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QS 글로벌 MBA 랭킹 발표, 퇴보한 K-MBA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 1위 탈환, 스탠포드 GSB 4위로 하락하며 순위 지각변동 연세대-성균관대, 순위 하락하며 위기감 고조…서울대 등 주요 대학 미포함 ‘충격’ 고용 가능성과 사고 리더십이 핵심 지표로 부상하며 MBA 교육의 새로운 방향 제시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세계적인 대학 평가 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가 지난 17일 2026년 QS 글로벌 MBA 순위를 발표했다. 올해 순위는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MBA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용 가능성(Employability)과 사고 리더십(Thought Leadership) 지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전통적인 명성을 넘어 실질적인 영향력과 혁신적 연구 역량을 갖춘 대학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하지만 국내 경영대학의 성적표는 사뭇 냉정했다. 지난해 보다 순위 하락을 기록한 연세대와 성균관대를 비롯해, 국내 최고 명문대들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등 K-MBA의 현주소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결과였다.
■ 글로벌 순위, ‘실용성’과 ‘혁신’이 승부 갈라 = 이번 2026년 QS 글로벌 MBA 순위에서는 미국 대학들의 강세가 여전한 가운데, 유럽 대학들이 약진하며 순위의 변화를 이끌었다.
특히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 스쿨(Penn/Wharton)이 지난해 2위에서 1위로 올라서며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와튼 스쿨은 고용 가능성(Employability) 지표에서 98.8점을 기록하며 실질적인 인재 배출 역량을 인정받았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arvard Business School)은 지난해 3위에서 2위로 한 계단 상승했으며, MIT 슬론 스쿨(MIT/Sloan)은 지난해 4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반면 지난해 1위였던 스탠포드 GSB(Stanford Graduate School of Business)는 4위로 내려앉았다. 스탠포드는 기업가 정신 및 동문 성과(Entrepreneurship & Alumni Outcomes) 지표에서 100점을 기록하며 독보적인 강점을 보였지만, 다른 지표에서의 상대적 약세로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QS가 발표한 글로벌 톱10 순위는 다음과 같다. 1위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2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3위 MIT 슬론, 4위 스탠포드 GSB, 5위 HEC 파리, 6위 런던 비즈니스 스쿨, 7위 캠브리지 저지, 8위 INSEAD, 9위 노스웨스턴 켈로그, 그리고 10위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톱10 대학들은 공통적으로 모든 평가 지표에서 고른 고득점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더의 면모를 보여줬다. 특히 고용 가능성과 사고 리더십 지표에서 90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기록한 것이 공통된 특징이었다.
■ 국내 MBA, 지난해보다 순위 하락 = QS 2026년 글로벌 MBA 순위에서 국내 대학의 성적은 기대를 밑돌았다. 전체 순위표에 이름을 올린 국내 대학은 연세대와 성균관대 단 두 곳에 불과했다. 특히 두 대학 모두 지난해에 비해 순위가 하락하는 결과를 보이며, 국내 MBA 교육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심각한 경고음을 울렸다.
구체적으로 연세대 경영대학원은 지난해(82위)보다 하락한 세계 101-110위권을 기록했다. 지표별 점수는 △취업 가능성 42.00점 △창업가 정신 및 동문 성과 61.50점 △투자 수익률 69.90점 △사고 리더십 73.70점 △학급 및 교수진 다양성 51.90점이었다.
성균관대 GSB 또한 지난해 151-200위권에서 하락한 201-250위권을 기록했다. 지표별 점수는 △취업 가능성 34.10점 △창업 정신 및 동문 성과 34.50점 △투자 수익률 46.50점 △사고 리더십 56.50점 △학급 및 교수진 다양성 63.00점이다. 다만 성균관대는 연세대보다 ‘학급 및 교수진 다양성’ 지표에서 11.10점 더 앞섰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국내 최고 명문대로 꼽히는 서울대와 고려대 등 다른 주요 대학들이 이번 QS 글로벌 MBA 순위에서 아예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 MBA 시장이 소수 대학을 제외하고는 글로벌 평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과거 글로벌 순위에서 꾸준히 이름을 올리던 이들 대학의 미진입은 국내 MBA 교육 전반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글로벌 톱10 MBA의 성공 방정식,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 = QS 2026년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글로벌 톱10 MBA들의 성공 방정식을 분석해 보면, 단지 ‘명문’이라는 명성을 넘어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은 고용 가능성(Employability)과 사고 리더십이라는 두 가지 핵심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글로벌 톱10 MBA들은 높은 취업률을 넘어, 졸업생들이 시장에서 얼마나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지에 집중하고 있다.
QS 평가에서 고용 가능성 지표는 졸업생 취업률뿐만 아니라, 전 세계 5만여 명의 고용주 평판도와 동문 평판도를 종합적으로 반영한다. 1위를 차지한 와튼 스쿨은 이 지표에서 98.8점이라는 압도적인 점수를 기록하며, 졸업생들이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음을 증명했다.
이는 단순히 MBA 과정을 마친 인재를 배출하는 것을 넘어, 시대의 흐름을 읽고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리더’를 길러내는 데 성공했다는 방증이다. 또한 사고 리더십은 MBA 교육의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로 부상했다. 이 지표는 교수진의 연구 역량, 논문 게재 실적, 그리고 교수진의 평판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MIT 슬론 스쿨은 이 지표에서 98.9점을 기록하며 공동 1위에 올랐다. 이는 슬론 스쿨이 인공지능, 빅데이터, 지속 가능성 등 미래 사회의 핵심 이슈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데 앞장서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통적인 경영학을 넘어, 미래 기술과 사회 문제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는 것이 이제 MBA 교육의 필수 요소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번 QS 2026년 글로벌 MBA 순위 결과는 국내 MBA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대학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K-MBA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톱100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