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목포대처럼만 하면 된다”… 국립목포대, 글로컬대학 전국 유일 ‘S등급’ 달성

조선해양에서 세계로, 지역산업 연계 고등교육 혁신의 완성형 모델 초격차 해양기술-청년 정주 캠퍼스-세계형 협력연구로 압도적 성과 전남도립대 통합 승인… 대한민국 최초 2·4년제 통합 국립대 출범

2025-06-23     백두산 기자
지난 2월 국립목포대는 전라남도와 공동으로 ‘제2회 전남글로벌혁신포럼’을 개최했다. 혁신포럼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목포대)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2025년 교육부가 글로컬대학 20개교를 대상으로 시행한 연차평가에서 국립목포대학교(총장 송하철)가 전국 유일하게 최고등급인 S등급을 받았다. 이 등급은 단순히 연차계획서를 잘 제출했다고 주어지는 결과가 아니다. 대학이 제시한 실행계획이 실제로 얼마나 성과로 전환됐는지, 지역사회와의 협력체계가 얼마나 구조화됐는지, 그리고 향후 지속가능성이 어느 수준에 이르렀는지를 복합적으로 평가해 산출된 결과다.

교육부 글로컬대학평가위원회는 “국립목포대는 타 대학들이 여전히 실행 기반을 구축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는 반면, 이미 여러 과제를 선도적으로 수행했고, 지역과 연계한 실질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며 “명확한 전략, 일관된 추진력, 가시적 성과를 모두 갖춘 모범사례”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국립목포대는 글로컬대학 사업이 요구한 거의 모든 핵심지표에서 ‘목표 초과 달성’ 혹은 ‘전국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며 단연 돋보였다.

■ 해양에서 시작된 혁신, 글로벌로 확장되다 = 국립목포대의 글로컬 전략 핵심은 단연 ‘해양’이다. 대학은 일찍이 조선해양, 해상풍력, 무탄소선박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설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교육·연구·산학·창업·정주 등 다섯 축을 연계한 해양특성화 혁신모델을 구상했다. 흔히 ‘R&D 중심 특성화’라고 하면 실험실과 논문에 머무르기 쉬운데, 목포대는 산업 생태계와 연결된 ‘살아있는 해양산업대학’을 만들겠다는 구체적 비전을 세운 것이다.

이 전략의 상징적 결과물이 바로 글로벌 사이언스파크(GSP)다. 영암 신해양산업단지와 나주 에너지밸리에 각각 조성된 GSP-O, GSP-E는 단순한 캠퍼스 확장형 연구단지가 아니다. 세계 최초 LNG-수소극저온시스템연구센터, 세계 최대 해양케이블시험연구센터, 초대형 해상풍력 실증센터, 친환경 첨단용접센터, 차세대 해양전력연구소 등 ‘글로벌급 R&D 허브’들이 집적돼 있으며 여기에 스타트업랩, 프로젝트랩, 글로벌 교육인프라 등이 복합적으로 배치돼 있다.

GSP에는 현재 세계적 수준의 6개 글로벌 Only-1 연구센터가 가동 중이다.
LNG-수소극저온시스템연구센터는 LNG 및 수소운반선의 한국형 극저온 화물창의 성능평가를 통해 국산화 실증에 성공했고, 해양케이블시험연구센터는 LS전선과 함께 해양풍력발전기용 해저전력케이블 등의 4조 원 규모 글로벌 수주 성과를 견인했다. 여기에 SMR 선박연구소, 초대형해상풍력실증센터, 차세대 해양전력기술 연구소 등도 본격 운영되며, 대한민국의 기술 자립과 미래 전략산업 주도권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이 모든 공간은 단순히 설계된 것이 아니라, 실제 기업의 기술 수요와 지역 산업의 변화 흐름을 반영해 조성된 구조다. 즉, 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인재를 대학이 공급하고, 기업은 대학의 인프라와 인력을 활용해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내는 선순환 모델이 이미 작동 중이다.

(출처=목포대)

■ 수치로 증명된 성과… S등급을 만든 숫자들 = 국립목포대의 압도적 평가 결과는 실적 수치만 봐도 단번에 확인할 수 있다. 2024년 한 해 동안만 글로벌 프로젝트랩 과제 수행 건수는 52건으로, 애초 목표의 다섯 배 이상을 초과 달성했다. 글로벌 공동연구는 23건에 달했고, 특허출원과 등록은 총 54건, 국제학술지 발표 논문은 100편을 넘겼다.

창업 분야에서도 두드러진 성과가 있었다. 신규 스타트업 창업 16건, 관련 고용 창출, 기술이전 및 시제품 개발까지 실현되며 실험실 창업의 구체적 모델을 만들어냈다. 다수의 외국인 연구원들과 국내 연구원들이 국경을 초월해 연구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공동연구와 공동교육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글로벌 멤버십제도에도 글로벌 기업 및 국내 대기업 등 120개 사가 가입했다. 이처럼 연구와 창업, 국제협력 성과가 고르게 분포된 대학은 글로컬대학 중에서도 극히 드물다.

교육성과 또한 주목할 만하다. 2024년 한 해에만 글로벌 교육과정 수료자는 1800명을 넘겼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산학 멤버십 기관으로 취업하거나, 국제 공동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실질적 연계가 이뤄졌다. 전임교수 1인당 평균 연구비는 3억 2000만 원에 이르러 연구중심대학 못지않은 집약도를 보여준다.

국립목포대는 지난해 6월 해상풍력 연구개발 및 인력양성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목포대)

■ 해상풍력을 통해 연결된 세계… 국립목포대, 국제협력 전면에 나서다 = 국립목포대의 해양 전략은 국내에 머물지 않는다. 해상풍력 분야에서는 노르웨이 딥윈드오프쇼어(DWO), 서부노르웨이응용과학대학(HVL), 국립목포해양대 등과 국제공동연구 및 공동학위 프로그램, 교환학생 사업 등을 다층적으로 전개 중이다.

딥윈드오프쇼어는 북유럽 최대 해상풍력 개발 컨소시엄으로, 최근 전남 해역에 2GW급 해상풍력단지를 추진 중이다. 국립목포대는 이들과 함께 해상풍력 운영 최적화, 인재양성, 기술이전, 국제공동캠퍼스 모델까지 논의하고 있으며, 이는 단일 대학으로는 보기 드문 ‘해외 산업체 직접 연계형 고등교육 협력’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국립목포대는 2024 해상풍력 공급망 컨퍼런스 전시회에 참가해, 단독 부스에서 대학의 R&D 성과, 교육과정, 산업협력 사례를 직접 공개하고 국내외 기업들과의 미팅을 성사시켰다. 이는 글로컬대학 중 유일한 사례로, ‘대학이 산업을 이끈다’는 정책 기조를 현실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 대한민국 고등교육의 새 지형도… 2·4년제 통합 국립대 출범 = 지난 5월 28일 교육부는 국립목포대와 전남도립대의 통합을 최종 승인했다. 2026년 3월 1일, 대한민국 고등교육사 최초로 2년제 전문학사 과정과 4년제 학사 과정을 통합 운영하는 ‘통합 국립목포대학교’가 출범하게 된다.

통합 이후, 국립목포대는 도림캠퍼스를 중심으로 9개 단과대(18개 학부, 20개 학과)를, 담양캠퍼스를 중심으로 1개 단과대(4개 학부, 2개 학과)를 운영하며, 전문기술-학문탐구-산업연계-정주인프라까지 포괄하는 하이브리드형 고등교육기관으로 진화한다.

이번 통합은 단순한 물리적 병합이 아니다. 고졸-전문학사-학사-석사-취업까지 연결되는 전 주기형 학습-진로 경로를 구축함으로써 지역 청년들에게 실질적 교육경로를 제공하고, 지역산업에는 숙련 기술인력과 고급 연구인재를 동시에 공급하는 새로운 ‘지역혁신 교육 플랫폼’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도림캠퍼스(목포)와 담양캠퍼스(도립대)를 중심으로 국립목포대는 총 7개의 캠퍼스를 갖춘 전남 최대 규모의 지역 거점 국립대로 거듭난다.

송하철 국립목포대 총장이 ‘전남글로벌혁신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국립목포대)

■ 글로컬의 완성형을 향해 나아가는 국립목포대 = 국립목포대는 글로컬대학 사업의 2단계 목표를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 오는 2028년까지 글로벌 교육과정 참여 인원을 5800명까지 늘리고, 100개의 글로벌 스타트업을 창업 유치할 계획이다. 이 중 많은 수는 지역 내 정주형 기업으로 육성된다.

또한 외국인 전문 인재 3000명을 지역에 취업시키는 구조를 만들고, 동시에 산학 R&D를 통해 확보하는 특허·논문·기술이전 실적을 780건을 달성해 대학이 지역 산업을 리드하는 구조를 제도화할 예정이다.

송하철 국립목포대 총장은 “S등급은 하나의 성과이자 동시에 책임의 시작”이라며 “대한민국 고등교육이 어디로 나아갈지, 지역대학이 어떻게 국가 미래전략과 연결될 수 있을지를 국립목포대가 입증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남도립대와의 통합은 그 자체로 지역기반 글로컬 전략의 상징이며, 우리가 제시한 방향이야말로 전국 대학이 참고할 수 있는 진정한 로드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