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해결책 될까… 각 시도교육청 ‘온라인학교’ 운영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온라인학교 구축…학습 선택권 확대 및 교육 격차 해소 기대 법적 근거 완비, 대구 달성고 시작으로 전국 확산…부산온라인학교 오는 20일 정식 개교 “교육 불평등 해소할 혁신 장치”…김민전 의원, 수능 과목에 치우쳐 과목 다양성 훼손 지적

2025-10-17     백두산 기자
부산온라인학교 수업 모습. (사진=부산시교육청)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학생 개개인의 진로와 적성에 따른 맞춤형 학습을 실현하는 고교학점제가 2025학년도부터 전면 적용됨에 따라, 교육계의 관심이 이 제도의 안정적 안착을 위한 핵심 인프라, ‘온라인학교’로 쏠리고 있다. 이미 법적인 설치·운영 근거가 마련됐고, 일부 시도교육청은 성공적인 시범 운영 사례를 배출하며 고교학점제 시대의 학습 격차를 해소하고 교육의 질을 끌어올릴 대안으로 그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학교는 단위 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심화 과목이나 소수 선택 과목을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통합 운영하기 위해 설립된 공립 학교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은 소속 학교에서 해당 수업에 참여하거나 필요에 따라 오프라인 대면 수업을 병행한다. 이는 고교학점제의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요건인 ‘다양한 과목 선택권 보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 당국의 해법이다.

교육부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온라인학교 설치 및 운영의 법적 절차를 지난 9월 완료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세부적인 운영 기준을 고시하며 전국적인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모두가 온라인학교 운영 체제를 갖춰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의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하게 된다.

이미 2023년부터 대구 달성고를 시작으로 시범 운영이 진행됐으며, 경남, 경북, 광주, 대전, 서울, 세종, 울산, 인천, 전북, 충북 등 다수의 시도교육청에서 온라인학교를 통해 학생들에게 폭넓은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부산광역시교육청은 오는 20일 부산온라인학교의 개교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옛 덕천여중을 리모델링한 부산온라인학교는 고교학점제 시대의 새로운 교육 모델을 제시하며 학생들의 진로 설계 역량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 “지역 간 교육 불평등 해소할 핵심 장치” = 온라인학교의 확산은 단순히 교육과정의 외연을 넓히는 것을 넘어, 교육의 본질적인 혁신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교육계 전문가와 관계자들은 온라인학교가 고교학점제의 이상을 현실화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인프라라고 입을 모은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부산온라인학교의 개교로 지역 간 교육 격차에 따른 물리적 한계를 뛰어 넘어 학생들이 자신의 배움을 이어갈 수 있는 미래형 교육 환경이 본격적으로 마련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학생 맞춤형 학습 지원과 지역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온라인학교는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따른 교원 수급 및 소수 과목 개설 문제를 해소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안”이라며 “교육부는 이미 법적 근거를 완비하고 전국적인 운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특히 전문 교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교육의 질을 상향 평준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온라인학교는 학생들의 선택권 보장과 지역 간 교육 격차 해소, 교원 자원의 효율적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 수능 대비 보충 수단 전락 우려…‘과목 다양성’ 훼손 = 다만, 온라인학교가 고교학점제의 성공적인 해결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과제들 역시 존재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시범 운영 중이거나 초기 운영 단계인 온라인학교들이 개설한 과목의 상당수가 학생들의 진로 탐색을 위한 특화 과목이 아닌 수능 출제 과목에 치우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온라인학교가 당초 목표했던 ‘단위 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소수·심화 과목’을 제공하기보다는, 수능 교과 학습 보충 수단으로 변질될 위험을 시사한다.

김민전 의원은 “온라인학교는 본래 취지대로라면 학생들에게 폭넓은 과목 선택권을 제공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수능 과목 위주로 운영되어 선택권이 여전히 제약되고 있다”며 “학생들의 학습 다양성과 교육 기회의 형평성을 위해 온라인학교 개설 과목의 다양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