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교육, 협력·공감 및 리터러시 능력 길러줘야”

교육부·KERIS, 인공지능·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콘퍼런스 개최 “디지털 활용 능력과 사회정서적 상호작용 역량 갖춘 인재 양성해야” 대학-산업 간 간극 줄이는 고민 필요… 인턴십, 무전공 확대 등

2025-08-13     김소현 기자
인공지능 이미지. (사진=아이클릭아트)

[한국대학신문 김소현 기자] 교육부와 학술교육정보원(원장 정제영, 이하 KERIS)은 13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2025년 인공지능(AI)·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콘퍼런스는 ‘교사, 연결과 협력으로 길을 만들다. 숲이 되다’를 주제로 열렸으며, 교육 현장의 성공 사례와 강의 비법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인공지능(AI)·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선도교사 연수 참여자 및 관심 교원 등 1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교사의 역량 강화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특히 이날 ‘인공지능(AI) 시대, 사람 중심 미래 교육의 방향’을 주제로 ‘제14회 디지털 인재 양성 100인 포럼’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포럼에는 김영곤 교육부 차관보, 정제영 KERIS 원장, 신태섭 이화여대 미래교육연구소장을 비롯해 송해덕 중앙대 교수, 이상욱 한양대 교수, 김현철 고려대 교수, 김용성 충남대 교수, 김홍래 춘천교대 교수 등 교육계 전문가들이 자리했다.

김영곤 차관보는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기술 패권을 선점하기 위한 인재 확보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AI 3대 강국을 목표로 세부 국정과제를 수립했다.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초중고 단계서부터 양성하겠다는 취지”라며 “오늘 포럼은 AI 시대 사람 중심 미래 교육의 방향을 주제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교육의 가치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늘 논의되는 다양한 주제가 각자의 교실에서 변화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제영 원장은 “디지털 인재 양성이란 목표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상당히 많은 고민과 노력을 이어왔고 지금도 과정 안에 있다”며 “함께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기조 강연이 진행되는데, 1번 키워드는 ‘함께’라고 생각한다. 함께 손잡고 나아가야 한다는 부분이 AI와 인간도 그렇고 인간과 인간도 그렇다.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고민해 나가야 할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날 송해덕 중앙대 교수는 ‘함께 만드는 미래: AI 시대, 관계로 구축하는 교육’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펼치며 AI 시대를 맞아 미래 핵심 인재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AI의 도입에 따라 협력과 소통, 공감, 윤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갈등을 조율하는 스킬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 활용 역량을 갖춘 것은 물론 사회정서적 상호작용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10년 사이 학습에 대한 교사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AI의 등장에 따라 학생들에게 교사가 실질적으로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학생들이 수업에 몰입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방향으로 교사 연수도 변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AI와 성공적으로 협업하기 위한 교육을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상욱 한양대 교수는 “인공지능이 우리에게는 굉장히 낯선 지능이다. 굉장히 똑똑하지만 동시에 통상적으로 어마어마하게 멍청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낯선 지능과 협업하는 과정을 교육해야 하며, 디지털 활용 능력도 중요하지만, AI 리터러시를 폭넓게 연구하고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학 교육과 산업 간 간극을 줄이고 교육의 역할을 재정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현철 고려대 교수는 “대학과 산업 간 간극이 점점 커지는 것이 AI 시대의 또 다른 문제”라며 “기업은 공채를 줄이는 추세고 경력을 갖춘 인재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수업만 들은 학생들은 경력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미네르바 대학은 산업과 대학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4학년 과정을 인턴으로 운영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용성 충남대 교수는 AI 도입에 따른 학생 간 격차를 줄이는 방향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교수는 “성적이 높은 학생일수록 AI를 많이 활용하고 부모의 경제력과 학력이 높을수록 이를 많이 사용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며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점점 벌어질 수 있다. 교육 현장에서 이러한 격차를 줄여줄 수 있는 정책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홍래 춘천교대 교수는 최근 화제가 된 학교 수업 중 스마트기기의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개정안’과 관련해 AI 시대를 맞아 사회적 논의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개정안에는 학생의 학습권 보호와 교원의 교원 활동을 위해 스마트기기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교실에 들어온 AI와 해당 법안의 일부는 충돌한다. AI의 위험성이 높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이것이 해결 방안일지는 사회적 논의가 확장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실질적인 AI 활용 경험을 쌓으면서 문제를 확인하고 고쳐나가는 과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