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귀덕의 미래 유망직업은] ⑫정보를 지키는 온라인 파수꾼, 정보보안 전문가

최귀덕 안양외국어고등학교 교사

2025-05-20     한국대학신문
최귀덕 안양외국어고등학교 교사

필자는 얼마 전 핸드폰을 잃어버리고 나서 며칠 동안 생고생을 했다. 그것은 단순히 통신 수단이 없어서 겪는 불편함 이상이었다. 핸드폰에 들어있을 나의 금융 관련 정보부터 개인적인 일정과 사진들이 다른 누군가에게 손에 들어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하니 걱정을 넘어 두려움마저 느껴졌다. 나와 관계된 기본적인 개인정보부터 대외관계까지 모두 핸드폰에 저장돼 있다는 것이, 때로는 편리할 수도 있겠지만 때로는 우리를 큰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지난달 국내 굴지의 통신사가 해킹 당했다는 뉴스가 보도되며, 전 국민에게 충격을 줬다. 유심 고유 식별번호와 가입자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해커가 사용자를 속이기 위해 피싱 문자를 보낼 필요도 없이 바로 복제폰을 만들어 인증을 가로채고, 결제나 가입을 무단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해커가 핸드폰의 주인 행세를 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유심을 교체하려는 사람들로 대란이 일어났고, 해당 통신사 또한 후속책을 발표하며 성난 가입자들을 달래고 있다. 비단 이러한 해킹의 위험성이 특정 통신사에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니다. 2012년, 2014년, 2023년에도 국내 유명 통신사들이 해킹으로 사용자들의 정보를 빼앗기며 곤욕을 치른 바가 있다.

누군가 나를 사칭해 나의 핸드폰, SNS, 이메일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내가 아닌 누군가가 ‘나’인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닌가? 디지털화가 가속화될 미래를 위해 정부 또한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정보보호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전략’을 발표하며 우리의 힘으로 튼튼한 사이버 안보를 실현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 정보보호 산업을 육성하고, 사이버보안 패러다임 전환을 선점하기 위해 2027년까지 정보보호 산업 규모를 30조 원으로 키우기 위해 1조 1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시장 조사기업 Markets&Markets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보안 시장은 사이버 위협 증가와 디지털화로 인한 보안 영역의 확장, 각국의 보안 규제 강화로 시장 규모가 성장하고 있으며, 글로벌 정보보호 시장 규모는 2023년 3019억 달러(약 420조)에서 2026년까지 연평균 8.5% 성장할 전망이다. 한화로 계산하면 500조 원이 훌쩍 넘는 엄청난 산업이다. 정보보안 산업은 미래 성장성이 무궁무진하며, 앞으로 개인과 기업, 나아가 국가까지도 반드시 필요하게 될 필수 산업이라는 것이다.

오늘 소개하게 될 직업은 정보보안 전문가다. 정보보안 전문가는 정보시스템의 보안 정책을 세우고, 시스템에 대한 접근·운영을 통제하며, 침입자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발견하고 대응해 시스템을 방어하는 일을 한다. 관련 학과로는 스마트정보과, 정보통신공학과, 정보보호학과, 인터넷정보학과, 컴퓨터보안과 등이 있으며, 컴퓨터 시스템의 구성 요소인 디지털 모듈의 동작 해석과 설계 방법을 배우는 ‘논리회로’, 인터넷 보안 프로토콜에 대해 배우고 네트워크와 인터넷 접속을 제한하고 패킷을 필터링하는 방화벽과 침입 탐지 시스템의 기본 원리에 대해 배우는 ‘인터넷 보안’, 스마트폰 보안 프로그래밍과 악성 어플리케이션의 보안 위협에 대해 배우는 ‘모바일 보안’, 정보보안 관리와 거버넌스, 암호 기업, 통신 보안, 표준화에 대해 배우는 ‘보안 관리’ 등을 배울 수 있다.

관련 직종에 대해 더 실력을 쌓고 싶다면, 정보처리기사, 정보보안기사, 정보시스템감리사, 정보관리기술사 자격증을 준비할 수 있고, 특히 정보시스템감사사(CISA) 자격증을 통해 정보시스템 감사, 통제·보안 분야의 전문성을 국제적으로 인증받을 수 있다.

우리 속담에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는 말이 있다. 정보 유출과 보안이 걱정돼 디지털화를 겁내는 것은 인류가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걸음을 포기하는 어리석은 일이다.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 장이 맛있게 숙성될 수 있도록 구더기를 예방하고 조치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한국대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