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 16개 대학 ‘정시 40% 족쇄’ 풀리나…고교기여사업 대학 중 제한적 혜택
입학처장 대상 2025~2026 고교기여사업 기본계획(시안) 설명 추진 방향‧유형 구분‧선정 방식‧지원 규모 확대 등 대폭 변화 자율공모사업 중 ‘전형운영 개선’ 선정 시 정시 30%로 완화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그간 서울 16개 대학에 족쇄처럼 따라오던 정시 40% 이상 선발 제한이 2028년부터 풀릴 전망이다. 다만, 일괄적인 해제가 아니라 고교교육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참여한 대학 중 일부 대학에 한정해 풀어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지난 13일 세종대학교에서 전국 대학교 입학처장을 대상으로 고교교육기여대학 지원사업 성과공유 세미나를 개최했다. 고교교육기여대학 지원사업은 대학이 고교교육을 반영해 공정하고 안정적으로 대입전형을 지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25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이날 세미나에서 교육부 관계자는 ‘2025~2026년 고교교육기여대학 지원사업 기본계획(시안)’을 소개하면서 기존의 사업과 달라진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4주기 사업은 기존의 3주기(2022~2024년) 사업과 추진 방향부터 선정 방식, 지원 규모까지 대폭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수도권 A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4주기 고교교육기여대학 사업은 2028학년도부터 시작되는 고교학점제를 고려해 전반적으로 바뀐 것으로 안다”며 “현행 대입제도와 불일치하는 부분에 대해 각 대학이 대안을 제시해주길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추진 방향의 경우 기존에는 고교 교육과정을 반영한 대입전형 개선 및 설계 지원, 대학의 평가 역량 및 전형 운영 기반 강화 지원에 중점을 뒀다면 4주기 사업은 △대학과 고교교육 간 연계‧협력 고도화 △자율 혁신과 성과공유가 일상화된 역동적 환류체계 △사업 성숙도 및 안정성을 고려한 지원구조 개편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방침이다.
유형 구분도 달라진다. 지역과 규모를 고려해 유형Ⅰ과 유형Ⅱ로 구분하던 방식에서 4주기부터는 ‘기본사업(공통)’과 ‘자율공모사업(선택)’으로 구분하게 된다. 기본사업에는 80개교 내외가 참여하며, 자율공모사업에는 16개교 내외를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자율공모사업이다. 기본사업에 선정된 대학 중 추가적으로 원하는 대학이 참여할 수 있는 이 사업은 대학별 특성에 맞는 분야별 선도모델을 발굴해 성과를 확산하는 데 목적이 있다.
지원 자격은 국고지원 신청 금액의 15% 이상을 인건비로 대응투자하고, 2026~2028학년도 수능 위주 전형을 30% 이상(일부 대학은 40% 이상) 운영하는 대학이다. 해당 사업에 지원할 경우 △입학사정관 교육‧훈련 △고교 교육과정 직접 지원 △전형운영 개선(개정교육과정 연계성 제고 등) △대입정보 제공 확대 등 4개 분야 중 하나를 택하면 된다.
교육부는 자율공모사업에 선정된 대학에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총 사업비 중 10%를 추가 지원할 뿐만 아니라 ‘전형운영 개선’ 분야에 선정된 대학의 경우 수능위주 전형 비율 40% 이상 운영 대학은 30% 이상으로 완화된다. 단, 이는 2028학년도 전형부터 적용된다.
이를 위해 지원 규모도 대폭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90개교 내외에서 80개교 내외로 대학 숫자는 줄지만 지원 예산이 579억 원에서 585억 원으로 늘었다.
다만, 기존 40% 제한에 걸려있던 16개 대학 모두가 전형운영 개선 분야에 지원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수도권 B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전형운영 개선 분야는 2028 개정 교육과정과 연계성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라며 “기존에 하던 전형에 더해 선도적인 역할, 모범 사례 등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 조민 씨의 입시 비리 의혹 이후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서울 소재 16개 대학에 2023학년도까지 수능 위주 전형을 40%까지 늘리도록 했다.
16개 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서울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이다.
한편, 교육부는 4주기 고교교육기여대학 지원사업 기본계획을 2월 말에서 3월 초 사이에 발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