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인터뷰] 박나연 한국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장 “‘변화와 연대’ 주도… ‘학습자 맞춤’ 정책 마련 총력”

지난 13일 한국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 정기총회서 신임회장 선출 26년 간 교무·입학 맡아… 교수학습센터장·NCS지원센터장·입학관리처장 유학생 친화적 행정 시스템 정비, 성인학습자 장학제도 재설계 등 주문 라이즈 대응하는 실무분과위원회 구성, 라이즈 정책 세미나 운영 계획 “차기 정부서 평생직업교육 역할 강화 위한 정책·재정 지원 확대 절실”

2025-05-28     주지영 기자
박나연 한국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이하 협의회) 신임회장이 순천제일대 연구실에서 올해 협의회 운영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변화와 연대의 중심축’. 박나연 한국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이하 협의회) 신임회장이 지난 13일 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취임 소회를 전하며 협의회 미래 역할에 대해 이같이 표현했다. 최근 교육계는 ‘디지털 대전환’ ‘교육 혁신’ 등 ‘변화’의 중심에 있다. 이에 대학 운영의 중심이 되는 교무·입학처가 변화의 파도에 흔들리지 않도록 협의회의 힘을 싣겠다는 포부다.

박나연 회장(순천제일대 입학관리처장)은 대학에서 학사운영처 정책부장, 교수학습센터장, NCS지원센터장을 지냈다. 대학에서 교무·입학 실무를 맡으며 현장의 애로사항을 몸소 체험한 셈이다. 대학에서 26년 동안 교무·입학 현장에 몸담고 있었던 만큼 박 회장이 그리는 협의회 운영 청사진은 분명하고 세밀했다. 특히 학령기 학생, 성인학습자, 외국인 유학생 등 전문대학 입학자원이 다양해진 만큼 ‘학습자 맞춤형’ 제도와 정책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정부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에서 전문대학이 이 ‘지역 평생직업교육 중추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제도, 재정, 정책에서의 전방위적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며 “성인학습자와 재직자 등 비전통적 학습자에 대한 맞춤형 지원과 장학제도 개선, 학사제도 유연화가 필요하다. 또 외국인 유학생 수 확대를 넘어 대학의 국제화 역량과 교육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원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한국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 전국부회장, 실무회장, 광주전남지역 입학회장으로서 현장의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정책 개선을 위한 목소리를 냈기에 총괄회장직 수행에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이에 협의회 총괄회장으로서의 포부를 들어보고 전국 전문대학 교무·입학처 협력과 연대를 이끌어내기 위한 그의 계획을 짚어봤다.

박나연 회장이 취임 소감을 전하며 교무·입학처 혁신 방향을 짚어보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 협의회 상반기 연수회에서 한국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 총괄회장으로 선출됐다. 취임 소감은.
“전국 교무·입학처장들의 신뢰와 지지 속에 총괄회장이라는 막중한 역할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이제는 협의회 중심에서 전문대학들이 직면한 위기와 과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데 미력하나마 회장으로서 힘을 보태고자 한다. 특히 급변하는 고등직업교육 환경 속에서 교무·입학 업무는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전국의 동료 처장님들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대학의 지속 가능성과 학생 중심 교육의 질적 제고를 위해 실질적인 논의와 실천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앞으로 협의회 운영에서 중요하게 다루고자 하는 부분은.
“협의회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은 ‘현장 중심의 실천적 협의체로서 기능 강화’다. 협의회가 전문대학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함께 실행하는 연대의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개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단순한 정보 교류를 넘어, 실제 정책과 제도를 제안할 수 있는 통로로서 협의회의 역할을 키우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 대응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각 대학이 겪고 있는 교육과정, 입학, 전공심화과정 운영상의 어려움을 수렴해 실질적인 개선 방향을 제안할 생각이다. 아울러 입학과 교무 업무의 공동 대응 기반을 강화하고자 한다. 입학자원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 홍보, 입학 전략 공유 등도 함께 논의하고 추진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와 같은 국가 정책에 대한 전략적 연대를 만들 것이다. 전문대학이 지역혁신의 핵심 파트너로 성장하도록 협의회 차원에서 공동의 목소리를 내고, 정책 테이블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 외국인 유학생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데, 교무·입학처에서는 대학의 글로벌화를 어떻게 준비하나.
“교무·입학처에서는 유학생 친화적 행정과 교육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입학 절차부터 학사 운영, 생활 지원까지 외국인 학생들이 차별 없이 적응할 수 있는 통합적 지원체계를 갖춰야 한다. 또한 직업교육 콘텐츠를 글로벌시장에 맞춰 재구성하고, 산업체와 연계한 글로벌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등 교육의 질을 높이는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속가능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이다. 특정 국가에 편중하지 않고 다양한 국가와의 협력 체계를 확대하고, 공동 학위와 교류 협약 등을 바탕으로 중장기적인 국제화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 성인학습자가 새로운 입학자원으로 주목받으면서 ‘성인학습자 친화형 교육’이라는 말이 자주 언급된다. 성인학습자 친화형 교육에서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성인학습자는 이제 전문대학의 주요 입학자원이자, 평생직업교육의 핵심 수요층이다. 그런데 이들은 전통적인 고등교육 체제와는 다른 삶의 조건과 학습 동기를 가지고 있어 교육 설계 전반에서 혁신이 필수다.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시·공간의 유연성 확보다. 성인학습자는 대부분 직장과 가정이라는 이중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주말·야간 수업, 블렌디드 러닝, 집중이수제 등 유연한 학사 운영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현장성과 실용성 중심의 교육 콘텐츠 구성이다. 성인학습자는 단순한 ‘학위 취득’보다 직무 전환·역량 향상·경력 개발에 관심이 높다. 따라서 역량 기반 교육과정, 산업체 맞춤형 모듈형 교육과정을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은 상담·지원 체계 마련이다. 성인학습자는 오랜 학습 공백이나 낯선 캠퍼스 환경에 대한 불안감이 있을 수 있다. 전담 튜터제, 또래 멘토링, 학습코칭 등 정서적 지원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성인학습자 친화형 교육에서 핵심은 단순히 ‘입학을 받아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의 리듬과 목표에 맞춘 교육 재설계에 있다.”

- 저출생과 인구 고령화가 이어지는 만큼, 성인학습자·만학도·재직자 교육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에서는 이들을 위해 어떤 지원을 해야 하나.
“인구 구조 변화는 고등교육의 근본적 재설계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성인학습자, 만학도, 재직자 등 비전통적 학습자의 유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정부는 이에 맞는 정책적 전환과 과감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 먼저 필요한 것은 학사제도의 유연화다. 성인학습자의 학습 방식은 주간·정규 교육과는 다르다. 유연학기제, 주말·야간 수업, 집중이수제, 마이크로러닝 등 다양한 형태의 이수 체계를 제도화해야 한다. 또한 전문대학이 이와 같은 학사 운영을 실제로 실현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정비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아울러 재정지원 시스템도 재설계해야 한다. 현재의 국가장학 제도는 성인학습자에게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다. 특히 과거 대학 재학 이력으로 인해 국가장학금 수혜 자격이 제한돼 학습 의지가 강한 만학도나 은퇴 후 재교육을 희망하는 고령층이 실질적 교육 기회를 잃고 있다. 예컨대 2년제 이상 고등교육 과정을 이미 이수했거나, 중도 탈락한 경력이 있는 성인들은 현행 제도상 대부분 국가장학금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다시 도전하고 사회로 복귀하고자 하는 두 번째 기회를 찾는 학습자들이다. 정부는 이들을 위한 별도의 장학 지원 제도, 예를 들어 ‘성인학습자 재도전 장학금’과 같은 제도를 신설하거나, 국가장학금을 생애 1회성이 아닌 단계적 재인정 체계를 도입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성인학습자는 단지 새로운 충원 대상이 아니라, 고등교육이 이제 반드시 포용해야 할 제2의 주체다.”

-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전문기술석사과정 등 국내도 ‘직업교육 커리어패스’가 탄탄하게 구축돼 있다. 학생들이 이러한 점을 어떻게 활용하길 바라나.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은 전문대학 학생들이 전문성을 더 확장하고, 학사학위 취득으로 사회 진출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제도다. 두 가지 제도가 단순히 학위 취득에 그치지 않고, 직무 전문성 강화와 경력 설계 디딤돌로 적극 활용되길 바란다. 특히 현장직무에 기반한 실무역량 중심의 전공심화과정은 취업 후 재직 중인 졸업생에게 경력 개발과 직무 전환의 기회이며 비용 대비 효율 높은 4년제 학위과정으로 기능한다. 또 산업체와 연계된 실무 프로젝트, 심화된 전공 연구, 창업 준비 등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다. 라이즈와 연계한다면, 지역 산업 맞춤형 전공심화모델도 다양하게 발전할 수 있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전공심화과정을 기반으로 ‘학위’ 이상의 가치를 얻고 직업세계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하길 기대한다.”

박나연 회장이 전문대학의 라이즈 준비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 전문대학 주요 재정지원 사업 대부분이 라이즈로 통합되면서 교육 현장에서 라이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협의회 차원에서 회원 대학들의 라이즈 준비를 어떻게 지원할 계획인가.
“현재까지 라이즈에 대한 해석과 준비 수준이 대학마다 편차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협의회는 정보 공유와 전략적 대응 플랫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원 대학들이 이 전환기를 함께 준비할 수 있도록, 공동 전략과 실천체계를 갖추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첫 번째로 협의회 워크숍에서 라이즈 정책을 주제로 세미나를 운영할 생각이다. 이와 함께 라이즈와 연계 가능한 학사구조 개선, 지역산업 맞춤형 학과 운영, 입시전략 재편 등 구체적 현안을 중심으로 실무분과위원회를 구성하고 대학 간 협력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전문대학이 지역 평생직업교육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제도 개선 내용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라이즈가 고등교육-지자체-산업체를 연결하는 구조인 만큼, 전문대학이 교육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책적 위상 강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할 생각이다.”

- 차기정부가 곧 출범한다. 전국 전문대학의 교무입학처를 대표하는 회장으로서 차기정부에 바라는 점은.
“새 정부가 우리 전문대학 교육의 중요성과 역할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전문대학은 지역사회와 산업 현장의 실질적 인재 양성기관으로서 우리 경제와 사회의 균형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저출생과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고등교육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문대학의 교육 혁신과 평생직업교육 역할 강화를 위한 정책적·재정적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 차기 정부가 전문대학을 단순한 ‘대학 중 하나’가 아니라 산업,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로 인식해야 한다. 또 지역혁신 정책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교육 생태계 조성에 힘써주길 기대한다.”

- 끝으로 전문대학 교무입학처 관계자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린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함께 고민하고, 함께 나아가야 할 시기다. 대학 교무처와 입학처를 맡고 계시는 처장·관계자분들은 대학의 교육 경쟁력과 학생 지원의 최일선에서 대학의 미래를 책임지는 매우 중요한 자리에 계신다. 앞으로도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하지 말고, 학생 중심의 입학·교육 지원 체계 구축에 더욱 매진해 주시길 바란다. 서로의 사례를 공유하고, 정책을 함께 제안하고, 제도 변화에 공동 대응한다면 함께 살아남는 길을 찾아갈 수 있다. 함께 지혜를 모은다면, 어떤 도전도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 여러분의 열정과 노력이 전문대학의 밝은 미래를 만드는데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 박나연 회장은…
순천제일대에 2000년 컴퓨터과학과 교수로 부임했으며 현재 의료재활과 교수로 학생들과 만나고 있다. 대학에서 학사운영정책부장, 교수학습정보지원센터장, NCS지원센터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입학관리처장을 맡고 있다. 또 한국전문대학 전공심화과정운영협의회장, 전국교무입학처장협의회 광주전남 지역회장이다. 이외에도 순천시자원봉사협의회장, 순천시자원봉사센터 이사, 순천시 아동급식 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5년 한국전문대교무
·입학처장협의회 상반기 정기총회에서 총괄회장으로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