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채용석 전문대교협 진학지원센터장 “‘학력과잉’ 여전, ‘실무능력 중심’ 진학 이뤄져야”

고교 교사, 진학지원센터 지원관 거쳐 올해 센터장 부임 서울교육청 진학지원단 자료개발부장·대학분석부장 근무 ‘능력 중심 사회’ 만들기 첫 걸음은 ‘전문대학 인식 제고’

2025-04-19     주지영 기자
19일 서울 중구에서 ‘2025 전문대학 진로진학지원단 발대식’이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채용석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진학지원센터장이 인터뷰 중 올해 센터 운영 계획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취업 면접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점이 ‘직무능력’이다. 전문대학에서는 실제 업무 현장에서 활용하는 직무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직무능력을 키워 업무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하다.”

지난해 열린 ‘2024 진로진학지원단 발대식’에서 채용석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이하 전문대교협) 진학지원센터장이 발표에서 전했던 말이다. 당시 채용석 센터장은 35년 교직 생활을 마친 뒤 진학지원센터 진학지원관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진학지원센터는 전문대교협 입학지원실 내에 설치돼 있다 센터에서는 전국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전문대학 입학 정보를 제공하고 진로·진학 상담을 진행한다. 또한 17개 시·도 고등학교 진로 상담 교사로 구성된 ‘전문대학 진로진학 지원단’을 운영한다.

19일 서울 중구에서 ‘2025 전문대학 진로진학지원단 발대식’이 열렸다. 행사장에서 만난 채용석 센터장은 여전 개인의 직무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로·진학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학력 중심이 아닌 ‘능력 중심’의 교육과 진학 지도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채 센터장은 “지난 1년 동안 지원관으로 제주도에서부터 백령도, 대청도 등 전국 각지를 다니며 진로교육과 전문대학 인식 제고를 위한 설명회를 개최했다”며 “설명회 내용은 전문대학 홍보는 최소화하면서 올바른 진로 교육에 대한 콘텐츠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능력 중심 사회로 만들기 위한 첫걸음은 ‘전문대학 인식 제고’였다. 그는 학생, 학부모와 고교 교사들에게 전문대학이라는 교육기관의 역할과 기능을 정확하게 인식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를 마친 뒤 채 센터장을 만나 올해 진학지원센터와 진로진학지원단 운영 계획부터 국내 진로·진학교육 발전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채용석 진학지원센터장이 청년 취업·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전하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 올해 진학지원세터장으로 부임했다. 센터 운영에서 확대하거나 집중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부분은.
“센터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찾아가는 고교방문 설명회’를 더 확대하고 활성화하고 싶다. 고교 현장을 직접 방문해 실시하는 만큼, 학생들에게 다양한 진로와 직업 세계를 알리고 결과적으로 전문대학 입학자원 확보에 기여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은 72.8%(2023년 기준)로 높은 편이다. 이러한 현상이 ‘학력과잉(일이 요구하는 수준 이상의 학력)’ 문제를 유발한다고 본다. OECD조사에 따르면, OECD 평균 학력과잉은 2013년 21.4%에서 2024년 23.4%로 2%p 상승했다. 한국은 21.2%에서 31.3%로 10.1%p나 급격히 상승했다. 반면 실제 업무에 필요한 기술 보유 비율은 23.9%로 OECD평균 26.1%보다 2.2%p 낮다. 즉 학력은 높고 업무 스킬은 낮다는 이야기다. 이제는 일반대학 중심 진학에서 실무능력 중심,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 중심의 진학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것이 전문대학이라고 생각한다.”

- 센터장으로서 전문대학의 강점과 약점을 짚어본다면.
“학생, 학부모뿐만 아니라 고교 교사들까지 전문대학 역할과 기능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큰 약점이다. 일반대학은 연구와 학문 중심 교육이 이뤄진다. 전문대학은 실무·현장 중심 교육을 제공한다. 두 교육기관의 차이점을 확실하게 알려야 한다. 또한 이제는 학벌보다는 능력중심 사회가 돼야 하고 점점 그렇게 바뀔 것으로 본다. 전문대학을 졸업해 일찍 취업할 수도 있고, 원한다면 학사학위전공심화과정, 전문기술석사과정 등에서 더 공부하며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 전문대학의 강점은 실무·현장 중심으로 교육과정이 구성됐다는 것이다. 현장 실무자가 직접 강의하기도 하고 취업 예정 회사에 대학 교수진을 파견해 실습과 현장 실무를 지도하기도 한다. 이를 바탕으로 실무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한다.”

- 학령인구 급감, 라이즈 등으로 교육계가 급변하고 있다. 센터는 전문대학을 어떻게 지원할 계획인가.
“두 가지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첫 번째는 고교 방문 설명회를 바탕으로 전문대학의 강점을 알리고자 한다. 또 미래사회와 일자리 변화 흐름을 안내하고 이에 맞춰 진로 지도의 길을 안내하고자 한다. 학교 진로 교과 수업에서 학생들의 진로 선택을 돕고 있지만, 전문대교협에서 위촉한 대표 강사와 진학지원관을 활용해 더 밀도있는 진로 수업을 만들고 싶다. 두 번째는 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를 확대해 전문대학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다. 또한 더 적극적으로 전문대학 입시를 안내하고 싶다. 이를 위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센터에서 상담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직무연수에도 연수 강사로 참여해 전문대 입시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진로상담교사협의회, 진학교사협의회 등과 협업해 교사 연수 기회를 더 늘리고자 한다.”

-  센터에 오기 전 어떤 일을 했나.
“지난 2007년부터 서울 진학지도지원단으로 활동하면서 대학 입시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이후 2013년 3월부터 2015년 2월까지 2년 동안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센터 파견교사로 근무하며 전국 시도교육청과 대입상담센터에서 교사연수와 상담을 진행했다. 대학방문팀을 구성해 매년 대학 10여 개교를 방문했다. 방문 대학에서 간담회를 진행하고 대학 전형과 입시 정보를 공유했다. 또 퇴직하기 전까지 10년 이상 수도권과 주요 국공립대 입시 요강을 정리한 ‘한 장으로 보는 입시요강’ 자료를 매년 만들어 배포했다. 개인적으로는 전국에 있는 교사들이 수시와 정시 요강을 공부할 수 있는 공부방을 운영하기도 했다.”

 - ‘그냥 쉼’ 청년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진다. 청년 취업·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취업이 안되는 첫 번째 이유는 업무능력 부족이다. 이론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능력을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무능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하는 곳이 바로 전문대학이다. 두 번째 이유는 대학 전공과 필요한 일자리 사이의 미스매치가 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인력 수요가 큰 일자리는 전기전자, 컴퓨터, 산업공학 등 주로 공학분야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인력 수요가 적은 인문계열 진학 인원도 함께 많기 때문에 일자리 미스매치가 생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진로와 흥미와 함께 사회 인력 수요가 있는 분야도 파악해 진학해야 한다. 특히 현장 업무에 관심이 많다면 실습교육이 많은 전문대학에 관련 학과가 있는지 찾아보고 진학하는 것도 방법이다.”

- 진로·진학 교육 발전을 위해 제언한다면.
“내가 공부를 원하고 연구하고 싶다면 일반대학을, 전문성과 실무능력을 키워 빠르게 취업을 하고 싶다면 전문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의 교육 목표를 생각해야 한다. 센터장으로서 앞으로 ‘찾아가는 고교 방문 설명회’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찾고, ‘나를 위한’ 선택을 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 학생들을 위한 진로·진학 교육을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문대학에 대한 인식이 더 좋아지길 바란다.”

■ 채용석 센터장은…
배명고등학교에서 지구과학교사, 진로진학상담교사를 지냈다. 또 서울교육청 진학지원단 자료개발부장·대학분석부장,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 진학지도자문단,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센터 파견교사 등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전문대교협 진학지원센터 진학지원관으로 근무했으며 올해 진학지원센터장으로 부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