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감 재선거, 진보‧보수진영 후보 모두 단일화 ‘난항’

진보‧보수 진영 모두 진영 대결로 규정…단일화 압박 진보 진영, 김석준 예비후보 반발로 단일화 ‘무산’ 중도‧보수 진영, ‘완전한 단일화’ 요구에 파행

2025-02-10     백두산 기자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전영근, 박종필, 차정인, 황욱, 박수종,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예비후보(중앙선관위 예비후보자 명부 기준). (사진=중앙선관위)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하윤수 전 부산광역시교육감의 선거법 위반 혐의 확정으로 오는 4월 2일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를 앞두고 부산시 교육계가 시끄럽다. 진보‧보수 예비후보 모두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진보 진영은 예비후보 한 명이 불참 의사를 밝혔고, 보수 진영은 통합추진위 내부에서 이견이 제기되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은 모두 6명이다. 전영근‧박종필‧박수종 예비후보는 보수 진영으로, 차정인‧김석준 예비후보는 진보 진영 인사로 분류된다. 황욱 예비후보는 이념에 편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시교육감 예비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지 두 달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단일화에 성공한 후보가 없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양 진영 모두 이번 선거를 진보와 보수 간 진영 대결로 규정하면서 예비후보들에게 단일화 참여 압박만 넣는 모양새다.

지난 7일에는 부산대 총장 출신인 차정인 예비후보가 전 부산시교육감이었던 김석준 예비후보에게 SNS를 통해 단일화 참여를 촉구했다. 그러나 다소 공격적인 표현에 김 후보는 즉각 반발했고, 이에 차 후보는 ‘김석준 후보님, 이제 결단해 주십시오’라는 정중한 표현으로 수정했다.

차 후보는 진보 진영의 단일화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김 후보는 “결코 민주적이지도 진보적이지도 않으며, 투명하지도 적법하지도 않은 무모한 단일화 과정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며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겠다 뜻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진보 진영의 후보 단일화는 무산될 전망이다. 2025 부산 민주 진보 교육감 추진위원회는 10일 낮 12시까지 경선 후보 등록을 요청했지만 차 후보만 참여하고, 김 후보는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보수 진영 또한 단일화에 난항을 겪고 있기는 매한가지다. 중도보수 진영은 ‘미래를 여는 교육감 단일화 추진위원회’와 ‘바른 부산 교육감 단일화 추진위원회’를 통합해 ‘중도‧보수 교육감 단일화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설립해 중도‧보수 후보들의 통합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전영근, 박종필, 박수종 예비후보가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에 참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4일 부산시교육청 교육국장을 지낸 전영근 예비후보가 기자회견을 열고 “세 명의 예비후보만을 대상으로 단일화를 서두르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선 중도‧보수 후보들의 완전한 단일화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정승윤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부산대 로스쿨 교수), 최윤홍 현 부산시교육감 권한대행(부교육감)이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는 소식에 이들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 교수는 조만간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단일화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최 부교육감은 신학기를 앞두고 교육 현장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며, 통추위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통추위는 전 후보의 행동에 유감을 표시하고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전 부산시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출신인 박종필 예비후보, 전 부산교육청 창의환경교육지원단장이었던 박수종 예비후보까지 3인이 참여하는 단일화에 합의한 전 예비후보가 갑자기 이탈하면서 일정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전 부산시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출신인 박종필 예비후보가 “상호 간 협의를 통해 일정 조정을 할 수 있었던 간담회 자리였는데도 신뢰를 저버리고 단일화 경선 참여 각서를 파기한 행위에 대해 규탄한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통추위는 모든 일정을 오는 12일까지 잠정 연기했다.

황욱 예비후보는 “중도‧보수 후보도 아니고 진보나 보수 이념에 편승하지 않겠다”며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부산시 선관위는 부산시 교육감 재선거 입후보 설명회를 오는 14일 선관위에서 개최하며,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후보자 등록은 3월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