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전문대 총장들, 교육부 차관에 “전문대 ‘평생교육·특성화’ 전폭적으로 지원해달라”(종합) [전문대교협 총회]
27일 부산 웨스틴 조선 호텔서 전문대교협 하계 총장 세미나·임시총회 개최 전국 131곳 중 111개 전문대 총장 참석…오석환 교육차관 등 당국서도 자리 전문대-교육부 공개 간담회 진행 “전문대 ‘평생교육·특성화’ 적극 지원할 것” 남성희 회장 임기 만료…28일 임총서 신임 회장 선출 ‘김영도·조순계’ 2파전
[부산=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전국 전문대학 총장들이 오석환 교육부 차관과의 공개 간담회에서 16년간 등록금 동결로 재정 난맥상을 해소하고, 전문대의 평생·직업교육이 위축되지 않도록 향후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오석환 차관은 이에 대해 전문대가 성인 학습자에 대한 직업교육·재교육, 시민 평생교육 기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현 협의회장인 남성희 회장의 임기가 오는 9월 만료되면서 후임 회장을 선출하는 신임 회장 선거가 이번 임시총회에서 치러진다. 김영도 동의과학대 총장(전문대교협 부회장, 부산·울산·경남권역 회장)과 조순계 조선이공대 총장(전문대교협 부회장, 광주·전남권역 회장) 등 2명이 입후보한 가운데 개표·당선자 결과는 오는 28일 정오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부산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전문대교협 하계 총장 세미나·임시총회가 개최됐다. 이튿날인 28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세미나·임시총회에는 총 111개교 총장이 참석했고, 교육부에서 오석환 차관을 비롯해 윤소영 지역인재정책관, 이운식 해외인재유치지원팀장 등 당국자들도 함께 자리했다. 전문대교협은 전국 131개교 전문대학 총장들이 회원으로 속한 교육협의체다.
■ 전문대 총장들, 오석환 차관에 “전문대 특성화 지원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 건의” = 이날 자리한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전문대 총장들과 직접 만나 나눈 공개 간담회에서 “전문대의 성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을 포함한 평생교육 기능과 역할을 확대할 수 있도록 교육부 차원에서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대 총장들은 오석환 차관과 ‘전문대 총장단, 교육부와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간담회는 조훈 전문대교협 국제협력실장의 진행으로 약 1시간가량 자유롭게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권민희 전문대교협 수석부회장(연성대 총장)은 ‘전공대학의 입시 투명성·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교육부에 건의했다. 권 수석부회장은 “전공대학은 전문대와 동등한 학력·학위가 인정되는 교육기관이지만, 전문대에 적용되는 각종 규제에 대해서는 전공대학은 적용받지 않고, 피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으로 전문대는 고등교육법과 동법시행령에 의거해서 수시모집 시 합격자는 추후 정시·추가모집에 지원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면서도 “반면 전공대학의 경우에는 이 같은 규정이 미치지 않고 있어, 결과적으로 상당수 전문대에서 수시모집 합격자들이 연말에 전공대학으로 지원하는 상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권 수석부회장은 “전공대학들도 전문대학과 마찬가지로 고등교육법과 동법 시행령에 따라 입시에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적용하는 방안을 교육부에 건의한다”며 “전공대학들도 전문대와 마찬가지로 입시 전형 등에 대한 시행계획을 마련하고 사전 공포하고 이에 따라 운영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등 입시 공정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부탁한다”고 말했다.
오석환 차관은 이에 “입시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에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며 “정부는 지금까지 대학을 옭아맸던 규제를 개혁하는 동시에 대학에 대한 책무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동시에 이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취지에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정보공개가 미흡했던 평생교육시설(전공대학)에 대해서도 올해부터 정보공시 제도를 도입해, 기존 고등교육기관(전문대학)이 했던 것처럼 수험생·학부모를 위한 투명한 정보 공개 제도를 운영하도록 하겠다”며 “다만 각기 다른 특성화와 목적에 부합해 인재를 양성하는 두 기관(전문대학·전공대학)을 같은 법률적 잣대로 적용하자는 문제는 지금 이 자리에서 논하는 것보단 추후 논의의 자리를 통해 해법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재원 한국영상대 총장은 “내년부터 전국에 도입되는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나 ‘글로컬대학30’ 선정 결과에서도 우리 전문대와 관련한 좋은 소식이 더 많이 이어지길 간절히 소망한다”면서도 “향후 정책 추진 과정에선 ‘일반대·전문대’라는 구분에서 한발 더 나아가 대학의 특성화 계열에 대한 부분도 사업 신청과 선정 평가에 반영될 수 있기를 제도 개선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 총장은 이어 “그동안 전문대가 정부 재정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아, 또 대학 자체적인 노력을 통해 발전시켰던 대학별 특성화가 향후 고등교육 체계 개편 상황에서 퇴색되지 않기를 희망한다”며 “일반대와 달리 전문대는 공학계열, 인문·사회계열, 보건·의료·자연과학계열, 예체능계열 등 특성화 목적에 따라 교육을 체계적으로 발전시켜왔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달라”고 덧붙였다.
오 차관은 이에 대해 “현재 지역별로 라이즈(RISE)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학을 활용한 지역 발전 전략이 굉장히 활발하게 반영·수립되고 있다”며 “대학들이, 특히 전문대학들이 설립목적, 특성화 교육 방향 등 역량을 지역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부도 지자체에 기회가 될 때마다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보다 상세한 이야기, 구체적으로 대학마다 어떤 것을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지자체에 설명하는 일들은 개별 대학들의 총장님들, 구성원의 역할”이라면서 “이 같은 개별 대학들의 노력이 계속된다면, 이 노력이 지자체에서 긍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교육부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남성희 회장 임기 만료…신임 회장 선거 ‘김영도·조순계’ 입후보 2파전 = 남성희 회장의 임기가 오는 9월 4일부로 만료되면서 남 회장의 후임 회장을 결정하는 신임 회장 선거가 이번 임총에서 치러진다. 김영도 동의과학대 총장(전문대교협 부회장, 부산·울산·경남권역 회장)과 조순계 조선이공대 총장(전문대교협 부회장, 광주·전남권역 회장) 등 2명이 후보로 나선다.
기호 1번 조순계 후보는 지난 1990년부터 34년간 전문대 교육 현장에 몸담아온 경험을 자산이자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조선이공대에서 기획실장, 교무입학처장 등 실무를 거쳤으며 대외적으로도 기관평가 인증위원, 한국교육개발원(KEDI) 대학구조개혁 평가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조 후보는 “진정한 리더는 경험을 바탕으로 전략과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며 “저는 실천가, 혁신가의 면모를 갖춘 개인역량과 전문대 모든 총장님들의 힘을 모아 직업교육의 새 지평을 열고 전문대의 대도약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기호 2번 김영도 후보는 지난 1997년 동의과학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기획실장·부총장 등을 거쳤다. 4선 국회의원이자 동의대·동의과학대 등을 설립한 고(故) 김임식 전 동의학원 이사장이 부친이다. 2011년 동의과학대 총장으로 취임했고, 대외적으로 현재 고등직업해외인재유치협의회 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후보는 “지금 전문대가 겪고 있는 위기들을 해소하고 고등직업교육의 재도약을 위해 달릴 준비가 돼있다”며 “지역전문대이자 공학계열 중심 전문대 총장으로서 누구보다 현재 많은 총장님들의 위기감을 저 역시 피부로 느끼고 있다. 전문대 부흥을 이루기 위한 선봉 기관으로서 전문대교협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전문대교협 제22대 신임 회장 선거의 당선자 결과는 오는 28일 정오께 나올 전망이다. 선거는 후보자 소견 발표를 각 후보당 10분씩 진행하고, 총장 ‘1인 1표’의 비밀투표로 실시된다. 당선자가 결정되면 교육부가 이를 심의하게 되며, 승인이 완료되면 8월 중 회장 당선인 업무 인수인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임기를 마무리하는 남성희 회장은 이날 “지난 2020년 1월 제19대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코로나19 등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도 교육부 등 주요 부처와 국회를 방문해 전문대의 다양한 현안 과제를 전달하고 고등직업교육 재정을 확보하고자 힘썼다”며 “이 결과 ‘전문기술석사과정·마이스터대 지원사업’과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하이브) 지원사업’ 등이 신설됐고 외국인 유학생 제도 개선과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 도입 등은 우리 모두에게 보람된 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남 회장은 이어 “오늘이 제 임기 중 총장님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총장 행사가 될 텐데 그동안 총장님들의 많은 조언과 협조에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며 “앞으로 저도 전문대 총장으로서 신임 회장님과 상시 소통하며 고등직업교육과 전문대 발전에 더욱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새내기 총장들 “어려운 시기, 무거운 책임감…선배 총장들의 ‘많관부’ 기대” = 상반기 취임한 신임 총장들이 새 얼굴을 알리는 자리도 마련됐다. 이날 전국 총장단 앞에 선 신임 총장들은 △고대용 군산간호대 총장 △김광만 인덕대 총장 △김대성 대덕대 총장 △김수연 나주대(구 고구려대) 총장 △김숙영 서울여자간호대 총장 △노영식 경남도립남해대 총장 △서명범 신성대 총장 △손병환 농협대 총장 △오선 서일대 총장 △육동인 경인여대 총장 △이종진 장안대 총장 △조명래 전남도립대 총장 △최형인 한국관광대 총장 등 13명이다.
노영식 경남도립남해대 총장은 “아마도 우리 대학이 가장 시골에 있는 대학일 것 같다”면서도 “경상남도와 지역사회에서 꼭 필요한, 작지만 강한 대학을 만들기 위해 여기 있는 선배 총장들을 잘 따르면서 많은 조언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육동인 경인여대 총장은 “그동안 언론인으로서, 또 언론인을 상대하는 공무원으로서 주로 언론계에 있었다. 커리어를 통틀어 교육계, 대학에 몸담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다만 저는 직업학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다. 전문대 총장으로서 활동하게 되는데 직업교육 발전을 위해 제 경험과 지식을 살려 함께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밖에 이번 하계 세미나에서는 △윤소영 교육부 지역인재정책관의 ‘라이즈’에서의 전문대학 혁신 방향’ △이운식 교육부 해외인재유치지원팀장의 ‘유학생 유치·확대 전략과 4주기 인증제 개편 방향’ △최준영 고등직업교육평가인증원 원장의 ‘4주기 기관평가인증 준비 전략’ △강형근 에이치케이앤드컴퍼니(HK&Company) 대표의 ‘글로벌, 초경쟁, 대과잉, 인구감소, 고령화, 디지털 3.0의 시대 생존을 넘어 신성장을 이끄는 혁신의 길’ 등 현안 발표와 특강이 진행됐다.
남성희 회장(대구보건대 총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올해는 윤석열 정부 출범 3년 차를 맞이하면서 고등교육 관련 정책이 빠르게 추진된다. 특히 현 정부에서 역점 추진되는 ‘라이즈’ 도입을 비롯해 ‘글로컬대학’ 선정(2기) 등을 앞두고 있다”며 “최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께서 3년 한시로 지원되던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를 내년에 더욱 확대하고 관계 부처 협의로 연장할 계획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남 회장은 이어 “16년간 등록금 동결 등 어려운 재정 상황에서도 전문대학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준 총장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며 “앞으로도 전문대 전체가 정부 정책에 따라 국가·지자체를 발전할 수 있도록 우수 전문직업인을 양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참석 예정이었던 김대식 의원(부산 사상구, 국민의힘)은 국회 본회의가 열리면서 영상으로 축사를 대신했다. 김 의원은 경남정보대 총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올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김대식 의원은 “지난해까지 경남정보대 총장 자격으로 전국 전문대 총장님들과 세미나·총회 자리를 함께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렇게 국회의원 자격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올해 하계 세미나에 꼭 참석해서 총장님들 직접 뵙고 인사드리려 했지만, 본회의 일정으로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한 점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지난 35년간 동서대·경남정보대에서 교수·총장으로서 교육계에 몸담았고, 국회에서도 교육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게 됐다”며 “이주호 부총리, 오석환 차관 등 당국자들과 전문대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수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동안 인재 양성 요람을 맡았던 전문대가 지금의 저출생, 인구·지방소멸 위기에서 국가의 운명을 충분히 구해낼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이를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