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2025 EMBA] 고려대,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순위권 진입

고려대, FT EMBA 순위 세계 64위 등극…졸업생 ‘연봉 경쟁력’으로 홀로 순위 수성 글로벌 TOP 10 지형 대격변…‘워싱턴-푸단 EMBA’ 1위, 아시아-미국 연합 시대 예고 FT 랭킹의 변화, 연봉 넘어 ‘책임 경영’으로…다양성과 ESG가 순위의 ‘숨겨진 변수’

2025-10-15     백두산 기자
워싱턴 대학교 올린 경영대학원. (사진=올린 경영대학원 홈페이지)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세계 경영 교육의 표준을 제시하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inancial Times, 이하 FT)가 지난 13일 발표한 ‘2025 글로벌 EMBA(최고경영자과정, Executive MBA) 순위’에서 한국 대학은 고려대학교가 유일하게 글로벌 100대 프로그램에 이름을 올렸다. K-EMBA 프로그램의 글로벌 진입 장벽이 높아지는 가운데, 고려대가 세계 64위를 기록하며 국내 최고위 경영자 교육의 명맥을 홀로 지켜냈다.

■ 고려대 EMBA, ‘압도적 ROI’의 힘 = 2025년 FT 글로벌 EMBA 순위에서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EMBA 과정은 세계 64위를 기록하며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100위권 안에 랭크됐다. 특히 이번 순위는 세계 유수의 대학들이 대거 진입하거나 순위를 급등시킨 상황에서 얻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고려대 EMBA가 글로벌 평가 기관으로부터 이처럼 확고한 경쟁력을 인정받는 핵심 동력은 재정적 성과(Financial Metrics)다. FT 랭킹에서 가장 큰 가중치를 차지하는 두 축은 ‘가중 평균 연봉(Weighted Salary)’과 ‘연봉 인상률(Salary Increase)’이다. 고려대 EMBA 졸업생들은 현재 연봉 약 29만 7,666달러(약 4억 원)를 기록하며 글로벌 상위권 EMBA 동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제적 성과를 입증했다.

이러한 높은 연봉은 동문들이 EMBA 과정을 통해 습득한 전문 지식과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기업 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실질적인 몸값 상승을 이끌어냈음을 의미한다.

FT는 졸업 후 3년이 지난 동문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순위를 산정하는 만큼, 고려대 EMBA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학위가 단순한 명예가 아닌, 고위 경영자로서의 커리어 발전과 직결되는 강력한 투자 대비 수익률(ROI)을 보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려대는 이번 순위 수성을 통해, 한국의 역동적인 비즈니스 환경과 글로벌 표준을 결합한 독자적인 교육 모델이 세계 무대에서도 통용됨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 글로벌 TOP 10 동향, ‘퓨전 프로그램’의 시대 = 2025년 FT 글로벌 EMBA 순위의 최상위권은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탄생한 ‘퓨전 프로그램’들이 지배하며 경영 교육의 새로운 지형을 구축했다.

가장 충격적인 변화는 워싱턴대학교 올린(WashU) - 푸단(Fudan) EMBA의 단독 1위 등극이다. 전년도 3위였던 이 프로그램은 미국 서구의 교육 노하우와 중국 상하이 푸단대 경영대학원의 강력한 아시아 시장 네트워크가 결합된 결과, 압도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WashU-Fudan EMBA 졸업생들의 연봉은 71만 8,662달러로, 2위인 중국 유럽 국제경영대학원(CEIBS) 글로벌 EMBA(56만 8,696달러)를 크게 따돌렸다. CEIBS는 지난해 1위에서 한 계단 하락하며 아시아 시장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 간의 치열한 경쟁을 보여줬다.

이 외에도 FT 글로벌 EMBA TOP 10에는 △ESCP Business School(3위) △Kellogg/HKUST Business School(4위) △Skema Business School(5위) △Trium: HEC Paris/LSE/NYU: Stern(6위) △Insead(7위) △Fudan University School of Management(8위) △Arizona State University: WP Carey(9위) △Guanghua-Kellogg(10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2025 파이낸셜 타임즈(FT) 선정 EMBA 세계 순위. (자료=파이낸셜타임즈 홈페이지)

특히, 아시아 연계 또는 소재 프로그램이 최상위권에 다수 포진했다는 사실은 글로벌 EMBA 시장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이들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단순한 캠퍼스 교류를 넘어, 복수 학위, 다국적 커리큘럼, 그리고 졸업 후에도 강력한 글로벌 동문 네트워크를 제공하여 고위 경영진들에게 국경을 초월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 여전히 핵심은 ‘연봉’…‘책임 경영’ 중요성 높아지는 추세 = FT EMBA 순위는 프로그램의 객관적인 데이터와 동문들의 주관적인 만족도를 결합한 총 20개 이상의 세부 지표를 기반으로 산정되며, 이 복합적인 지표 체계는 순위의 변동성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평가는 크게 졸업생 설문(약 50% 이상), 학교가 제공하는 정량 데이터(약 30% 이상), 그리고 교수진 연구 성과(10%)의 세 축으로 나뉜다.

순위 변동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졸업생들의 재정적 성공(Financial Success) 관련 지표다. ‘가중 평균 연봉(Weighted Salary)’과 ‘연봉 인상률(Salary Increase)’이 전체 순위의 약 30% 이상을 결정짓는데, 이는 졸업생들이 EMBA 학위를 취득한 지 3년 후의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를 측정하며 학교 프로그램의 투자 대비 수익률(ROI)을 직접적으로 반영한다.

이 연봉 데이터는 매년 동문들의 개별적인 커리어 궤적에 따라 미세하게 변동하기 때문에, 워낙 높은 가중치로 인해 작은 변화도 전체 순위를 수십 계단씩 뒤바꿀 수 있는 ‘변동성의 핵’으로 작용한다. 이와 함께 ‘경력 발전 순위(Career Progress Rank)’를 통해 동문들이 얼마나 빨리 고위직으로 이동했는지도 중요하게 평가된다.

최근 FT 랭킹의 변화는 단순한 금전적 보상을 넘어, 학교가 배출하는 리더십의 사회적 영향력을 측정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미래 리더십의 척도로 다양성과 ESG(지속가능성) 지표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여성 학생/교수 비율’, ‘국제 학생/교직원 비율’, 그리고 ‘국제 이사회 비율(International Board)’ 등 프로그램의 포용성과 글로벌 스탠더드를 반영하는 다양성 지표는 약 7%의 가중치를 가지며,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 구성이 미래 리더에게 필수적인 복합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얼마나 잘 길러주는지를 평가하는 잣대가 된다.

나아가, 2024년 이후 도입된 ‘ESG 및 넷제로 교육(ESG and net zero teaching)’과 학교의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 지표는 학교가 환경·사회적 책임(ESG) 교육에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투자하는지를 측정한다. 이 지표들은 비록 가중치는 낮지만, 프로그램의 미래지향성을 증명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순위 결정에 있어 ‘숨겨진 변수’로서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나머지 주요 지표는 동문들의 학교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Alumni Satisfaction)와 교수진의 연구 성과(Faculty Research)로 구성된다. 동문들은 커리큘럼의 적합성, 국제적 노출, 목표 달성 여부 등 비재무적인 가치에 대해 평가하며, 이는 프로그램의 질적 수준을 대변한다. 또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저널 논문 게재 수를 바탕으로 산정되는 연구 성과는 학교의 학문적 깊이와 지식 창출 능력을 나타낸다.

2025년 FT EMBA 순위는 이처럼 고수익을 보장하는 경제적 성과와 함께, 사회적 다양성 및 책임 경영을 필수 역량으로 요구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국내 대학들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재무적 강점뿐만 아니라, ESG 및 다양성 교육에 대한 전략적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