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K 혁신 대학을 가다/Interview] 허제은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발전협의회 부‧울‧경협의회장(부산보건대 혁신지원사업단장) “지속가능한 고등직업교육 모델 완성… ‘산업 맞춤형 혁신’ 본격화”

허제은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발전협의회 부‧울‧경협의회장(부산보건대 혁신지원사업단장)

2025-11-12     김영식 기자
허제은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발전협의회 부‧울‧경협의회장(부산보건대 혁신지원사업단장)

[한국대학신문 김영식 기자] 올해 대한민국 고등교육 생태계에는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즉 RISE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2조 원이 넘는 대학 재정지원 권한이 중앙정부에서 지방자치단체로 넘어가는 이례적인 변화가 시작됐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기존과는 완전히 달라진 재정지원 사업의 절차‧구조 등에 대해 치열하게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학들은 혁신지원사업 2주기를 마치고 3주기의 한 학기를 보냈다. 지금까지의 2주기 성과를 더욱 확산시키는 한편, 급격히 변하는 고등교육 환경 속 향후 3년간 대학 혁신을 어떻게 이끌지 3주기 사업 계획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전문대학들은 RISE 체제라는 큰 틀 안에서 3주기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지역과 상생하면서 전문대학의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제고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해답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본지는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해온 권역별 협의회장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이를 통해 지난 2주기 사업 성과를 꼼꼼하게 점검하고, 3주기의 현황과 전망, 그리고 정부에 바라는 핵심 정책 제안까지 심층적으로 살펴봤다.

-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발전협의회에 대한 개괄적 소개와 부울경협의회 차원의 역할, 향후 추진방향 등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발전협의회는 혁신성장을 선도할 전문기술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부가 지원하는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에 참여하는 대학 간의 정보 교류와 우수사례의 공유·확산을 통해, 참여대학의 경쟁력 강화와 사업의 효율적 추진 및 성과 제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부울경협의회는 부산·울산·경남 지역 전문대학들이 협력해 혁신지원사업의 공동 과제를 추진하고, 회의·워크숍·학생 아이디어 사업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발전협의회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이번 3주기 사업의 주요 정책인 ‘대학의 자율혁신’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역대학 간 상생과 협력을 한층 강화해나갈 것이며, 이번 사업이 지속가능한 지역 혁신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 지역대학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

- 지난 1‧2주기 상황을 돌이켜보면 일각에선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아쉬운 부분과 3주기를 통해 개선 가능한 부분에 대해 강조해주신다면.
“지난 1·2주기 동안 각 대학은 고유한 교육혁신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주로 교육 인프라 구축과 교육과정 개편 등 내부 안정화에 집중해 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즉각적인 성과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던 측면도 있었으나, 이는 향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필수적 기반 조성의 단계였다.

이번 3주기에는 그동안 구축된 인프라와 혁신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 및 초광역 대학 간 우수사례 공유와 확산, 상호협력체계 강화, 학습자 맞춤형 공동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RISE 사업과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지역 발전과 청년의 지역 정주를 동시에 도모함으로써, 지역 정주형 취업률을 한층 높이고,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발전협의회의 핵심 취지인 지역과의 동반 성장을 실현해 나가겠다.”

- 내년도 교육부 예산이 106조 3000억 원 규모로 편성됐다. 고등교육분야에서는 글로컬대학, 라이즈를 비롯해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서울대 10개 만들기’에도 엄청난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혁신지원사업 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대학 차원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의견이 있다면.
“내년도 교육부 예산이 고등교육 분야 전반에 걸쳐 글로컬대학, RISE(라이즈) 사업, 그리고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 대형 정책 사업에 상당한 예산이 투입될 것이라고 하지만,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전문대학의 혁신지원사업 예산 또한 한정된 재원 내에서 보다 효율적이고 전략적으로 집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각 대학은 중복투자를 최소화하고, 사업 간 연계와 협업을 강화해 한정된 자원이 실질적인 교육혁신과 지역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리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

특히 이번 3주기에서는 그동안 구축된 인프라와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 간 공동사업 및 우수사례 확산, 학습자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 지역 산업 수요에 부합하는 실무형 인재 양성 등 성과 중심의 예산 운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발전협의회와 함께 부울경운영협의회는 이러한 방향성에 맞춰, 대학 간 상생협력 모델을 강화하고, 예산의 효율성과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함으로써 국가가 추진하는 고등교육 혁신의 한 축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

-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발전협의회는 부산‧울산‧경남권을 비롯해 5개 권역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3주기에선 ‘교육혁신’이 화두로 제기되는데, 부울경 권역만의 차별화된 교육혁신으로 어떤 걸 짚을 수 있을지.
“부울경 권역은 제조업과 조선‧자동차‧에너지 등 산업 중심의 지역경제 구조를 기반으로 한 실무형 전문인재 수요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이에 따라 부울경권 전문대학들은 이번 3주기 혁신지원사업에서 ‘산업 맞춤형 교육혁신’과 ‘지역 상생형 협력체계 구축’을 핵심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

특히 각 대학은 기존의 단일 사업 중심에서 벗어나, 권역 내 대학 간 공동 교육과정 개발, 공동 실습장비 활용, 산학연계 캡스톤 디자인 및 현장 실무 프로젝트 운영 등을 통해 초광역 협력 기반의 혁신모델을 실현하고자 한다. 또한 부울경 지역의 강점인 AI·빅데이터·친환경 기술 등 신산업 융합 교육과정을 RISE 사업과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확대함으로써 미래형 전문기술인재 양성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

이처럼 부울경권은 지역 산업의 특성과 인재 수요를 면밀히 반영한 현장 중심의 교육혁신 모델을 구축해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의 본래 취지인 ‘대학의 자율혁신’과 ‘지역과의 동반 성장’을 선도적으로 실현해 나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 각 대학의 재정적 상황은 천차만별인 상황 속 혁신지원사업비가 대학의 혁신을 이끄는 마중물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개별 대학 여건이 다른 상황에서 3주기 대학혁신지원사업의 비전과 핵심가치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궁금하다.
“혁신지원사업비는 그간 대학 혁신의 촉매이자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히 재정 지원에 의존하기보다, 대학 스스로 자율적 혁신 역량을 강화하는 단계로 발전해나가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 각 대학은 우선 사업비의 효율적이고 책임 있는 운영체계를 확립하고, 성과 중심의 예산 집행을 통해 투자 대비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또한 대학 간의 공동 과제 추진과 우수사례 확산, 산업체 및 지역사회와의 연계 강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울경협의회를 비롯한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발전협의회는 이러한 방향 아래, 대학의 자율혁신이 일회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협력과 연대의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가겠다.”

- 타 권역과의 교류·협력도 중요하겠지만, 부울경권 내 교류·협력도 중요할 것 같다. 이같은 측면에서 부울경권 회원교 간 정보교류 및 협력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부울경권은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산업 구조도 유사해 대학 간 협력과 정보교류가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1주기부터 현재까지 부울경협의회는 정기적인 권역별 회의와 워크숍, 성과공유 포럼, 공동 세미나 등을 통해 각 대학의 우수사례와 혁신 성과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또한 권역 내 대학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교육과정 개발, 공동 비교과 프로그램 운영, 학생 아이디어 사업화 지원 등 실질적인 협력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학 간 중복투자를 최소화하고, 상호 보완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권역 전체의 혁신 역량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부울경협의회는 대학 간의 연대와 협력을 더욱 강화해 권역 내 대학들이 함께 성장하고 지역사회와 동반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 나가도록 하겠다.”

- 중요한 일정이나 행사 등 현안에 대해 소개한다면.
“다가오는 12월 11일과 12일에는 부울경 운영협의회 제2차 워크숍이 개최될 예정이며, 2026년 1월 5일부터 9일까지는 부울경 공동운영프로그램 ‘Local Changemaker 경진대회’가 진행된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부울경권 전문대학들은 미래 산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고등직업교육 체계 구축을 위한 공통 추진 과제를 연속성 있게 수행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 정주형 취업률을 높이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혁신 생태계 조성에 더욱 기여하고자 한다.”

- 부울경협의회 회장으로서 역할과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
“부울경협의회 회장으로서 저는 무엇보다 대학 간 상생과 협력의 플랫폼을 강화하고, 부울경권 전문대학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역할로 생각하고 있다.

그동안 각 대학이 쌓아온 교육혁신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공동 과제 추진, 우수사례 확산, 산학협력 강화 등 권역 전체의 혁신 역량을 높이는 실질적 협력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가겠다. 또한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구조와 인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산업 맞춤형 교육혁신을 지속 추진하고, RISE 사업 및 글로컬대학 등 국가 정책과의 연계를 통해 지속가능한 고등직업교육 모델을 완성해 나가겠다.

궁극적으로 부울경협의회는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전문대학, 지역 청년이 머물고 싶은 대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마지막으로 교육 당국에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전문대학은 지역 산업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고등교육기관으로, 현장 중심의 인재를 길러내는 핵심 축이다. 그만큼 전문대학의 혁신은 곧 지역의 혁신으로 이어지며, 이는 국가 경쟁력 강화의 중요한 토대가 된다.

교육 당국에서도 이러한 전문대학의 역할과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 지역 기반 직업교육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충분한 정책적 지원과 유연한 제도 운영을 지속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또한 대학이 자율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지역 산업 수요에 부응하는 혁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교육부 및 연구재단과의 협력적 거버넌스 체계가 더욱 공고히 구축되길 바란다.

부울경협의회를 비롯한 전문대학들은 앞으로도 교육현장의 변화와 산업의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국가와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고등직업교육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