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책] SF와 만화의 교차점을 탐험하다

지금만화 발간위원회 지음 《지금, 만화 26호》

2025-08-14     정수정 기자
(사진=한국만화영상진흥원)

[한국대학신문 정수정 기자] 국내 유일의 만화비평지 《지금, 만화》가 26호를 통해 ‘SF와 만화’를 집중 조명했다. 2018년 창간 이후 한국 만화·웹툰계의 현안과 작품을 심층 분석해온 이 잡지는, 이번 호에서 과학기술 시대의 상상력과 인간성을 다루는 SF 장르의 변천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룬다.

SF(Science Fiction)는 과학적 사실과 이론을 바탕으로 인간이 가보지 못한 세계를 그리는 장르다. 이번 커버스토리는 1952년 최성권의 〈헨델박사〉, 1959년 김산호의 〈정의의 사자 라이파이〉로 시작된 한국 공상과학만화의 역사에서 출발해, 1960년대 신동우·이정문 등 작가들의 우주·로봇 영웅물, 2000년대 양영순의 〈덴마〉와 김성민의 〈나이트런〉, 그리고 최근 뱁새·왈패의 〈물위의 우리〉 등으로 이어진 흐름을 짚는다.

《지금, 만화》는 한국에서 SF가 여전히 비주류 장르로 취급받는 현실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로맨스 판타지, 이세계물 중심의 시장 구조 속에서도 SF 웹툰이 틈새 장르로 강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으며, 최근 10년간 매년 두 배 가까이 작품 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통계로 제시한다. 아포칼립스, 생존, AI, 크리처 등 SF적 키워드가 혼합 장르와 결합하며 서사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는 경향도 주목했다.

‘크리틱’ 코너에서는 〈기계전사 109〉와 〈하우스키퍼〉를 비교 분석하고,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통해 순정만화 속 스페이스 오페라의 특징을 살폈다. 또한 〈검은 방주〉와 일본 로봇만화 대표작들을 함께 비평했다. 인터뷰에서는 〈기계전사 109〉의 김준범 작가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백종훈 원장이 등장해 창작 현장과 정책 현안을 전했다.

이 밖에도 ‘잠 못 이루는 한여름밤에 보면 좋은 만화’ 추천, 평론가 선정작 집중 비평, 원로 만화가 이우정과의 대담 등 다양한 기사가 실렸다. SF의 철학적 질문부터 대중적 유희성까지, 《지금, 만화》 26호는 한국 SF 만화·웹툰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가능성을 함께 탐색한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