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책] 기업과 예술의 동행, 그 궤적을 기록하다

김영재·임광기 지음 《메세나 코리아 29선》

2025-09-26     정수정 기자

[한국대학신문 정수정 기자] “메세나란 무엇인가. 기업은 왜 문화·예술을 지원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려는 책 《메세나 코리아 29선》(김영재·임광기 지음)이 출간됐다. 국내 기업과 재단의 문화·예술 지원 활동을 기사 기반의 서술과 사진으로 정리한 국내 최초의 시도로, 기업과 예술의 관계를 객관적 사례로 조망한 기록물이다.

책은 국내 주요 기업 29곳의 활동을 심층 분석했다. 단순한 후원 사례 나열이 아니라 기업과 예술이 손잡을 때 어떤 가치가 창출되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들은 메세나가 기업 사회공헌 활동 가운데 가장 창의적인 방식이며, 지역사회와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한다.

책에 소개된 기업들은 삼성문화재단, 금호문화재단, CJ문화재단, LG그룹,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등 굵직한 이름들이다. 삼성문화재단은 리움·호암미술관 운영을 통해 한국 미술계의 중추적 역할을 해 왔고, 금호문화재단은 영재 음악인 발굴로 음악계 저변을 넓혔다. CJ문화재단은 대중문화 창작자들을 지원하며 젊은 예술인의 등용문이 되고 있다. LG그룹은 LG구겐하임어워드, LG OLED 아트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아트 신과 연결을 강화했고, 현대자동차그룹은 테이트모던 등 해외 미술관과 협업하며 국제적 예술 교류를 선도했다. 포스코그룹은 서울·포항·광양에서 미술관을 운영하며 지역과 예술을 잇는 역할을 맡고 있다.

또한 크라운해태제과그룹의 국악 지원, 신한카드의 아트 페어와 아름인도서관, 호반그룹의 호반미술상, 롯데장학재단의 신격호샤롯데문학상 등 다양한 방식의 메세나 활동도 기록돼 있다. 특히 가구몰을 운영하는 가구톡세상의 사례는 메세나가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 경제적 규모보다 사고와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운다.

《메세나 코리아 29선》은 현장 취재와 기업 자료, 인터뷰를 토대로 한 아카이브적 성격을 지닌다. 기업 홍보를 넘어 비판적 시각과 객관성을 유지하며 예술 생태계 속 기업의 역할을 균형 있게 정리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와 대중적 활용성을 함께 확보했다.

저자들은 이번 책을 통해 한국 메세나 수십 년의 궤적을 집약하며, 기업 후원의 역사와 현재, 앞으로의 과제를 통시적으로 조망한다. 이는 문화·예술 후원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향후 정책과 실천의 기초 자료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