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덕성여대 연구팀, 1인 가구 성별·연령별 건강 불평등 심각하다

정책 설계 및 민간서비스 기획에 고려해야

2025-07-18     이정환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정환 기자] 최근 한국 사회에서 1인 가구는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가구 유형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전체 가구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1인 가구는 연령, 성별, 소득 수준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한 특성을 가지며, 건강과 삶의 질 측면에서도 이질적인 양상을 보일 수 있다.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1인 가구를 동질적인 집단으로 간주하거나 특정 계층에 국한된 분석에 그쳐, 1인 가구 내 세부 특성을 반영한 건강불평등 분석은 미흡한 상황이다.

왼쪽부터 이해랑 연구조교수(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김선집 연구원(서울대 치학연구소), 강민지 조교수(덕성여대 식품영양학과).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해랑 연구조교수(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김선집 연구원(서울대 치학연구소), 강민지 조교수(덕성여대 식품영양학과)는 1인 가구의 건강과 삶의 질 격차를 성별 및 연령별로 정밀 분석하고자 본 연구를 수행했다.

본 연구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수행된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 데이터를 활용해 19세 이상 성인 4만 839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했다. 연구진은 참여자를 1인 가구와 다인 가구로 구분하고, 성별 및 연령별 하위집단으로 나누어 식생활(한국형 건강식이지수, KHEI), 대사건강지표(BMI, 허리둘레,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 등), 삶의 질(EQ-5D)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에는 다변량 회귀 및 로지스틱 회귀모형이 활용됐으며, 성별·가구유형 간 상호작용 효과도 함께 고려했다.

1인 가구 식습관 및 건강에 대한 비교 연구.

연구 결과, 중년 남성 1인 가구는 식생활의 질이 가장 낮고, 허리둘레, 혈압, LDL 콜레스테롤 등 대사질환 위험 요인이 유의하게 높았다. 반면 여성 1인 가구는 전반적인 신체 건강지표는 다소 양호했지만, EQ-5D 지수에서 삶의 질이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특히 고령 여성에서 이동성, 통증, 불안감 항목에서 불편을 많이 호소했다. 이처럼 1인 가구 내부에서도 성별과 연령에 따른 건강 격차가 뚜렷하게 확인됐으며, 연구진은 이러한 양상이 정책 설계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함을 강조했다.

연구팀은 1인 가구의 건강과 삶의 질을 세분화하여 분석함으로써, 획일적인 1인 가구 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중년 남성 1인 가구에는 대사건강 중심의 건강증진 프로그램이, 고령 여성 1인 가구에는 정서적 지지와 사회적 연결을 강화하는 개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향후 1인 가구 정책은 가구 유형뿐 아니라 연령과 성별 특성을 반영한 정밀한 맞춤형 건강 전략이 요구되며, 본 연구는 그러한 정책 설계 및 민간서비스 기획에 활용될 수 있는 실증적 기초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학문적·사회적 기여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