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거제대 유학생 전담교수제가 빛난 순간

양승주 거제대 국제교류원장

2024-12-18     한국대학신문
양승주 거제대 국제교류원장

거제대의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샤르흐(19세, 기계공학과 1학년)는 유난히 밝은 표정으로 담당교수(기계공학과 이상준 교수)와 함께 국제교류원 사무실에 들렀다. 지난 8일 동안 입원했던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한 손에는 빵을 사들고 한쪽 발에 붕대를 감은 채 병원에서 퇴원하는 즉시 사무실을 찾은 것이다.

거제대는 뿌리산업 외국인 기술인력 양성대학으로 최근 외국인 유학생 관리를 위해 유학생 전담교수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마침 샤르흐가 병원에 가야하는 긴급 상황이 발생한다. 발의 복사뼈에 종기가 생겼는데 그게 점점 커져 감당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된 것이다. 전담교수인 이 교수는 급히 샤르흐를 데리고 가까운 대우병원에 들렀고 검진 결과는 입원과 정밀 검사가 필요하며 혹시 악성 종양이 아닌지 조직검사가 요구된다는 의견이었다. 샤르흐는 가까스로 한국말을 알아듣고는 곧 울상이 돼 “저, 죽나요? 저, 죽나요?”라며 물었다. 당황한 이 교수는 샤르흐에게 “너는 건강하고 나이도 어리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다독이며 병원을 나섰고 관련 내용을 유학생 단톡방에 공유했다. 유학생들은 이 교수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를 표하고 모두 한마음으로 동료 학생의 쾌유를 기원하는 훈훈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샤르흐도 이를 통해 혼자가 아님을 느끼며 회복의 의지를 다지게 됐다.

이 교수는 수술 당일에도 바쁜 일을 제쳐두고 병원을 찾아 학생을 안심시키고 위로하며 수술실로 들어가는 학생의 쾌유를 빌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조직검사 결과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샤르흐는 무사히 퇴원하게 됐다. 게다가 샤르흐는 국민건강보험 가입자로서 병원비 할인을 받았으며, 거제대와 대우병원의 협약에 따라 특별할인도 받았다.

1학년인 샤르흐는 현재 토픽 3급이며 내년이면 무난히 4급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1년 후 거제대를 졸업하면 조선 관련 업체에 취업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번 병원 입원을 계기로 그는 건강보험의 덕을 보았다며 대학과 병원 그리고 한국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그는 “타국에서 처음으로 겪는 병실 입원과 퇴원 그리고 수술을 앞두고 불안했던 순간 곁에 계시며 위로해준 교수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지난 8일 동안 외국인 유학생 한 명이 어려운 일을 겪었지만 학교와 병원의 도움으로 다시 대학의 강의실로 건강하게 돌아왔다.

거제대는 2016년부터 뿌리산업 외국인 기술인력 양성대학(산업통상자원부)으로 선정돼 지역 주력산업에 한국어능력과 직무능력을 갖춘 외국인 기술인력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교육부의 대학 교육국제화역량 평가에서 7년 연속 인증대학을 유지하고 있다. 학생 한명 한명을 위한 교육과 현장 중심 기술인력 양성에 진심을 다한 결과다.

직업기술교육에 강점을 갖춘 전문대학들은 산업인력공급을 위해 유학생 유치뿐만 아니라 관리에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유학생 전담학과가 속속 개설됨에 따라 유학생 관리가 국제교류부서에서 학과 차원으로 넘어가게 되고 효율적 관리를 위해 유학생 전담교수제가 생겨나고 있다. 유학생 전담교수제는 유학생의 학업 성취도, 진로 개척 조언, 수강지도, 생활 전반에 대한 고충 상담과 적응 지원 등을 담당하면서 유학생 관리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존 지도교수제가 공식적 교육과정에만 연관된다면, 새로운 전담교수제는 입학에서 취업까지 한명 한명을 전담해 학생과 교수 간의 상시적 교류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전담교수는 유학생과 일대일 관계로 만나기도 하지만, 유학생의 선후배를 연결시키고 내국인 학생 멘토 또는 교내 전문상담가를 활용하거나 학교 밖의 취업비자 성공 동문을 연결시켜 유학생 관리 네트워크를 조직화하는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러한 노력에 화답하듯 학교마다 담당 학생 수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학과 학생의 취업률과 불체율을 바탕으로 성과를 측정해 교원평가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등 학교 차원의 유학생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의 유학생 30만 명 유치 목표에 부응해 유학생의 관리 체계에도 새로운 관심이 요구되는 때다.

<한국대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