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IB 포럼] “탐구·성찰·행동으로 키우는 미래 인재”… IB 교육 가능성 제시
‘IB Higher Education Forum 2025’ 23일 세종대 대양AI홀서 개최 강은희 교육감 “IB 통해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하는 힘 길러” “현행 입시·IB교육 엇박자 없도록 제도 보완·개선 이뤄져야”
[한국대학신문 김소현 기자] “IB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공동체 의식과 책임감을 지닌 아이들이다. 자신만이 아닌 모두가 잘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신념 아래 교육을 받고 있다.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미래에 희망을 갖고 있다”
강은희 대구광역시교육청 교육감은 23일 서울시 광진구 세종대 대양AI홀에서 열린 ‘IB Higher Education Forum 2025’에서 ‘IB가 준비하는 미래, 교육과정’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이같이 밝혔다. 획일화된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자기주도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해야 하며, IB 교육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강은희 교육감은 “대구교육청에서 IB를 도입한 지 7년째가 됐다. 7년간 이를 통해 폭넓은 경험을 하고 있다”며 “더 나은 교육을 하고 궁극적으로 우리 교육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IB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IB 교육은 △질문하기(탐구) △실행하기(행동) △생각하기(성찰)의 교수학습 방식을 따른다.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지식의 활용과 전이를 추구한다는 것이 강은희 교육감의 설명이다.
그는 “IB 교육은 질문을 통해 지식을 탐색하는데, 곧바로 탐구로 드러나지 않고 사전계획 및 조사의 과정을 아이들에게 충분히 훈련시킨다”며 “2년 과정의 긴 호흡을 통해 학습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더욱 집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학생들이 직접 논문 주제를 발굴하는 과정에서도 주변을 탐색하고 탐구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고2 겨울방학부터 학생들은 소논문을 쓰는 준비를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주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며 “실제로 대구 염색공단에서 나오는 폐수 처리와 관련해 관심을 갖고 주제를 발굴해 해결 방안을 고민하는 경우도 있었다. 의미 있는 질문을 설정하는 단계부터 탐구가 시작되며, 논문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해결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미래 인재를 육성한다고 표현할 때 수사적으로만 끝나지 않고 어떤 교육을 통해 아이들을 성장시킬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기후·환경 문제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시대에 이러한 융합, 자기주도적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란 기대를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은희 교육감의 기조 강연에 이어 장태성 대구서부고 교장(DP 학교장), 양미경 제주표선고 DP 코디네이터, 장정주 경기죽산고 DP 코디네이터가 참여하는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장태성 대구서부고 교장은 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이 조화를 이루도록 고등학교 현장과 대학이 함께 고민해 봐야 할 지점이 존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태성 교장은 “수능을 비롯한 대부분의 시험은 아이들이 내용을 기억하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양의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체크하고 있다”며 “지금과 앞으로의 시대에서 그러한 지식의 보유량을 측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교수학습 사이클을 동원해 아이들의 학습력을 계속해서 키워야 하고, 갖고 있는 핵심 지식을 활용하고 적용시키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현행 입시와 IB 교육이 엇박자가 나는 지점을 지적했다. 그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대입 전형의 마지막 요소 같지만, 모든 교육과정이 수능 최저를 바라보고 공부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IB가 가진 교육 목적과 가치가 있는데, 전통적인 교수학습의 목표와 다른 학습을 한 아이들을 단일한 형식과 기준으로 평가하는 점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B DP도 좋지만 결국 제도에 순응하려면 수능 최저 공부를 시켜야 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는 육상부 코치가 100~200m 달리기 선수와 5000~10000m 달리기 선수를 함께 달리도록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장태성 교장은 “제도적 한계가 존재하지만 IB의 본질과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열심히 교육할 것”이라며 “대학에서도 아이들이 자라 사회에서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정우 경기 죽산고 DP 코디네이터도 이어진 발표를 통해 “IB가 강조하는 탐구 기반은 수능 중심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며 “IB를 통해 저 역시 학생들과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B를 도입한 이후 죽산고는 빠른 변화를 맞고 있다는 것이 장 코디네이터의 설명이다. 학생들이 잠을 자던 교실에서 나아가 단편소설을 읽고 서로 질문하는 수업이 이어지고 있다. 장 코디네이터는 “IB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글을 읽으며 아이들의 삶을 직접 경험하는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며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는 과정을 통해 여러 관점을 수용하는 관점을 배웠으며, 실제로 서로 의견을 나누며 자신감을 얻은 친구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IB의 갈 길은 멀지만 창의적 배움이 제도 속에서 손해 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IB를 통해 학생들이 단순한 등급을 넘어 스스로 미래를 만드는 인재가 될 수 있도록 키워나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