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 22조 시대”… 산학협력으로 키우는 K-게임
2023년 국내 게임산업 매출액, 종사자 수 전년 대비 증가 국제대, 대구대, 인제대 등 대학·산업체 협력으로 인재 양성 “산학협력 활성화 위해 소통↑, 정부 가교 역할 이뤄져야”
[한국대학신문 임연서 기자] 국내 게임산업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학가에서 게임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산업계와 협력에 나서고 있다. 학생들을 위한 실무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는가 하면, 실무자와 실습 중심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더 많은 게임 산업 인재를 배출할 수 있도록 산업체·대학이 더욱 활발히 협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원활한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정부의 중간 역할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2023년 국내 게임산업 매출액과 종사자 수는 전년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게임산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3.4% 증가한 22조 9642억 원이었으며, 종사자 수는 전년 대비 0.7% 상승한 총 8만 4970명으로 조사됐다. 또한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열린 ‘K-게임 현장 간담회’에서 게임 산업을 문화산업의 중요한 한 축으로서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흐름 속 대학가에서도 산업체와의 협력으로 게임 산업 분야의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 산학협력 협약을 통해 학생들에게 실무 중심의 교육을 제공하고, 현업 실무자를 통해 실무 감각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국제대 게임콘텐츠학과는 지난 16일 코리아교육그룹과 산학협력 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은 게임 산업 분야의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데 목적을 둔다. 두 기관은 △실무 중심 교육과정 운영 △취업 연계 프로그램 개발 △공동 특강·프로젝트 수행 △현장실습·인턴십 제공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구대는 최근 라온엔터테인먼트와 게임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과 지역 인재를 양성하고자 협약을 체결했다. 두 기관은 협약을 통해 △관련 분야의 콘텐츠 개발·공동 연구 △학생 현장실습·인턴십, 취업 연계 △라온 소속 직원의 대학원 진학 장학 지원 △인적·물적 교류, 정책 협조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순진 대구대 총장은 “이번 협약이 대학·기업이 함께 게임 소프트웨어 산업을 이끌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산업체 실무자를 통해 실무 교육에 나선 대학도 있다. 인제대 게임학과는 지난 6월 산업체 전문가와 실습 중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게임 콘텐츠 제작 프로그램과 연계한 그래픽 수업을 운영했다.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게임 캐릭터 디자인 기획부터 제작까지의 전 과정을 진행했고, 생성형 AI 기술과 그래픽 툴을 활용해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이후 진행된 결과 발표회에서 실무자들은 학생들에게 디자인 완성도와 산업 적용 가능성에 대해 피드백을 제공했고, 일부 학생 작품은 실제 현업에서의 협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논의됐다.
배예나 인제대 게임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 산업 현장을 느끼고, 창의력·실무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게임산업에서 산학협력 모델을 더욱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들이 영업비밀 등을 이유로 대학과의 협력에서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 이를 위해 대학과 산업 간의 소통을 강조하고, 원활한 협력을 위한 정부의 중간 역할을 당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게임 산업의 경우, 좀 더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도록 (대학·산업체 간의) 소통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며 “또한 산업계에서는 영업비밀 등을 이유로 대학들과의 협력에 거리를 두는 경우가 있다. 정부에서 산학협력을 위해 ‘가교’ 역할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산학협력 모델 구축에 대한 방안도 언급됐다. 이에 중소 게임사들을 위한 혜택 지원, 저학년 때부터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 등이 제시됐다.
김정태 교수는 “중소 게임사들의 경우, 산학협력을 위한 재원 등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대학들과) 열심히 협력했을 때 프로모션 혜택, 바우처 지원 등을 제공하고, 예산이 지원된다면 우수한 산학협력 모델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산학협력을 통해)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일부 학생 또는 수도권 대학들에게 해당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학기 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구축해 저학년부터 참여할 수 있는 게임 제작을 위한 프로토타이핑(Prototyping, 제품·서비스 제작의 시범적 과정) 등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