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동결 세포 손상 원인 세계 최초 규명…생체 시료 보존 기술 혁신 기대

바이오 의약품 및 장기 보관 기술 발전 기대

2025-03-11     이정환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정환 기자] 국내 연구진이 동결 세포가 손상되는 원인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장기 보관 및 생체 시료 보존 기술이 지금보다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화공생명공학과 안동준 교수 연구팀이 세포가 얼어가는 과정에서 세포막이 손상되는 원인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왼쪽부터)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안동준 교수(교신저자), 고려대 정우혁 박사과정(공동 제1저자), 고려대 이상엽 박사(공동 제1저자), 고려대 이예담 박사과정(공동 제1저자)

본 연구는 국제 학술지 〈Computers in Biology and Medicine〉(JCR 수학 및 계산 생물학 분야 상위 2.3%)에 3월 2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은 ‘Freezing-driven ionic charge imbalance leads to pore formation and osmotic injury of lipid membranes’. (☞DOI:https://doi.org/10.1016/j.compbiomed.2025.109960)

동결되고 있는 세포막 손상의 분자적 원리를 규명함. 동결과정에서 얼음결정에 음이온이 선택적으로 내포되고 양이온이 세포막 주변에 과도하게 축적되어 세포막 전위를 급격히 증가시키고 미세한 pore를 야기함. 이를 통해 세포 내부의 수분이 빠져나가며 세포 사멸로 이어지는 것을 규명함.

생체 시료를 장기간 보존하는 냉동 기술은 의약품, 장기 이식, 세포 치료제 등의 핵심 기술이지만, 해동 과정에서 세포가 손상되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얼음이 세포를 물리적으로 손상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세포 손상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동결된 세포막의 pore 형성 과정 및 삼투현상 분석. 이온 불균형으로 인해 세포막 pore가 형성되고, pore를 통해 물분자가 빠져나가며 삼투현상이 발생함.

연구팀은 세포가 동결되는 과정에서 음이온이 얼음 결정 속으로 선택적으로 포함되면서, 세포막 주변에 양이온이 과도하게 축적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로 인해 세포막의 전위가 급격히 증가하고, 미세한 구멍(pore)이 형성eho 세포 내부의 수분이 빠져나가는 삼투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하여 세포가 심각한 탈수 상태에 빠지면서 손상이 심화 되고, 생존율이 감소하게 된다.

연구팀은 세포막의 구성 성분이 이러한 손상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콜레스테롤과 음전하를 띤 인지질이 포함된 세포막은 동결에 대한 저항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콜레스테롤이 저온에서도 세포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음전하를 띤 인지질이 동결 시 발생하는 이온 불균형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동결된 세포막 성분에 따른 손상 정도 관측실험(왼쪽)과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지질 성분에 따른 세포막 pore 형성 지연 분석.

본 연구는 동결 과정에서 세포 손상이 발생하는 원인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한 세계 최초의 연구로, 향후 세포막 지질 조성을 조절해 세포 손상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냉동 보존 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바이오 의약품 보존, 장기 보관, 세포 치료제 연구 등 다양한 생명과학 및 의료 산업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