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라이즈 사업, 새로운 패러다임 속 드러난 한계와 과제

2025-03-21     한국대학신문

라이즈(RISE)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전국 17개 시도에서 참여대학 선정 과정이 진행 중이지만, 여러 문제점과 한계가 드러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주요 문제점으로는 첫째, 선정 과정이 기존 정부 재정지원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아 과거 사업 수행 경험이 있는 대학들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새로운 기회 제공이라는 라이즈 사업의 취지를 퇴색시키고 있다. 둘째, 지방 주도를 표방했지만 실제로는 기존의 중앙집중적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지역 특성을 반영한 혁신적 대학 발전 모델을 기대했던 이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셋째, 5개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중간 탈락과 진입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사업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저해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특성과 혁신 잠재력 중심의 평가 기준 재설정, 지방정부와 지역 대학의 주도적 사업 설계 및 운영 구조 마련, 중간 평가 기준과 진출입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수립돼야 한다.

여기에 더해, 안정적인 재원확충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현재 라이즈 사업은 기존 재정지원사업의 재원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할 수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협력을 통해 추가적인 재정 지원을 확보하거나, 민간 기업과의 협력 모델을 구축하여 지역 산업과 대학 간 상생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 또한, 지역별 특성에 맞는 자율적인 재원확충 방안을 마련하여 각 지역이 독립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라이즈 사업이 위기에 처한 지역대학을 외면하고 경쟁력 있는 대학 위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지자체와 라이즈센터의 대학 전문성 부족으로 인한 갈등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라이즈 사업은 그 자체로 지역 대학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지만, 현재의 문제점들을 해결하지 않은 채 추진된다면 기존 재정지원 사업의 한계를 답습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정부, 지방자치단체, 대학들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인식하고 철저한 사전 준비와 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