 바라는 점은 작게는 도서관, 체육관, 공연장, 박물관, 주차장 등 대학이 가진 풍부하고 질 높은 인프라를 보다 적극적으로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것이다. 또한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 공헌활동을 통해 지역공동체로서 대학의 위상이 주민에게 자리잡기를 바란다.
넓게는 패션봉제와 같은 우리 지역의 제조 기반산업의 도약과 미래의 먹거리인 혁신산업이 지역에 뿌리내릴 기반을 마련해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대학과 지역사회의 긴밀한 협력과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성북구는 2022년 ‘삶과 문화의 순환도시, 성북’을 기치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는 예비문화도시로 선정됐고, 7개 대학이 성북문화재단과 업무협약을 통해 예비문화도시 연계사업으로 지역대학 협력사업에 참여했다. 앞으로도 구민이 삶 속에서 풍요로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성북이 가진 많은 역사문화 자원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입체적인 문화정책 수립·실행에 있어 관내 대학들의 지속적인 참여와 교류, 협력을 바란다.
- 지자체장과 대학 총장으로서 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 나아가야 할 협력 방향에 대해 제언한다면.
정승렬 총장
대학과 지역사회의 협력이라는 것은 교수들에게는 전공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학생들에게는 폭넓은 학습의 기회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대학은 인재 양성의 기회를 가지게 되고, 지자체는 한 단계 발전을 이뤄내는 계기가 된다. 대학 총장으로서, 지역사회와의 네트워킹 기회를 넓혀 이런 장점들이 상호유기적으로 발현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
이승로 구청장
성북구 지역사회와 대학은 순망치한(脣亡齒寒) 관계의 공동운명체라 생각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인구소멸, 지방소멸이 화두다. 수도권, 서울도 예외가 아니다. 저출생에 기인한 학령인구의 감소는 대학이 직면한 문제이자 지방정부의 문제다.
성북구는 약 10만 명의 대학 구성원이 활동하는 터전이자, 성북구 전체 인구 중 청년층이 1/3에 달한다. 달리 말하면, 지역사회와 대학은 생존을 위해 지속적인 인구의 확보, 청년 유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대학과 지역사회의 협력의 방향은 정주할 만한 매력있는 도시,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를 구현하는 데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 각 대학은 최고 고등교육기관으로서 교육, 연구분야에 있어 특성화된 경쟁 우위를 높이도록 자구 노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초·중등 교육과 대학 고등교육의 연계, 산·학·관 협력을 통한 청년창업 생태계 조성, 지역사회 기여와 같이 지역문제 해결과 지역발전을 위한 과제들에 대학과 지역사회가 적극적인 참여와 역할을 함으로써 도시의 미래를 함께 그려 나가야 하겠다.
■ 정승렬 총장은…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석사를, 사우스캐롤라이나대에서 경영정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국민대 정보관리학과 교수로 부임한 뒤 비즈니스IT전문대학원장, 대외교류처장, 국제교류처장, 기획처장, 기획부총장 등의 보직을 두루 거쳤으며 한국인터넷정보학회장, 한국국제교육관계자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2023년 9월 국민대 13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 이승로 구청장은…
고려대 정책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제3대 성북구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사무부총장, 제9대 서울시의원, 문재인 대통령 후보 선대위 조직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제42대 서울특별시 성북구청장을 지냈으며, 2022년 6월 치러진 선거에서 10만227표(50.26%)를 얻어 재선에 성공하며 제43대 성북구청장까지 연임하고 있다.
<사회=김준환 기자 / 정리=임지연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