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대학 릴레이 인터뷰/국립안동대] 신기홍 글로컬대학사업단장 “지역의 전통문화 자산 활용…‘K-인문 세계 중심 공공형대학’ 이끌 것”

내년부터 ‘국립경국대학교’로 새 출발…‘K-인문 세계 중심 공공형대학’ 목표 국립안동대, 경북도립대와의 통합 전제로 지난해 글로컬대학 지정 국공립대 통합, 공공형대학, 전통문화 기반의 인문 특성화 모델 제시 경북도립대와의 통합은 ‘순항’…통합 이후 원활한 이행과제 진행 중요 안동캠퍼스-지역의 특화산업분야, 예천캠퍼스-공공혁신캠퍼스로 운영

2024-12-19     백두산 기자
신기홍 국립안동대 글로컬대학사업단장은 2025년 경북도립대와의 통합해 '국립경국대학교'로 새로운 출발에 나선다며, 이를 통해 ‘K-인문 세계 중심 공공형대학’을 목표로 혁신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사진=국립안동대)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지역’과 ‘대학’의 동반 성장을 강조하면서 대학의 역할 확대를 강조해 왔다. 특히, ‘글로컬대학30 사업’은 비수도권 대학을 대상으로 한 곳당 5년간 최대 1000억 원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모두가 눈독을 들이는 상황이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10곳씩 총 20곳이 선정된 가운데, 향후 2년간 남은 10곳이 뽑힐 예정이다. 글로컬대학에 선정된 대학들이 어떻게 뽑힐 수 있었고, 그들만의 특징은 무엇일까. 이에 본지는 글로컬대학 선정과 관련해 보다 내밀한 얘기를 들을 수 있는 ‘글로컬대학 관계자 릴레이 인터뷰’를 기획했다. <편집자주>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지난해 글로컬대학으로 지정된 국립안동대학교는 2025년부터 경북도립대학교와 통합해 국립경국대학교로 새로운 출발에 나선다. 통합 이후에는 ‘K-인문 세계 중심 공공형대학’을 목표로 혁신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립안동대의 혁신 전략은 선정된 대부분의 대학들이 이공계에 중점을 뒀던 것에 반해 전통문화와 인문학(한국학) 분야의 혁신을 추구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같은 결정에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는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향후 국립안동대는 지역의 전통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고, 관련 기관들과의 긴밀한 협력으로 현 시대에 맞는 교육과 연구를 통해 ‘전통문화 기반의 K-인문(한국학)’이라는 국립안동대만의 특성화를 추진하고자 한다.

신기홍 글로컬대학사업단장은 “국립안동대가 추구하는 국공립대 통합, 공공형대학, 전통문화 기반의 인문 특성화 세 가지 모두 글로컬대학 1기에 지정된 대학들에서는 볼 수 없는 모델”이라며 “이런 방향의 특성화 추진이 지방소멸이라는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대학이 당면한 많은 난제를 극복해 새롭게 출범하는 경국대가 글로컬대학을 잘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음은 국립안동대의 글로컬대학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신기홍 글로컬대학사업단장과의 일문일답.

- 글로컬대학 지정 후 약 1년의 시간이 지났다.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실행계획서의 연차별 많은 이행 과제들을 학내 모든 부서와 긴밀히 협력해 충실히 추진하고 있다. 글로컬대학 추진을 위한 행정조직을 정비하고, 각종 규정과 지침들을 수정‧보완했으며, 예산의 효용성을 고려하면서 특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했다. 특히, 글로컬대학 설명회를 10차례나 진행해 대학 내 전 구성원의 이해도를 높이고, 글로컬대학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설득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 국립안동대는 경북도립대와의 통합은 물론, ‘K-인문 세계 중심 공공형 대학’을 표방했다. 어떤 부분이 글로컬대학 선정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보나.
“국공립대 통합, 공공형대학, 전통문화 기반의 인문 특성화 세 가지 모두 글로컬대학 1기로 지정된 타 대학에서는 볼 수 없는 모델이다. ‘국공립대 통합으로 지자체와 함께 지역 중심의 고등교육 체계 구축의 선도 역할’, ‘경상북도 산하의 7개 교육‧연구 관련 혁신공공기관과 협업해 지역에 필요한 인재 양성과 관련 연구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공공형대학이라는 새로운 국립대학 모델 제시’,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인문학 분야를 융합과 산업화 관점에서 현대화를 통해 되살리고, 그 가치를 국내외 확산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 긍정적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런 방향의 특성화 추진이 지방소멸이라는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대학이 당면한 많은 난제를 극복해 2025년 새롭게 출범하는 통합대학교(국립경국대학교)가 글로컬대학을 잘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고 여겨진다.”

- 2025년부터 국립경국대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 향후 두 대학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인지.
“실행계획서의 구성원 의견수렴 결과에서 나타나듯, 국립안동대 구성원은 약 70%의 찬성률, 경북도립대는 86%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즉, 두 대학의 통합 자체에는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명칭과 관련해서 ‘안동’이라는 단어가 통합대학 교명에 없는 것에 대해 상당수의 국립안동대 구성원과 지역 주민들이 아쉬워하긴 했다. 그러나 그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 설명회와 지역 단체들과의 소통 과정에서 명칭에 대한 갈등은 많이 해소됐다.

안동과 예천 캠퍼스의 경우, 안동캠퍼스는 지역의 특화산업분야(전통문화, 백신, 바이오 등)를 선도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융합 혁신캠퍼스로 운영할 예정이다. 예천캠퍼스는 동물생명공학과, 응급구조학과, 소방방재학과 등 지역의 공공수요 분야 인재 양성과 평생교육을 주도하고 경북농민사관학교, 글로벌 한글학교 등을 활성화해 공공수요 분야의 혁신을 이끄는 공공혁신캠퍼스로 운영할 계획이다.”

- 타 대학들과 달리 ‘전통문화’와 ‘인문학’을 중심으로 내세워 신선했다는 평을 받았다.
“큰 틀에서 방법적인 측면의 ‘혁신’은 모든 대학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주제에 대해 어떻게 혁신하는가에 있어서 다른 대학들은 공학 분야의 기술‧산업 혁신을 추구했지만 우리 지역은 이런 분야에 대한 기반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는 현실을 직시했다. 그래서 우리 대학은 우리 지역이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지만 산업화가 잘 이뤄지지 않은 분야인 전통문화와 인문학(한국학) 분야의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K-문화, K-Food 등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커지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는 관점에서 글로벌화에도 아주 적합한 주제라고 판단했다.”

신기홍 단장은 국립안동대의 특성화 전략에서 중요한 것은 지역의 전통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관련 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선순환 체계 구축이라고 강조했다. (사진=국립안동대)

- 전통문화와 인문학을 어떤 방식으로 특성화시킬 계획인지.
“(전통문화와 인문학) 두 가지가 다른 것이 아니고, 인문학의 모든 분야를 특성화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국립안동대의 실행계획서에서 특성화 추진 내용은 ‘전통문화 기반의 K-인문(한국학)’으로써 지역의 전통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고 관련 기관들과 긴밀한 협력으로 현대 시대에 맞는 교육과 연구를 통해 특성화를 추진하고자 한다. 즉, 실행계획서에서 구체적으로 나와 있는 대로 국내외 많은 기관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교육·연구·가치확산 측면에서 협업해 ‘학술-융합-산업’을 의미하는 TRIO 인재 양성의 효용성을 높이겠다. 또한 K-인문의 가치를 국내외로 효과적으로 확산하는 과정에서 전통문화 관련 산업화가 활성화되고, 지역 정주형 인재 육성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특성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 국립안동대는 글로컬대학으로서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인가.
“국립안동대는 국립대학교로서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많은 사업과 프로그램, 그리고 부속 시설들을 운영해 왔는데, 대표적으로 안동형 일자리, 과학영재교육원, 안동영어마을, 건강가정지원센터,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등 지역에 필요한 많은 분야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참여,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안동시‧예천군이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으로 지정됐는데 글로컬대학 추진과 연계해 시너지를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이바지할 계획이다. 특히, 안동시는 ‘대한민국 문화특구’와 ‘기회발전특구’가 함께 지정됐는데, 이 분야에 대해서도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 인력 양성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실행계획서의 ‘공공형대학’ 세부과제의 원활한 추진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한국국학진흥원,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등 7개의 경상북도 산하 혁신공공기관과의 협업체계를 바탕으로 지역에 필요한 인재육성과 관련 연구 및 기술개발에 시너지를 창출해 더 많은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고 우수한 지역정주형 인재가 더 많이 필요해지는 선순환 체계가 구축되도록 할 계획이다.”

- 최근 모든 대학에서 우수한 유학생 유치가 굉장히 중요해지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들도 대도시를 선호하는 환경에서 타 대학에서 하는 일반적인 정책들을 그대로 추진하는 것은 효과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국립안동대는 글로컬대학을 추진하면서 타 대학과 차별화하기 위해 K-인문 특성화와 연계해 한국에 관심이 많은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에 온·오프라인 한국문화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공자들에게는 한국학, 한국문화 분야를 가장 잘 배울 수 있는 곳이 안동이며, 비전공자들에게는 한류(한국문화)를 가장 잘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곳 역시 안동이라는 점을 강조해 전 학문 분야의 유학생들이 관심을 가지는 대학으로 만들어 가는 노력을 하고 있다.”

- 내년부터 라이즈가 시행된다. 지자체와의 협업은 어떠한가.
“우리 대학이 국공립대 통합을 최초로 이뤄내고, 지역의 혁신공공기관들과 협업체계를 구축하는 공공형대학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자체와의 협력‧협업은 아주 잘 이뤄져 왔다. 이 배경에는 그동안 우리 대학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각종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활발한 소통을 바탕으로 구축된 서로 간의 신뢰가 있다. 즉 협업을 강화하는 길은 기본적이지만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우리 대학은 경상북도, 안동시, 예천군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해 서로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종 사업과 글로컬대학 이행 과제들이 잘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

- 글로컬대학 사업의 지속을 위한 국립안동대의 대안은 무엇인가.
“글로컬대학 지원의 궁극적 목표는 대학의 자생력을 높이는 것이다. 즉, 우수한 인재들이 우리 대학을 찾아오도록 대학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판단된다. 글로컬대학으로서 공공형대학 체계를 구축하고, 특성화하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추진되는 모든 프로그램이 교육과 취업의 질이 향상되도록 기획‧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고 예산이 투입되는 동안 선순환 체계의 기반을 다지고자 한다. 또한 국고 지원이 종료된 후에도 지자체 예산이 5년간 더 투입되는 만큼 최대의 투입 대비 성과를 이루는 안정화 체계를 다져 완전한 자립이 가능하도록 만들고자 한다.”

- 구성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립안동대의 실행계획서의 많은 이행 내용들은 구성원들의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특히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교육혁신 관련 과제를 잘 이행하기 위해서는 전 구성원이 하나된 마음으로 동참해야만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구성원에게 적극적인 동참과 협조를 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