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린 등록금 어디에 썼나요?”… 학생에겐 ‘쥐꼬리 투자’
정을호 의원, 적립금 누적 상위 30개 사립대 예산 분석 등록금 인상한 대학 중 12개교는 전년보다 교육비 감소 “학생들에게 부담 전가… 학생 위한 실질적 투자로 이어져야”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올해 등록금을 인상한 주요 사립대학들이 교육비와 장학금 투자에는 소극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많은 대학들이 등록금 수입은 늘었지만 정작 교육 투자 확대에는 소홀했다는 것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적립금 누적액 상위 30개 사립대학의 2025년도 예산 현황을 분석한 결과, 등록금은 올린 상황에서도 교육 투자를 줄이거나 줄어든 장학금을 충분히 보전할 만한 교내 장학금을 편성하지 않은 대학들이 다수 확인됐다.
앞서 지난 2월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이 발표한 ‘2025학년도 대학 등록금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사립대 총 151개교 중 120개교(79.5%)가 등록금을 인상했다. 문제는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교내 장학금이 줄어들 경우 학생들이 등록금 부담과 장학금 축소라는 ‘이중고’에 처하게 된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에 분석한 30개 사립대 중 13개교는 전년 대비 교육비 투자를 줄였다. 이중 12개교는 올해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이다. 경남지역의 A대학은 올해 등록금을 4.5% 인상했으나 교육비 투자는 전년 대비 21.89% 줄고, 교내 장학금도 전년보다 4.0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각각 290여억 원, 5억 7천여만 원에 달한다.
수도권 B대학은 올해 등록금을 4.2% 인상했지만 교육비 투자는 전년 대비 13.27% 줄었다. 교육비 투자가 118억 원 감소한 것이다. 수도권 C대학은 올해 등록금을 4.9% 인상하고, 교육비 투자는 200억 원을 줄였으며, 수도권 D대학은 등록금을 4.95% 인상하고, 교육비 투자는 192억 원 줄였다.
이 뿐만 아니라 30개 대학 중 19개교는 등록금 인상으로 줄어든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원액보다 적은 교내 장학금을 편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D대학은 등록금을 4.95% 인상하면서 등록금 수입이 35억 원 이상 늘었지만 교육비 투자는 물론 교내 장학금도 71억 원 감소했다. 다만, 이 대학의 경우 외부 장학금 확정이 늦어져 추후 추가경정예산으로 반영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 의원은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 중 상당수가 교육비나 장학금으로 제대로 환원하지 않고, 국가장학금 축소에 대해서도 별다른 보전 조치 없이 학생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며 “등록금 인상이 학생을 위한 실질적 투자로 이어졌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교육부의 책임도 끝까지 따져 묻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