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책] AI 대전환의 시대, 2026년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김난도 외 11명 지음 《트렌드 코리아 2026》

2025-10-24     정수정 기자
(사진=교보문고)

[한국대학신문 정수정 기자] 2026년의 10대 키워드는 AI의 직접적인 작용과 그로 인한 생활 방식의 간접적인 변화를 한 축으로 하고, 그에 대응하는 인간적이고 본질적인 요소의 반작용을 다른 한 축으로 하고 있다. 작용이든 반작용이든 AI는 2026년 트렌드를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다. 그러니까 이제 AI를 빼고 트렌드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인공지능이 쓰나미처럼 세상을 뒤덮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AI의 효율성을 찬양하거나, 혹은 부작용을 경계하는 양분법적인 시각은 위험하다. 핵심은 AI가 인간을 대체하거나 도태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보완하고 성장하게 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AI 대전환의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저자들이 찾은 답은, 바로 인간이었다. 인간의 개입이 필수적이라는 뜻의 ‘휴먼인더루프’가 제1 키워드로 오게 된 배경이다.

2026년은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을 펼친 지 10년이 되는 해이다. AI를 상대로 거둔 1승에서 이세돌의 제78수는 역사적인 승부수로 기록된다. AI 시대, 우리는 자기만의 수, 가장 나다운 수가 무엇인지 자문해야 한다.

- 2026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

△ 휴먼인더루프
인공지능이 거의 모든 것을 생성하는 시대에 인간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휴먼인더루프란 인공지능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인간이 적어도 한 번은 개입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 필노코미
감정이나 기분이 점점 세분화되고, 정확히 어떤 기분인지를 알고자 하는 욕구가 커진다. 이제 기분은 개인의 주관적인 영역이 아니라 관리의 대상이자 소비를 이끄는 동인이 된다. 기분경제 필노코미 시대에는 소비자의 기분을 살피고 배려하고 기분을 진단해주는 기업과 서비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 제로클릭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어느새 나의 지갑을 열고 나의 주변을 채우고 있다. 이렇게 디지털 생활 전반에서 클릭이 극단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을 ‘제로클릭’이라고 한다. 검색이 사라진 선택 없는 선택의 시대, 제로클릭은 소비의 패러다임과 마케팅의 원칙을 뒤흔드는 가장 중요한 트렌드가 될 것이다.

△ 레코디어
실패할지도 모르는 불확실성에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대신, 치밀한 대비와 예행연습을 통해 미래의 경험을 현재로 소환해 통제하려는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 삶을 미리 계획하고 학습하며 살아가는 ‘레디코어’ 세대는 ‘준비된Ready’ 상태가 삶의 ‘핵심Core’이자 가장 중요한 가치다.

△ AX조직
AI의 전면적인 도입으로 과거 계층과 부서로 나뉘어져 있던 조직은 와해되고, 프로젝트별 업무 중심의 유연하고 자율적인 조 직으로 빠르게 개편되고 있다. AX조직에서는 극적으로 평평한 ‘울트라 플랫’과 ‘제로 디스턴스’의 개념이 도입되고 재즈 뮤지션들처럼 즉흥적으로 모여 뭔가를 만들어내는 ‘잼세션’이 중요해진다.

△픽셀라이프
하루하루, 매일매일의 픽셀을 모아 삶의 해상도를 높이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소비에서도, 주거에서도, 취미에서도, 이들은 작게, 많이, 빠르게 경험하고 순간에 몰입하고자 한다. 메가 트렌드에서 마이크로 트렌드로 시장은 빠르게 재편되고 찰나의 향유를 즐기는 소비자들은 끝없는 경험의 방랑자가 된다.

△프라이스 디코딩
제품의 가격 구조를 파헤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프라이스 디코딩은 암호를 푸는 것처럼 가격을 철저히 해독해 구매 의사를 결정하는 ‘초합리적’ 소비 행동을 말한다. 즉, 가격을 형성하는 여러 요소 중 상품 가치와 브랜드 가치를 나누어 자신의 구매 기준에 맞는지 평가하고,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가격표는 이제 마침표가 아니라 물음표가 됐다. “왜 이 가격인가?”

△건강지능 HQ
IQ와 EQ의 시대를 지나 HQ의 시대가 오고 있다. 사회 전반의 건강지능이 높아지면서 건강에 관한 한 준전문가가 된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건강이 시대적 화두가 되면서 이제 모든 비즈니스는 건강 비즈니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강에 과몰입하는 사람이 늘고 잘못된 정보 또한 많아지는 상황에서, 진정한 의미의 건강지능을 높이는 것이 숙제다.

△1.5가구
절대 침해받을 수 없는 1의 자율성을 온전히 지키면서 0.5의 연결감을 추구하는 이들을 1.5가구라고 칭한다. 1.5가구는 초솔로사회의 고독과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자연발생적이고 실용적인 진화의 결과물이다. ‘우리는 모두 섬’이지만 그 섬들을 잇는 작고 유연한 다리를 만들어야 한다. 1.5가구 개념이 시장과 공공 영역 모두에서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근본이즘
AI 시대, 알고리즘이 예측하고 통제할 수 없는 영역, 즉 변치 않는 ‘근본’을 향한 목마름이 관찰된다. ‘근본이즘’은 고전적인 가치와 믿을 수 있는 원조가 주는 안정감과 만족을 추구하는 트렌드를 뜻한다. 자신이 살아보지 않았던, 디지털이 등장하지 않았던 과거에 대한 젊은 세대의 집단적 향수 또한 ‘근본이즘’의 또 다른 배경이다. AI가 발전하면 할수록 가장 근본적인 인간만의 역량이 중요해질 것이다. (미래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