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이 전하는 콘텐츠 투자 이야기] ②어떻게 ‘VC(Venture Capitalist)’가 될 수 있을까?

김범석 스마트스터디벤처스 부대표

2024-10-02     한국대학신문
김범석 스마트스터디벤처스 부대표.

VC(Venture Capitalist)는 자신이 투자한 성과가 성적표처럼 따라 다니기 때문에, 실적이 좋지 않은 VC는 이직을 하거나 펀드를 결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심한 경우에는 더 이상 일 하기 힘들어 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VC가 되고자 하는 사람의 수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왜 그럴까?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금전적 보상이다. VC의 급여는 신입 직원 기준 대기업 초봉과 비슷하지만 본인의 성과에 따라 연차와 무관하게 고액 연봉을 노려볼 수 있다. 또한 펀드 결성 시나, 투자 성과가 뛰어날 때 받는 인센티브는 많게는 연봉의 몇 배 또는 몇십 배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보니 이러한 보상체계가 어필이 되는 듯하다. 둘째는 보람과 재미다. VC는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뛰어난 창업자들을 만날 기회가 많기 때문에 그들의 능력을 직·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는 아주 좋은 위치에 있다. 직장인들은 종종 본인이 하는 일에 대한 회의감에 젖거나 슬럼프에 빠질 때가 생기는데 VC들은 그럴 틈이 없다. 쉴 틈 없이 세상의 변화를 배우고, 인사이트를 늘리는 재미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이 투자한 기업이 주식 시장에 상장하게 돼 큰 돈을 벌게 됐을 때 느끼는 보람, 그리고 때로는 자신이 습득한 인사이트를 통해 스스로 창업하고 성공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이 VC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VC가 될 수 있을까? 지난 글(‘VC’를 아시나요?/한국대학신문 5월 29일자)에서 언급한 것처럼 VC들이 일하는 창투사(벤처투자회사, 舊 창업투자회사) 또는 신기사(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의 수가 많지 않고, 한 회사에 근무하는 평균 인력이 5명 남짓한 곳이 대부분이어서 일반 회사들처럼 공채를 통해 사람을 뽑지는 않는다.

VC 회사들은 일반적으로 필요 시 자신들의 회사 홈페이지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홈페이지에 채용공고를 내고, 일부 회사들은 연중 수시 채용을 진행한다. 그런데 이런 루트를 통해 VC 회사에 취직하게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아무래도 적은 인원이 모여서 큰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업의 특성상, 개개인의 역량과 동료들과의 팀워크가 다른 분야보다 매우 중요하고 그런 이유로 VC들과 오랜 기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역량과 스타일을 직·간접적으로 검증 받은 사람들이 알음알음 소개 등을 통해 입문하게 되는 경우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실제 VC로 일하게 되면 스스로 투자할 회사를 찾고, 투자 여부 또한 스스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 경험이 많지 않은 대졸 신입으로 입사를 하게 되면 제대로 일 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래서 신입으로 바로 입문하기보다는 미래에 자신이 주 투자 분야로 삼고 싶은 분야에 입사해서 실전 경험을 쌓거나, 은행, 증권사 등 투자와 관련된 금융회사 또는 VC들에게 국가자금을 출자하는 한국벤처투자 같은 공기업에서 투자 관련 경험을 쌓으면서 VC들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한 후 이직을 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 입문 방법이다. 필자의 경우에도 대학 졸업 후 음반제작사, 공연기획사, 연예매니지먼트사를 거쳐 VC에 입문하게 됐고, 콘텐츠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다른 VC들의 경우에도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의 제작사, 방송사, 영화 배급사 등을 거쳐 입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입문의 적정 연령은 산업 경력 3년 이상, 30대 후반 전이면 상대적으로 쉽게 입문이 가능하지만 40대가 넘는 경우에는 최소 10억 원 이상 펀드에 출자해 줄 수 있는 출자자를 몇 군데 정도는 확보한 정도의 인맥을 갖지 못하면 입문이 쉽지 않다. 투자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한 3년 이상의 실무 경험을 갖고 있는 20~30대 분들 중 나름의 전문성과 인사이트를 갖고 있는 분이라면 지금이라도 당장 VC의 문을 노크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한국대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