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0’ 수능, 21년 만에 역대급 ‘N수생’ 참전…성적대별 학습 우선순위 전략은

올 수능, 2004학년도 이후 N수생 최다…‘사탐런’ 영향 예고 상·중·하위권 성적에 따라 효율적인 학습 전략 수립 필요 입시 전문가들 “6월 모평과 가까운 난이도 예상하며 대비해야”

2024-10-10     김소현 기자
2022 수능을 치르고 있는 수험생들.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김소현 기자]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특히 이번 입시에 의대 증원 등 많은 변수가 예고된 만큼 수험생들의 혼란 역시 가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기일수록 학습 집중도를 높이고 남은 시간 컨디션 관리에 몰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올 수능 주목해 볼 변수와 함께 남은 30일을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는 학습 방법에 대해 정리해 봤다.

21년 만에 가장 많은 N수생 뛰어들어…‘사탐런’ 변수될까 = 11월 치러지는 본 수능의 경우 2004학년도 이후 가장 많은 N수생이 지원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상위권 판가름에 있어 혼란이 예고된다. 지난달 1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수능 응시원서 접수 결과에 따르면 2025학년도 수능에 지원한 N수생은 검정고시 인원을 포함해 18만 1893명을 기록했다. 검정고시 인원 역시 1995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는데, 올해 입시에 의대 정원 확대 등의 이슈가 몰린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한 자연계열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사회탐구 과목으로 수능을 치르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 역시 이번 시험의 변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올해는 많은 대학이 융·복합 인재 선발을 이유로 수능에서 확률과 통계, 사탐을 치른 학생에게도 자연계열 학과 지원을 허용했다. 이에 사탐런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추후 탐구 영역 등급컷과 표준점수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 수능 사회·과학탐구 영역 지원자 가운데 사회탐구 영역만 선택한 지원자는 26만 1508명(51.8%)을 기록해 과반을 넘겼지만, 과학탐구 영역만 선택한 지원자는 19만 1034명(37.9%)으로 집계돼 차이를 보였다. 또한 사회탐구 1개 과목과 과학탐구 1개 과목을 선택한 지원자는 5만 2195명(10.3%)으로, 지난해 1만 9188명(3.9%)에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능에서 확률과 통계는 미적분에 비해 낮은 표준점수가 산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시 전형에서 미적분이나 기하, 과탐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주기 때문에 확률과 통계, 사탐을 치른 학생들에게 불리함은 존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위권 ‘수능 체크리스트’ 만들고 중상위권은 실수 줄여야…중하위권, EBS 연계 집중 필요 =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시험이지만 성적대별로 우선순위를 다르게 설정해 시험을 효율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많은 N수생이 쏠릴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수능에서 최상위권과 상위권은 미세한 차이로 갈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남은 시간 대비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입시 전문가들은 상위권의 경우 실력과 점수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수능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볼 것을 추천했다. 구체적으로 △시험 전 쉬는 시간에 점검해야 할 사항 △영역별 문제 푸는 순서 등의 행동 강령을 미리 정리해 두면 수능 당일 시험장에서 생길 수 있는 변수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한영 강남하이퍼학원 의대관 전략담임실장은 “상위권 수험생들은 지금 시점에 많이 사용하는 실전 모의고사에서도 다양한 형식의 문제를 접한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문제 풀이에만 매달리지 말고 문제에 대응하는 방식이나 순서 등을 점검하고 나아가 문제와 관련된 개념이나 유사 기출 문제를 확인하는 학습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상위권의 경우 문제 풀이에서 실수를 줄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평가원이 올 수능 역시 킬러문항 없이 변별력을 확보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실수 없이 일정 이상의 점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병진 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장은 “중(상)위권의 경우 (최)상위권과 마찬가지로 실전 모의고사 문제를 푸는 학습에 집중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실전 모의고사에서 만나는 문제와 기출 문제와의 연관 고리를 찾아 기출 문제에서 요구하는 풀이 방식이나 접근법을 정리하는 것이 실제 점수 유지 및 향상에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병진 소장은 “현재까지 응시했던 모의고사의 틀린 문항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점검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선택지를 명확하게 구별하지 못하고 맞힌 문제나 접근법이 확실하지 않은데 맞힌 문제까지 학습 범위를 넓히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중하위권 학생들은 EBS 연계에 집중해 개념을 정리하고 문제 풀이를 하며 시험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치러진 6월, 9월 모평에서도 EBS 체감 연계가 높았던 만큼 교재에 담긴 문제를 꼼꼼하게 풀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박한영 전략담임실장은 “문제를 푸는 행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을 위한 준비 작업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문제에 대한 분석과 함께 EBS 교재에 있는 개념 설명이나 예시 자료 등을 밀도 있게 검토하고 학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 본 수능, 9월 모평보다 어렵고 6월 모평과 비슷할 듯…“6월 모평 기준으로 학습 완성도 점검해야” = 본 수능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6월 모평은 ‘불모평’, 9월 모평은 ‘물모평’으로 평가되면서 널뛰는 난이도에 수험생들의 혼란이 이어진 바 있다. 그러나 입시 전문가들은 6월 모평에 가까운 난이도를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9월 모평이 실제 수능으로 출제될 시 의대, 서울대 등 최상위권에서는 수능 점수상으로는 변별력 확보가 불가능하다”며 “특히 서울대는 탐구 과목에서 과목 간 점수 차를 조정하는 변환 표준점수를 사용하지 않고 표준점수를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서울대는 탐구 과목 난이도 유불리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수 있는 구도의 시험 수준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임 대표는 이번 수능의 경우 9월 모평보다는 어렵고 6월 모평과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될 것으로 전망했다. 임 대표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국·수·영 모두 9월 모평 수준으로 난이도 학습조절은 매우 위험할 수 있고 출제자의 입장에서는 상위권 변별력이 사실상 제로 수준이었기 때문에 본 수능 난이도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진다”며 “향후 수험생들은 국어, 수학은 6월 수준 난이도에 근접하게, 영어는 9월보다 다소 어려워질 수 있다는 예상을 하고 남은 기간 학습 수준 조정하는 것이 안정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9월 치러진 모평의 경우 63명의 전 영역 만점자가 나왔고 국어·수학 영역 만점자도 5000명에 육박하면서 난이도 조정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병진 소장 역시 “9월 모평의 출제 경향을 실제 수능 경향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통합형 수능으로 치러진 3개 학년도 결과를 보면 2022학년도 국어 영역에서 6월, 9월, 수능 사이의 체감 난이도 격차가 가장 컸다”고 전했다.

또한 김병진 소장은 “2022학년도 6월 모평에 비해 9월 모평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급격하게 낮아졌다”며 “수능에서는 오히려 6월 모평보다 높은 표준점수 최고점을 보였다는 것을 감안하고 올해 수능 난이도를 9월 모평에 맞춰 학습하기보다는 6월 모평을 기준으로 학습 완성도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수능 D-30은 수험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다. 이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상황이 역전할 수도, 역전될 수도 있다”며 “단순하게 생각하면 많은 학생이 평소 성적보다 수능을 못 본다고 하는데, 자신의 평소 성적을 유지만 한다고 해도 상대 평가 특성상 성적 향상이 되는 것이다. 남은 기간 학습의 필요성이나 효용성은 충분히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