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귀덕의 미래 유망직업은] ⑨AI·자율주행 등 미래차 개발 가속도…“‘무인자동차 엔지니어’에 도전하세요”
최귀덕 안양외국어고등학교 교사
4차 산업혁명이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돼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일컫는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다양한 핵심 기술이 있겠지만 필자는 단연코 자율주행(autonomous driving)이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완성차는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SAE International)가 분류한 레벨 3의 조건부 자동화(Conditional Automation) 단계 초입에 있다. 이는 주행 시 운전자의 적극적 개입은 필요 없지만 주변 상황을 주시하면서 돌발 상황 등 자율주행 한계 조건에 도달했을 때 운전자가 개입하는 단계를 가리킨다. 하지만 시간과 기술이 발달해 레벨 5인 완전 자동화(Full Automationi) 단계에 이른다고 생각해 보자. 운전자는 불필요하며 탑승자만으로 주행이 가능하고, 목적지만 입력하면 시스템이 모든 주행을 담당한다. 이는 마치 2000년대 초반 우리 사회가 처음 스마트폰을 맞닥뜨렸을 때와 같은 수준의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가질 것이라 기대된다.
무궁무진한 가능성 중 첫 번째는 운전자와 보행자가 훨씬 더 안전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율주행차 업계의 선두주자인 구글 웨이모는 23년 말 무인 로보택시가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보다 부상자를 낸 사고를 일으킨 비율이 6.8배 낮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 다른 자율주행차 기업 크루즈의 모회사인 지엠과 미시간대, 버지니아공대 연구진은 100만 마일당 자율주행차 사고 건수가 23건으로 사고율이 사람 운전자보다 65% 낮았다고 발표했다. 현재의 자율주행 수준이 이 정도라면, 레벨 5의 자율주행에서는 사고율은 현저히 낮아질 것이 분명하다. 또한 주행 속도와 교통 관리 자료가 일치하기 때문에 차량을 더욱 고르게 제어해 반복적 정지를 피해 연료 효율에 도움을 주고 이는 환경 보호와 연결될 수 있다. 노인이나 아동, 장애인들 또한 장거리를 이동하는 데 제약이 현저하게 줄어들게 될 것이다.
지난해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작년 자율주행을 위한 인공지능(AI) 개발에 100억 달러(약 14조 원)을 투자할 계획임을 밝혔고, 구글 알파벳은 웨이모에 50억 달러(7조 원) 규모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웨이모에 투자된 금액은 총 110억 달러(15조 4000억 원)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그룹이 2030년까지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약 12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단순히 고객의 안전과 인류의 미래를 위해 수백조 원을 투자하는 기업은 없다. 기업들이 앞다퉈 자율주행에 투자하는 것은 앞서 언급한 대의적 목표와 함께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고자 함이 아닐까?
그렇다면 자율주행과 관련된 직업은 무엇이 있을까? 바로 ‘무인자동차 엔지니어’다. 무인자동차 엔지니어는 무인자동차가 도로를 달리는 데에 필요한 전문 분야의 첨단 기술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일을 하며, 복잡한 전문 기술들을 결합해 무인자동차를 설계하고 만드는 일을 한다.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종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가 바로 무인자동차 엔지니어다. 여러 가지 능력이 요구되는 만큼 관련 학과도 다양하다. 컴퓨터공학, 자동차공학, 기계공학, 전기공학, 전자공학 등 전통적인 기계와 관련된 이해에서부터 자율주행자동차학과, AI자율주행시스템공학과, 메카트로닉스학과, 임베디드시스템전공, 스마트자동차공학부 등 4차 산업의 핵심기술에 대한 이해를 요구한다.
다양한 학과가 연결되다 보니 배우는 학문의 영역도 넓다. 자동차를 포함한 기계에 관한 지식에서부터 전기, 통신, 반도체 등 전자공학 관련 지식, 프로그래밍,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 기술에 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얼마 전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규제 완화를 교통부의 우선 순위 중 하나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 또한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고 규제를 완화해 BYD, 상하이자동차 등 9개 기업이 레벨 3·4의 자율주행 시험 운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 정부도 2027년 레벨 4 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올해 상반기 중 범부처 자율주행 통합기술 로드랩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무인자동차는 더 이상 SF 소설 속에 등장하는 드림카가 아니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킬 중요한 기술이다. 여러분의 미래를 자율주행하는 무인자동차에게 맡겨보는 것은 어떤가?
<한국대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