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강의실에 찾아온 ‘생성형 AI’, 문제 해결 교육혁신의 열쇠로
김갑수 서울교육대학교 컴퓨터교육과 교수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의 발전으로 우리 사회에 매우 많은 변화가 올 것이다. 1990년대 말에 검색엔진이 웹에서 일반화되면서 모두가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해 수업이나 연구에 필요한 자료를 쉽게 찾는 시대가 왔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지식과 정보를 생성해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사회뿐만 아니라 교육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지금은 모두가 원하는 지식 정보를 인터넷으로 얻고 있는 시대다. 2022년 11월 이후로 찾아온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는 자동적으로 정보를 생성해 주는 것뿐만 아니라 자동적으로 도구를 만들어 주는 시대이기도 하다.
이런 시대에 지식을 창출하는 대학 교육은 더욱 많은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이미 교육 방법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지금은 워드 프로세서를 사용하면서 손으로 글을 쓰는 일이 거의 없어진 것처럼 이제 주어진 주제에 대한 글쓰기도 자동으로 해 주는 시대가 왔다. 우리는 주제를 던지면 음악이나 그림을 자동으로 생성해 주는 시대에 살고 있고, 교육에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 단순한 글, 그림, 음악을 자유롭게 만들어 주는 것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직접 만들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만약 어떤 학생이 자신이 작성한 글을 분석하기 위해 워드 클라우드 기능을 사용해 데이터를 시각화해 보고 싶어한다고 치자. 예전에는 인터넷에 검색해 워드 클라우드 기능을 수행하는 웹사이트나 도구를 찾아서 사용법을 배워서 이용했지만, 이제는 내가 필요한 도구를 직접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에서 “텍스트 분석을 위한 워드 클라우드 기능을 파이썬 언어로 만들어 주세요”라고 말하면 인공지능이 바로 파이썬 언어를 생성해 준다. 또 자바스크립트로 만들어 주라고 요청하면 바로 브라우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 준다.
학생들이 어떤 실험을 할 때 두 그룹의 점수를 가지고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 분석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만약 학생들이 t-검증을 해 보려고 한다면 옛날에는 t-검증을 하는 통계 이론과 도구를 사용할 수 있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생성형 인공지능에게 t-검증이 가능한 파이썬 코드 또는 자바스크립트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면 생성형 인공지능이 바로 만들어 준다.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보고서를 PDF 파일로 받을 때가 많다. 이때 보고서들의 유사도를 알아보기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에 직접 물어봐도 되지만 유사도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파이썬으로 만들어 달라고 하면 인공지능이 파이썬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준다. PDF 파일의 유사도를 분석하는 도구를 찾을 필요도 없이 직접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다.
이제는 코딩을 잘 몰라도 도구를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교육자들은 이런 시대에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들은 문제 해결과 협력, 기술 도구의 활용,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접근 방식을 통해 복잡한 현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야 한다. 교육자들은 이제 학생들이 기존의 도구를 사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교육이 아니라 도구를 직접 만들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한국대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