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청정에너지 돌파구 제시… 세계가 주목한 성과
IEA “내년 에너지 투자 3조 3000억 달러”… 청정에너지 경쟁 가속 서울시립대·KAIST, 태양광 활용 친환경 광전기화학 촉매 기술 개발 국제학술지에 게재… 수소·탄소 전환 확장 가능, 국제 경쟁력 확보
[한국대학신문 임연서 기자] 전 세계적으로 청정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학에서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원천기술을 확보해 주목된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우리나라의 원천기술에 대한 국제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24일 에너지경제연구원(KEEI)의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25년 에너지부문 투자 규모가 3조 3000억 달러에 이르러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또한 재생에너지, 원자력, 전력망, 에너지 저장설비, 저배출 연료, 에너지 효율, 전기화 부문에 대한 투자의 경우 2025년 기준 총 2조 2000억 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석유, 가스, 석탄 부문에 투자하는 1조 1000억 달러 규모에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에 서울시립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공동 연구를 통해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해 눈길을 끈다. 최근 이효선 서울시립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박정영 KAIST 화학과 교수, 이효철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태양광을 이용한 차세대 친환경 광전기화학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화학과 박혜원 학생, 서울시립대 신소재공학과 천승현 학생, KAIST 화학과 이정훈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JACS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지난 17일 자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플라즈모닉 금속의 핫전하의 활용도를 극대화해, 기존보다 태양광 물 분해 효율을 크게 향상시킨 새로운 촉매 기술을 구현했다.
플라즈모닉 금속은 태양광의 약 47%를 차지하는 가시광선 영역을 활용할 수 있으며, 차세대 친환경 물 분해 촉매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태양광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생성된 고에너지 전하(핫전하)가 빠르게 재결합해 반응에서의 저효율 문제가 있어왔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고자 금-팔라듐(Au@Pd) ‘안테나-리액터(antenna-reactor)’ 구조의 코어-쉘 나노입자를 제작해 팔라듐 쉘을 원자층 수준으로 정밀하게 제어해 함량 변화에 따른 반응성을 비교했다.
Au 코어는 가시광선을 흡수한 뒤, 플라즈모닉 핫전하를 생성하는 ‘안테나’ 역할을 수행하고, 원자층 수준의 Pd 쉘은 이를 빠르게 표면으로 이동시켜 화학 반응에 참여시키는 ‘리액터’ 역할을 한다.
또한, Au@Pd 나노입자를 이산화티타늄(TiO2) 나노튜브 전극과 결합해 핫전자(hot electron)는 금속 입자와 이산화티타늄 나노튜브로 빠르게 이동 후 상대 전극인 플래티넘 코일에서 수소 발생 반응에 참여하고, 나노입자 Pd 표면에 남은 고밀도의 핫정공(hot hole)이 산소 발생 반응을 촉진했다.
나노입자와 이산화티타늄 나노튜브 계면에 형성된 쇼트키 배리어(Schottky barrier)가 핫전하의 재결합을 억제해 손실을 최소화했으며, 단일층의 Pd 쉘이 핫정공의 활용도를 극대화해 반응 효율을 크게 향상시켰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초고속 레이저 분광 기술(femtosecond transient absorption spectroscopy)을 활용해 펨토초 단위의 순간에 일어나는 핫전하 다이내믹스를 직접 포착했다.
분석 결과, Au@Pd 나노입자의 Pd 쉘이 원자층 수준에서 더 넓게 피복 될수록 Au 코어에서 생성된 플라즈몬 유도 핫전자, 핫정공의 이동이 빨라져 핫전하 재결합으로 인한 손실은 줄고 반응 효율은 높아지는 핵심 메커니즘이 명확히 입증됐다.
교육계에선 이번 연구 성과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JASC에 게재됐다는 점에서 국내 연구진이 청정에너지 원천기술 분야에서 국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을 상징한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효선 서울시립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에 “수소 생산과 탄소 전환과 같은 글로벌 청정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기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를 기반으로 향후 청정 수소 생산, 이산화탄소 전환, 오염물질 저감 등 다양한 에너지·환경 분야로 연구를 확장해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