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지드래곤 음성 우주로 송출… “예술·과학 융합 실험”
신곡·홍채 이미지, AI 미디어아트로 재가공… 위성 통해 우주 발신 KAIST “이번 계기로 위성기술의 문화 콘텐츠 활용 가능성 탐색”
[한국대학신문 윤채빈 기자] KAIST(총장 이광형)가 가수 지드래곤(G-DRAGON)과 함께 음원과 홍채 이미지를 인공위성을 통해 우주로 송출하는 프로젝트를 세계 최초로 추진했다. 과학기술과 예술 콘텐츠를 결합한 이 실험은 기술의 문화적 확장 가능성을 타진한 시도로 평가된다.
9일 KAIST 우주연구원에서 공개된 이번 프로젝트는 KAIST와 엔터테크 기업 갤럭시코퍼레이션이 공동 운영 중인 ‘AI 엔터테크 연구센터’ 기획으로, 지드래곤의 신곡 ‘HOME SWEET HOME’과 음성 메시지, 홍채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AI 미디어아트가 결합됐다.
음원 송출에는 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보유한 13m급 저궤도 위성용 안테나가 사용됐다. 이 장비는 지구로부터 약 1천km 고도에 위치한 위성과 신호를 주고받는 데 쓰이는 S밴드를 기반으로 한다.
이날 이진준 교수의 AI 미디어 아트 작품인 ‘아이리스(Iris)’도 공개됐다. 아이리스는 지드래곤의 홍채 이미지를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영상으로, 에밀레종의 종소리 데이터를 활용한 사운드와 결합됐다. 작품은 KAIST 우주연구원이 보유한 13m 대형 안테나에 프로젝션 매핑 방식으로 상영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과학기술 기반 위성 플랫폼이 예술·문화 콘텐츠의 매개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의 공공성과 예술적 확장 가능성에 대한 실험적 사례로 해석된다. 특히 대중예술인 지드래곤이라는 상징적 인물을 매개로 삼은 점은 KAIST가 과학기술의 대중적 접근을 고민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KAIST는 언제나 새로운 상상력과 도전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곳이다. 과학기술과 예술이 융합된 이번 프로젝트처럼 앞으로도 누구도 생각지 못한 창의적인 연구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정식 개원한 KAIST 우주연구원은 뉴스페이스 시대를 대비한 우주 임무 및 융합·핵심 기술 연구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2022년 9월 추진단을 만든 뒤 2024년 4월 교내 정식 조직으로 설치되며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정부 역시 우주항공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출범한 우주항공청은 ‘우주항공 5대 강국 실현 및 국가 주력산업화’를 정책 방향으로 제시하며, 올해 예산안을 2024년보다 2051억 원(27.0%) 증액한 9649억 원 규모로 편성했다. 정부는 세계 5대 우주항공 강국 실현을 앞당기기 위해 연구개발에 대한 과감하고 지속적 투자 확대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영상=카이스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