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장들 “등록금 올려야” vs 학생들 “인상 반대”
22일 대교협 정기총회서 등록금 인상 두고 상반된 모습 나타나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지난 22일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2025년 정기총회’서 등록금 인상을 두고 이를 추진해야 한다는 대학 총장들의 의견과 인상을 반대하는 학생 간 극명한 모습이 나타났다.
대학 총장들은 이날 대학의 한계 상황에 대해 토로하며, 등록금 인상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특히, 대형 대학보다 중소 규모 대학은 등록금 동결로 인한 피해가 큰 만큼 이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차기 대교협 회장으로 선임된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대학들은 비가 새고 화장실 문짝이 떨어져도 시설을 수리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립대는 국가에서 인건비가 나오지만 사립대는 등록금으로 충당해야 한다”며 등록금 인상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의 대화에서는 이성근 성신여대 총장이 “현재 대부분의 대학은 등록금을 올릴 수밖에 없는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며 “국가장학금 Ⅱ유형과 등록금 문제를 연동하는 것에 재고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황덕형 서울신학대 총장 또한 “중소 규모 대학은 일반 큰 대학과 상황이 다르다”며 “그런데 같은 규제(장학금 Ⅱ유형)가 적용된다면 문제가 있다. 올해에는 중소 규모 대학이 갖고 있는 절박함을 이해하고 해당 문제를 살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기총회서 등록금 인상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는 총장들과는 달리 총회장 밖에서는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진행됐다.
전국 대학교 총학생회가 모인 전국대학학생네트워크(전대넷) 소속 대학생 10여 명은 총회장 밖에서 등록금 인상을 규탄하는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등록금 인상은 많은 학생들과 가정에 재정적 부담을 안겨주는 일”이라며 “대학 재정구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등록금 인상이 아니라 적립금 사용, 사학법인 책임 확대, 고등교육 재정 확대 등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대넷이 지난 8일부터 15일부터 대학생 18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등록금 인상에 대한 전국 대학생 인식조사’에 따르면 98%의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을 반대했다. 인상을 반대한 가장 주된 이유로는 ‘현재 납부하고 있는 등록금도 제대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느낀다’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