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급 임박에도 꿈쩍 않는 의대생들… 정부‧대학 “학사 유연화 없다”

의대 정원 3058명으로 되돌렸지만 수업 참여율 ‘미미’ 이번 주 유급 시한 임박 대학 많아…대거 유급 발생 우려

2025-04-22     백두산 기자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과 의사들이 지난 20일 서울 숭례문 차로에서 '의료상화를 위한 전국의사궐기대회'를 열고 의대사태 해결과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정부가 2026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이원인 3058명으로 되돌렸음에도 불구하고 수업에 복귀하지 않는 의대생이 여전히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의과대학의 유급 예정 시한이 임박해 가는 가운데 대학과 정부는 작년과 같은 특례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며 미복귀 시 유급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22일 대학가에 따르면 전남대는 지난 17일부터 실습 강의에 불참하는 의학과 3‧4학년 학생들에게 개별적으로 유급 예정 대상임을 통보했으며, 수업에 불참하고 있는 의예과 1‧2학년과 의학과 1‧2학년 학생들에게도 22일부터 개별 통보를 할 예정이다.

전남대의 경우 강의 참여율은 1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앞서 먼저 유급 시한이 도래한 조선대는 20% 내외인 것으로 전해진다. 중앙대의 경우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수업을 듣는 의대생이 40%라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평균 수업 참여율은 여전히 30%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기준 전국 40개 의대 평균 수업 참여율은 25.9%로, 본과생은 29%, 예과생은 22.2%, 의사 국가시험을 앞둔 본과 4학년생은 35.7%로 집계됐다.

의대생이 현재처럼 수업에 복귀하지 않는다면 이번 주를 기점으로 대거 유급생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학마다 다르지만 통상 수업의 4분의 1 또는 3분의 1 이상 불참하게 되면 유급 처분이 내려지고, 유급이 누적되면 제적이 될 수 있다.

이날(22일) 한림대와 한양대 의대 본과 4학년생의 유급 예정 시한이 도래하고, 26일에는 가톨릭대, 28일에는 경북대‧계명대‧영남대, 29일에는 충북대 30일에는 동국대가 각각 유급 예정 시한이 끝난다. 특히, 이달을 넘길 경우 본과생뿐만 아니라 의예과 1‧2학년 수업일수도 부족해져 집단 유급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교육부는 일단 유급 예정일까지 시간이 있기 때문에 일단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여러 대학에서 이달 말까지 유급 예정일이 도래하기 때문에 임박해서 학생들이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일단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유급과 관련해서는 정부와 대학 모두 단호한 입장을 고수했다. 전국 40개 의과대학 학장들의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지난 15일 “교육부와 의총협은 2025학년 학사운영은 학칙 준수가 기본 방침이며 학사 유연화 계획이 없음을 여러 번 확인했고, 의과대학과 학장은 이 방침에 예외를 둘 수 없다”며 “각 학교 학칙에 따라 유급이 결정되니 학생 스스로 피해가 없도록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고지했다.

한편,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대한의료정책학교 주최 간담회를 통해 20여 명의 의대생을 만나 수업 복귀 독려 및 의대교육정상화에 관한 논의를 나눌 예정이다. 간담회에는 해당 참가 학생들뿐 아니라 일반 의대생들도 참여한다. 의대생들과의 공식적인 만남은 지난해 2월 의정갈등이 촉발된 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