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지방소멸 위기 극복 방안’ 폐교부지 활용한 지역활력타운
한광식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협회 사무총장(NFVEF 준비위원장)
교육부와 한국사학진흥재단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전국에서 문을 닫은 대학은 △4년제 11곳 △전문대 6곳 △대학원대학 3곳 △기타 대학 2곳 등 총 22곳이다. 물론 폐교대학들은 대부분 신입생 모집난에 따른 적자 운영과 재정결손 문제 등으로 문을 닫게 된 것이다.
이 중 하나인 강진군 소재 A대학은 2012년 폐교돼 지난해까지 방치됐고 이로 인해 대학이 위치한 성전면은 크게 쇠퇴하고 있었다. 강진군(군수 강진원)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대학 폐교 리모델링과 부지를 활용해 4차산업 핵심거점기지를 구축한다는 사업 제안으로 지난해 7월 전라남도가 주관한 ‘전남형 균형발전 300 프로젝트’ 공모사업에 선정돼, 총사업비 330억 원을 확보했다.
이를 시작으로 지난 5월 20일에는 A대학 옛 부지에 지역활력타운 조성사업을 공모해 선정됐다. 지역활력타운 조성사업은 행정안전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 8개 부처가 협업해 지방소멸 위기대응을 위해 은퇴자, 귀농귀촌 청년들의 지방이주·안정적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주거, 생활인프라, 생활서비스를 통합 지원해 살기 좋은 전원마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번 선정된 강진군의 ‘숲속품愛 마을’ 사업은 폐교된 A대학 부지(2만 1620㎡) 일부에 70세대(공동주택 60세대, 타운하우스 10세대)의 주거단지와 생활지원센터를 조성해 청년 취·창업 지원, 지역 소상공인 성장지원 등 지역 활성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필자도 작년 10월부터 옛 A대학 부지 기업유치 전략과 폐교 활용방안에 대한 자문과 컨설팅을 수행한 바 있다. 참고로 이 프로젝트 자문과 컨설팅에는 전 산업통상자원부 B차관, 강원대 C교수, 대중소농어업협력재단 D본부장, E대표, F대표 등이 참여했다.
지방대학 폐교문제는 교육부 차원에서도 논의가 된 지는 꽤 오래됐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대학 쏠림 현상이 커지면서 더욱 현실화 되고 있다. 2015년 1.24명이던 출산율이 2024년에는 0.75명으로 크게 줄었고, 금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생산, 고용, 기업 등 모든 자원과 기회가 수도권으로 집중하면서 청년들이 지방을 떠나고, 이로 인해 지방은 생산성 저하와 성장동력의 상실로 지역경제는 크게 위축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지방대학의 붕괴는 지역경제와 지역사회의 붕괴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지방 전체의 소멸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이번 A대학 폐교를 활용한 지방소멸 극복방법은 폐교라는 공간을 잘 활용하면 신산업과 새로운 인구 유입을 통한 지방소멸 문제해결에 단초(緞綃)가 될 수 있다.
이제 대학은 미래사회를 열어갈 역량을 축적하고, 지역에서 양질의 교육 운영을 책임져야 한다. 지금보다 지방이 체계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산학(地産學) 협력체계가 견고히 구축돼야 한다. 지산학(地産學) 협력은 지자체와 기업, 대학이 서로 협력해 지역의 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인재를 양성하는 지역발전 생태계를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고, 지능적인 사회로 진화되고 있어 지산학(地産學) 협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 점에서 금년부터 교육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 구축은 지역 주도로 지역발전 전략과 대학지원을 연계해 지역-대학의 동반성장을 마련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크다. 이제 대학도 라이즈(RISE) 전환에 따라 교육부의 의존도를 최대한 줄이고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의 사업 확장을 위한 협력체계를 견고히 구축해야 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