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교육혁신 선도대학을 가다] 전북대학교, ‘On AI 시대’ 선언… 학내 모든 영역에 AI 기술 본격 도입

행정, 학사, 포털, 모바일 서비스 등 대학 운영 전반에 AI 접목 온라인 강의 확대… 어디서나 학습 가능한 개방형 학습 체계 구축 지역 산업 생태계 연계 클러스터 형성… ‘상생형 대학’ 모델 마련

2025-05-26     임지연 기자
전북대 학생들이 대학이 Chat GPT를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올바른 활용을 장려하기 위한 만든 ‘AI 교수학습 활용 가이드라인’을 보고 있다. (사진=전북대)

[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디지털 전환과 지역균형발전,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시대적 요구 속에서 대학의 역할이 전례 없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거점국립대학들은 교육과 연구, 지역혁신의 허브로서 중책을 맡고 있다. 이에 전북대학교(총장 양오봉)는 AI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혁신과 지역 산업 연계 전략을 통해 미래형 국립대학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The Best AI University’를 비전으로 교육, 행정, 연구, 지역과의 상생 등 전 영역에서 대전환을 예고하고 있는 전북대를 살펴본다.

■ ‘On AI 시대’를 선언… 대학 전반에 AI 덧입힌다 = 전북대는 최근 ‘On AI 시대’를 선언하며 대학의 모든 영역에 AI 기술을 본격 도입하고 있다. 핵심은 120억 원 규모로 추진되는 ‘차세대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이다. 이는 행정, 학사, 포털, 모바일 서비스 등 대학 운영 전반에 AI를 접목해 보다 효율적이고 스마트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대형 프로젝트다.

AI는 교육과 연구에도 깊이 들어왔다. 교수들의 강의 효율을 높이는 AI 교육지원 시스템과 논문교정 서비스가 마련되고, 학생들을 위한 AI 기반 맞춤형 상담시스템 ‘JBNU AI 친구’가 도입된다. 이 시스템은 학업, 진로, 취업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학생 개개인의 성장 경로를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정보보안도 강화됐다. 방화벽, 위협탐지, 2단계 인증, AI 기반 시큐어코딩 등 다중 보안 체계를 구축해 차세대 시스템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단순한 디지털화가 아니라 전북대 전체가 미래형 AI 기반 대학으로 체질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챗GPT 활용법 온라인 특강 화면. (사진=전북대)

■ 온라인 강의 확대… 시공간 초월한 개방·미래형 대학으로 = 전북대는 ‘언제 어디서나 학습 가능한 대학’을 만들기 위해 온라인 강의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조지아공대가 온라인 학위과정을 통해 전 세계 1만 5000여 명에게 학위를 수여하고 구글·애플 등에 취업자를 배출하고 있는 것처럼, 전북대도 개방형 학습 체계를 본격 구축하고 있다.

현재 162개인 온라인 강좌는 2027년까지 500개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는 국내외 누구나 전북대의 강의를 수강하고, 일정 조건을 갖추면 학위도 취득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오프라인 수업에 국한됐던 전통적인 고등교육의 벽을 넘고, 디지털 기반의 미래형 교육 플랫폼으로 도약하려는 전략이다.

전북대는 이를 통해 국내외 학습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 대학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교육수요에 부응하는 디지털 혁신 대학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교육 개방성 확대는 AI 시대와 맞물려 전북대의 미래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

■ AI 체험 공간 ‘AI 스페이스’ 구축 = AI와 실감형 콘텐츠 기반 교육 혁신을 실현할 ‘AI스페이스’도 전북대 안에 둥지를 틀었다. 전북대 교육혁신본부가 조성한 이 공간은 미래 교육환경에 대응하는 생성형 AI도구 체험 및 첨단 디지털 기술 체험 공간으로, 지난 4월 28일 개소식을 시작으로 공식 개방됐다. 이곳에는 고성능 노트북과 VR/AR 키오스크, Apple Vision Pro 기반 공간컴퓨팅 체험존, 대형 LED월 등 첨단 장비를 갖춰져 있다. 교수·학생·직원 누구나 Adobe Firefly, Midjourney, ChatGPT 등 생성형 AI 도구 및 에듀테크 기술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북대는 이를 통해 AI 기반 교수법 특강, 맞춤형 AI 콘텐츠 제작, 프롬프트 경진대회 등 실용적이고 몰입감 있는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디지털 전환 시대에 부합하는 실천형 AI 인재 육성 거점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이 ‘AI 스페이스’ 개소식에서 축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전북대)

■ 첨단산업 분야 인재 양성 선도 = 전북대는 교육부의 글로컬대학30 사업과 연계해 국가 전략 산업 분야에 특화된 인재 양성 대학으로 도약하고 있다. 최근 교육부의 첨단 분야 정원 조정에 따라 2026학년도부터 △첨단방위산업학과(20명) △이차전지공학과(30명) △항공우주공학과(12명) 등 총 62명의 정원을 확보하거나 증원했다.

이번 증원은 단순히 인원을 늘리는 수준을 넘어 정부와 지역이 집중 육성 중인 산업과 전공을 일치시키는 구조 개편이다. 이차전지, 방위산업, 항공우주 분야는 기술 고도화와 수요 증가가 가파르게 진행되는 분야로, 여기에 특화된 전공 신설은 산업계와 학계의 연결 고리를 더욱 촘촘히 만든다.

전북대는 산업체와 긴밀히 연계해 현장 중심의 실무형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할 계획이다. 이는 대학이 산업경쟁력 강화의 중심축이 되는 동시에 지역의 고용 및 성장 동력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는 구조다. 미래 산업을 선도할 핵심 인재 육성의 출발점으로 전북대가 주목받고 있다.

전북대 반도체 공정센터. (사진=전북대)

■ 첨단산업과 상생…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대학 = 전북대는 단순히 인재를 양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산업 생태계와 유기적으로 연계된 ‘상생형 대학’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주·완주-새만금-익산·정읍’을 잇는 JUIC 트라이앵글을 중심으로 지역의 전략산업과 대학을 연결하는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예컨대 전주·완주는 농생명과 그린수소, 새만금은 방위산업과 이차전지, 익산·정읍은 펫바이오 및 동물의약품 산업이 중심이다. 방위산업연구소 설립, FAO와의 국제협력, 600억 원 규모의 반도체공동연구소 유치 등 실질적 사업도 진행 중이다.

특히 전북대는 폐교된 서남대 유휴 캠퍼스를 활용해 남원 글로컬캠퍼스를 조성 중이다. 이곳엔 K-컬처 기반 외국인 전용 학부가 들어설 예정이며, 1000명 이상의 유학생 유치를 통해 지역 인구 유입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도내 14개 시군에 지역발전연구소를 순차적으로 설치해 지역 문제 해결의 싱크탱크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2개 지역에서 운영 중이며, 2027년까지 전 시·군으로 확대해 지역혁신과 함께 성장하는 대학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