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보건대 인당뮤지엄, 조각가 김인겸 기획전 ‘공간의 시학’ 개최

23일부터 2026년 1월 17일까지

2025-10-24     김영성 기자
김인겸, 묵시공간(Revelational Space), 1988

[한국대학신문 김영성 기자] 대구보건대학교(총장 남성희) 인당뮤지엄은 23일부터 2026년 1월 17일까지 조각가 김인겸(1945~2018)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기획전 ‘김인겸: 공간의 시학(Kim In Kyum: Poetics of Space)’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로비와 1~5전시실, 잔디광장까지 인당뮤지엄 전관을 아우르며, 조각·드로잉·영상·모형 등 총 48점을 선보인다.

김인겸은 자신의 예술세계를 ‘정신적 영역을 열어가는 조각’이라 일컬었다. 물질을 다루는 조각의 본질로부터 보이지 않는 것, 존재하지 않음/부재로 존재를 드러내는 영역으로 옮아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김인겸의 조각은 곧 ‘사유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1973년 국전에 입선하며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한 이래 40년을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조각과 드로잉, 설치형 프로젝트를 진행한 작가의 예술 여정은 ‘환기’(1980~1986), ‘묵시공간’(1987~1991), ‘프로젝트’(1992~1995), ‘묵시공간’(1996~1998), ‘빈 공간’(1999~2006), ‘스페이스리스’(2007~2011) 등의 시리즈로 진행됐다. 이번 전시는 1988년 ‘묵시공간’부터 2016년 ‘스페이스리스’ 드로잉을 포함하는 전 생애에 걸친 작품을 포함한다.

뮤지엄 로비에 전시된〈묵시공간-존재(Revelational Space-Being)〉는 총 7개의 작품을 하나의 군집으로 모았다. 단독으로 독립된 작품이자 공간에서 상호작용하는 설치작품으로 작동한다. 각기 다른 물성-녹슨 철, 청록색 브론즈, 투명 아크릴, 불에 탄 나무 등으로 제작한 작품이, 윗면이 없는 철제 테이블을 중심으로 모여있다. 존재가 남긴 흔적, 그렇지만 지금은 부재한, 그러나 존재하는 ‘드러나는 공간-존재’이다.

인당뮤지엄 김정 관장은 “이번 전시는 조각이 단순히 형태를 만드는 행위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인식하게 하고, 사유하게 하는 예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김인겸: 공간의 시학》은 조각의 정의를 해체하고, 공간과 사유, 존재의 의미를 재조립한 한 예술가의 여정을 통해, 오늘날 예술의 본질과 인간 존재의 깊이를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