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목소리에 ‘공감’하며 난관 극복하길”…전문대교협, ‘대학 탐방’서 지원 방향 모색
12일, 13일 1박 2일 간 동의과학대서 전문대교협 워크숍 운영 ‘전문대학 현장 목소리’ 듣기 위해 협의회 관계자 45명 참여해 대학 현황 발표, 간호실습실·양조발효실·자동차공장 등 탐방 진행 김영도 회장 ‘공감’ ‘동행’ 강조… “전문대학 이해 높이기 위해 마련”
[부산=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이번 연수는 ‘공감’과 ‘동행’이라는 두 단어로 정의할 수 있다. 전체 전문대학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외롭지 않도록 동행하면서 현재 난관을 잘 헤쳐 나가길 바란다.”
김영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이하 전문대교협) 회장은 지난 12일 진행된 전문대교협 직원 업무역량 강화 워크숍 환영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워크숍은 부산에 있는 동의과학대에서 개최됐다. 행사는 전문대학·지방대학 현장에 직접 방문해 향후 고등직업교육 정책 방향성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문대교협은 그동안 지역에 있는 특성화 전문대학에 방문해 워크숍을 진행해 왔다.
워크숍에서는 총무부, 교무부, 국제협력부, 교수학습개발센터, 산학협력부 주요 관계자가 참석해 학교 현황을 발표했다. 김영도 회장은 “국내 전문대학이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르다. 협의회가 전체 대학을 살펴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워크숍에서라도 대학 현장에 직접 방문에 현재 상황을 파악해야 목표를 더 뚜렷하게 잡을 수 있고 지원해야 할 방향도 세울 수 있다. 우리 대학의 모습도 하나의 예시”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들은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로 국내 전문대학이 겪는 어려움을 전해 전문대교협 직원들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등록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윤재호 산학협력부장은 산학협력단 연도별 등록금 수입과 국고 수혜 실적을 비교한 그래프를 공개하며 등록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윤재호 부장은 “연도별 등록금 수입이 25년 전으로 돌아갔다. 반면 실습시설, 기자재, 복지시설에 대한 학생들의 눈높이는 높아졌다”며 “현재 등록금 수준으로는 안전시설 재·보수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국고 수혜액이 늘어났는데 정부 예산은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돼 있다”고 짚었다.
17년 째 등록금 동결이 이어지면서 교직원들의 인건비 삭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장우 총무부장은 이날 발표에서 “2001년까지 입학정원 3000명 수준을 유지했으나 최근 1200명 대로 감소했다. 학령인구는 계속 줄어드는 데 등록금 동결도 이어지고 있어 재정 위기에 놓였다”라며 “입학정원 2000명 이상 대학 수는 2009년 45개교에서 2024년 17개교로 집계됐다. 물가상승률은 2009년 기준 30% 가까이 상승했다. 인건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새로운 ‘돌파구’ 성인학습자·유학생 = 시대 변화에 따른 전문대학 발전방향도 논의됐다. 고령화와 학령인구 감소, 생산 인력 부족 등에 맞춰 성인학습자·외국인 유학생이 새로운 입학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학습자 수요에 맞춘 교육과정과 지원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임동현 국제협력부(평생교육부)장은 50·60대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동현 부장은 “대학에 진학하는 성인학습자는 학비에 대한 부담이 크다. 대학에 진학할 때 교육비 부담·장학금 혜택을 제일 고려한다”며 “지난해 LiFE 사업 참여 대학 30개교 신입생 연령 분포를 보면 50·60대가 많다. 이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별도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2023년도 LiFE 사업 참여 대학 30개교 신입생 연령 분포 현황을 보면 50대 이상의 고령층 비율이 전체 신입생의 36.2%를 차지한다.
학령기 학생 교육에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성인학습자, 은퇴자, 재직자, 외국인 유학생 중 입학자원이 다양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대학가에서는 유연한 학사 제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추세다. 박현조 교무부장은 “최근 전문대학의 변화에서 핵심은 학제와 교육과정의 유연성이 높아진 데 있다”며 “산업체와 연계한 실무중심 교육 강화, 주말·온라인 수업, 디지털 교육 등으로 평생교육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박 부장은 “우리 대학은 학습자 다양성에 대응하기 위해 학령기 학생에게는 취업 목표로 한 실습교육을 강조하고, 성인학습자에게는 유연한 학사를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는 외국인 유학생 전담지원체계를 구축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정부가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만 명 유치’를 목표로 제시한 만큼 유학생 유치, 교육에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대학에서는 ‘정주형 유학’을 핵심으로 내세웠다. 또한 지역에 생산 인력이 부족한 만큼 외국인 유학생을 지역 산업 인력으로 양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윤재호 부장은 “지역 산업체들의 인력 부족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2027년까지 유학생 30만 명 유치를 목표로 내놨다”며 “산학협력 분야에서도 내국인 학생과 함께 외국인 유학생 확대가 필요하다. 대학과 지자체가 협력해 외국인 유학생을 산업 인력으로 양성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유학생 교육에서도 ‘계속 교육’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내 전문대학의 다양한 학제를 활용해 단계별 심화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임동현 부장은 “유학생 전문학사과정에서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외국인 현장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며 “나아가 유학생에게도 전문학사과정 졸업 후 학사학위과정(전공심화) - 전문기술석사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계속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번 워크숍에서는 동의과학대 탐방도 진행됐다. 전문대교협 관계자들은 응급구조과, 간호학과, 동의분석센터, 기계공장, 자동차공장, 스포츠센터, 양조발효실 등에 방문했다. 응급구조과의 응급처치시뮬레이션실습실과 간호학과의 시뮬레이션 통제실은 실제 응급구조·병원 현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모습이었다. 간호학과 실습실 복도 한쪽 벽은 재학생들이 직접 만든 포스터로 가득 찬 모습이었다. 다양한 간호·보건 분야 정부 지원 프로그램부터 각종 응급처치법을 담은 포스터였다.
이날 전문대교협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곳은 교내 스포츠센터였다. 교내 학생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센터에는 수영장, 다이빙장, 실내 골프장, 헬스장 등이 마련돼 있었다. 이날도 발레 수업과 수영 수업이 진행돼 여러 주민이 센터에 방문한 모습이 보였다. 전문대학 관계자는 교내 스포츠센터에서 ‘지역 대학’의 강점을 발견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이번 워크숍을 기반으로 내년 본격 도입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에 대응할 전문대학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강점을 부각할 방안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