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김영훈 교수팀, 아토피성 피부염 완화 작용기전 규명
프로바이오틱스 유래 세포 밖 소포체 분석
[한국대학신문 이정환 기자] 아토피성 피부염(AD)은 만성적인 피부 염증 질환으로 소아와 성인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아토피성 피부염의 발병기전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연구에서는 유전적 요인, 면역 반응의 불균형, 환경적 영향, 그리고 피부 상피 기능 저하 등 다양한 요인들이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아에서 아토피성 피부염의 발생은 천식, 비염, 음식 알레르기 등 후속 알레르기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인한 가려움증은 피부 장벽을 손상시키고, 가려움으로 인한 불면증은 수면의 질을 저하시켜 아동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아토피성 피부염의 치료법은 주로 스테로이드 크림과 면역 억제제에 의존하고 있으나, 소아에서 스테로이드 사용에 대한 장기적인 임상 데이터가 부족하고, 면역 억제제는 부작용과 재발의 위험을 동반할 수 있어 치료에 한계가 있다. 이러한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 중이며, 아토피성 피부염의 치료를 위한 혁신적인 치료제 개발이 필요하다.
최근 연구에서는 아토피성 피부염과 장내 미생물군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연구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군의 변화는 대사, 면역, 발달 등 다양한 생리적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장내 미생물군을 조절하기 위한 프로바이오틱스 및 대사산물의 활용이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에 효과적인 방법으로 연구되고 있으며, 특히 장내 미생물군의 구성을 조절하여 아토피성 피부염 증상을 완화 시키는 치료 접근법이 떠오르고 있다.
김영훈 교수 연구팀이 본 연구에서 사용한 세포 밖 소포체(EV)는 단백질, 지질, 핵산 등 생리활성 물질을 운반하는 나노 크기의 소포체이다. EV는 지질 이중층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혈관, 점액층, 조직을 통해 이동하거나 특정 부위로 직접 전달될 수 있어 강력한 세포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생리활성 물질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 최근 EV는 프로바이오틱스의 유익한 효과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부작용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유래 EV는 빠른 효과와 적은 부작용을 제공하며, 숙주와 미생물 간의 새로운 소통 방법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최근 연구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 유래 EV가 장 질환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며, 스트레스 유발 행동을 개선하는 잠재력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Limosilactobacillus fermentum SLAM216에서 유래한 프로바이오틱스 세포 밖 소포체(LF216EV)를 분리하고 그 특성을 분석했으며, 이를 Caenorhabditis elegans 모델과 인간 표피 케라티노사이트(HaCaT) 세포주에서 기능을 검증하고, DNCB로 유도된 아토피성 피부염 쥐 모델에서의 효과를 평가했다.
연구결과 LF216EV는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유발된 염증을 완화하고 피부 장벽 기능을 회복시킨다. 특히, LF216EV는 염증으로 인해 조절된 장 상피 세포 tight junction 유전자(Claudin1, Muc2, Zo-1, Occludin) 및 면역 사이토카인 유전자(IL1β, TNFα, IL6)를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켜 숙주의 면역 반응을 조절하고 장 건강을 촉진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LF216EV는 DNCB로 유발한 아토피성 피부염 동물 모델 피부의 Th2 사이토카인의 과잉 발현을 억제하며, 피부 내 비만세포의 침윤을 줄여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인한 가려움증을 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나타냈다. 특히, 총 혈청 히스타민 농도가 감소해 LF216EV가 아토피성피부염으로 인한 가려움증을 완화하는데 효과적임을 확인했다.
이 연구 결과는 LF216EV가 아토피성 피부염 모델에서 피부 장벽 기능 회복, 면역 균형 회복, 그리고 정신 건강 개선을 촉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LF216EV는 AD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EV를 통한 치료는 향후 아토피성 피부염 및 관련 질환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미생물학 분야의 최고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Gut Microbes〉 (IF=12.2, JCR 상위 10% [Q1, 9/161])에 3월 4일자 게재됐다.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와 기초연구실 (BRL) 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김영훈 교수는 “LF216EV가 기존의 약물 치료가 가진 부작용을 피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아토피성 피부염을 개선할 수 있는 대체 치료법으로 주목받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향후 더욱 넓은 범위의 임상 연구와 상용화를 통해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에 효과적인 동물생명공학 신기술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논문명은 ‘Extracellular vesicles of Limosilactobacillus fermentum SLAM216 ameliorate skin symptoms of atopic dermatitis by regulating gut microbiome on serotonin metabolism’. 연구진은 최혜진 (제1저자, 서울대), 김영훈 교수(교신저자, 서울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