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논단] 라이즈(RISE), 전국이 한 눈에 보이는 최초의 경험
함순아 동강대 미래전략기획실장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는 2023년 3월 시범지역 선정을 시작으로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 추진의 문을 열고 전 지역에 확대 운영을 위한 일정을 진행 중이다. 2025년 3월 현재 전국 17개 시도와 시도 소재 대학, 전문대학은 각 지역 RISE센터가 제시한 기본계획에 따라 사업계획서 작성에 집중하고 있다. 필자가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미 대면 평가가 종료된 지역도 있듯이 그간의 어떤 국가사업보다도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시도별로 확정된 17개 라이즈(RISE) 기본계획에는 4~5개 프로젝트에 5~17개의 단위 과제가 포함돼 있고, 평균 12.8개, 총 217개의 방대한 단위 과제가 포함돼 있다.
특히 지역별 라이즈 기본계획의 시그니처(대표) 과제 구성을 보니 각 시도가 안고 있는 현안 문제나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계획들로 금방이라도 국가 발전이 이뤄질 것 같다.
먼저 6대 광역시의 시그니처 과제를 보니, 대구는 인력미스매치 해소를 위해 현장캠퍼스 운영, 인천은 원도심 재생을 위해 제물포 르네상스 연계 원도심 가치 재창조, 울산은 대학을 복합재난 대응 안전교육 플랫폼으로 육성해 지역산단 고위험 복합재난 대응계획을 세우는 등 지역의 현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또 시범지역으로 선정됐던 부산은 글로벌 인재 허브도시 도약을 위한 종합 연계형 산·학·연 협력 극대화, 광주는 연구개발(R&D) 기반 대학 내 실증 스튜디오 운영, 대전은 연구인력 밀집도 1위 특성 기반 출연연 연구 협력 등 지역의 특성을 극대화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었다.
그리고 4개 특별자치도의 경우, 세종은 세종시 전체를 하나의 대학캠퍼스(한두리캠퍼스)로 조성해 도시의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 확보, 강원은 대학 자원을 도내 모든 지역에서 활용하는 강원형 대학도시 네트워크 조성, 전북은 창업 지원 스타트업(새싹기업) 캠퍼스 구축, 그리고 제주는 글로벌 케이(K)-교육·연구 런케이션 플랫폼 조성을 통한 다양한 기관·지역·국가 간 교류로 세계적 수준의 교육도시 구축을 도모하고자 하는 계획이 포함돼 있었다.
그 외 경기도의 초격차 산학연 얼라이언스 고도화, 충북의 충북 3대 전략산업(반도체, 바이오, 이차전지) 핵심인재 양성, 충남의 지역취업 보장 충남형 계약학과 운영, 전남의 전남·시군 동반 성장 프로젝트, 경북의 케이(K)-유(U)시티 프로젝트, 경남의 지(G)-10 지역전략산업 특성화 대학 육성 등도 지역의 특색을 잘 반영한 과제들로 국가를 위해, 지역을 위해, 대학을 위해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값진 계획이라 판단된다.
이렇듯 지역별 단위 과제들 안에는 지역의 특성과 현안들이 오롯이 녹아들어 있어, 전국이 한눈에 보이는 최초의 경험이지 않을 수 없다. 전 지역이 대학과 하나가 돼 동시에 부흥하는 발전의 아우라를 미리 본 듯한 착각마저 들며 이것이 라이즈 사업의 효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더욱이 라이즈 사업은 지역의 자율성에 의해 진행되는 전례 없는 추진 다양성이 반영된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지역별 사업 시행 계획 공고문을 보면 지역이 중심이 돼 교육부가 제안한 기본적인 제한조건 내 자율적으로 절차가 진행되는 특성상 일정, 선정·평가 방식 등이 다소 차이가 난다.
예를 들면, 사업 계획서 공고·접수 기간이 짧은 경우 2주, 긴 경우 1개월로 차이가 난다. 접수가 빠르게 진행된 지역은 2월 말부터 사업계획서 접수를 개시했고, 늦은 지역도 4월 초까지는 사업계획서 접수가 완료되며, 이후 서면평가, 대면평가, 라이즈 심의위원회를 거쳐 선정된 과제들은 최종 5월부터 동시에 시행된다.
또, 사업계획서 최종본 제출 방식에서 차이가 난다. 서울특별시는 온라인으로만 제출하고, 그 외 지역은 온라인 시스템 입력·오프라인 제출이 동시에 시행된다. 라이즈 종합계획 평가 최우수 지역으로서 약 170억을 인센티브로 받게 되는 광주광역시는 20부, 충남은 30부, 충북은 25부를 오프라인으로 제출하는 방식을 보였고, 그 외 광역시의 경우 인천과 울산광역시는 광주와 동일하게 20부, 대전과 대구광역시는 25부, 그리고 부산은 40부로 광역시 중 가장 많은 인쇄본을 제출받고 있다.
그리고, 선정 방식의 경우 선정 대상에서 제외되는 과락 기준 제시에서도 차이가 난다. 광역시 중심으로 보면 100점 만점 기준 60점을 제시한 지역은 부산광역시, 100점 만점 기준 70점을 제시한 광역시는 광주, 대구, 인천, 가장 높은 점수인 140점을 제시한 광역시는 200점 만점을 적용하는 인천이었다. 충북과 충남도도 100점 만점 기준 60점을 제시했다.
또, 세부 평가 기준에 포함되는 대학공통 점수와 단위과제 점수 비율에서도 차이가 있다. 충청권 지역의 경우 충북은 4:6, 충남은 6:4, 6대 광역시는 6:4(광주, 인천, 부산), 3:7(대전), 1:1(대구, 울산)로 다양하게 적용된 것을 확인했다.
이처럼 라이즈는 지역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보장하고 국가비용 투입을 통한 성과가 대학과 지역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국가사업의 특징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각 지역의 대학들은 제시된 지역별 라이즈 기본계획에 따라 다양한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계획서에 담아 선정되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들로 넘쳐나는 사업계획서가 눈에 선하지만, 혹시나 계획을 위한 계획, 실천이 어려운 탁상공론, 눈에 좋은 보고서 꾸미기의 늪에서 벗어났는지 돌아보며 수정사업계획서를 작성해야 하는 긴장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문학가 마크 트웨인(Mark Twain)은 ‘앞서나가는 비결은 시작하는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기며 시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라이즈는 시작됐고 이제는 지역과 대학의 공조 관계 속에서 실천하고, 실적과 성과라는 결과를 통해 지역 재생과 발전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라이즈가 되기 위해서 전국이 한마음으로 노력해야 할 때다.
<한국대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