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데이터’ 중요한데 가장 부족해”… 글로컬30·라이즈 데이터 활용 ‘대학에 갇혀’
대학 관계자들 ‘지역 고용 데이터’ 갈증 졸업생 유지취업률 등 추적 데이터 수요도 “기업 수요 대응할 객관적 데이터 부족해” 전문가 ‘고등교육 인재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조언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글로컬대학30,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가 시행되며 과거보다 지역-대학 간 연계가 중요해졌지만, 대학과 지역 산업체 간의 인력 미스매치는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교육계에서는 ‘지역 고용·일자리’ 데이터가 충분하지 못하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교육과 고용 데이터를 연계할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학생의 교육 이력부터 초기 경력까지의 경로를 추적·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교육개발원(이하 KEDI)이 발간한 ‘RISE 시대, 데이터 기반 생태계 구축을 위한 진단과 정책 과제’ KEDI 브리프에 따르면 대학 관계자들의 ‘지역 일자리 데이터’ 수요가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KEDI가 전국 대학 핵심 보직자·실무자 4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생들의 취업과 지역의 고용·일자리’ 데이터가 가장 중요하다는 답변이 많았다. 다만 현장에서는 이에 대한 데이터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실정이다.
KEDI 분석 결과, 관계자들은 △지역 현안 대응 현황 △지역 기업 기여 현황 △고용·일자리 현황 △기업-대학 연계 수요 등 일자리와 직결된 데이터들의 개선 요구가 가장 시급하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대학이 지역의 당면 과제와 기업 인력 수요에 대응하려고 해도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인식하는 것”이라며 “특히 비수도권 대학일수록 지역의 인구구조와 경제구조 데이터에 대한 요구가 높아, 지역 소멸 위기감이 데이터 요구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 관계자들은 교육과정이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는 ‘고용 연계’를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지역 주력 산업의 직무 요구도, 기업별 필요 역량, 중장기 채용 계획 등을 담은 ‘지역 산업 수요 데이터’, 졸업생의 지역 내 취업 현황과 유지취업률을 담은 ‘졸업생 추적 데이터’. 학생이 이수한 전공· 비교과프로그램의 직무 연관성을 보는 ‘교육-취업 연계 데이터’ 등이다.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국가 차원의 인재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연구진은 “현장의 가장 큰 요구는 교육-고용 연계 데이터다. 따라서 학생 개인 단위의 데이터를 연계하는 핵심 플랫폼인 ‘국가 고등교육 인재 빅데이터 플랫폼(가칭)’ 구축이 필요하다”며 “고등교육기관 교육기본통계(입학, 재적, 수강정보)와 졸업자 취업통계, 고용보험 자료 등을 가명정보 결합 방식으로 연계해 학생의 교육 이력부터 초기 경력까지의 경로를 추적·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데이터 공동 활용을 위한 법·제도적 기반도 마련해야 한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에 지방자치단체와 대학의 장이 지역인재 육성과 취업, 정주를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 시행령」 개정 등으로 데이터 공개 범위와 데이터 공개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더해졌다.
고등교육 정책 기조가 지역과의 연계를 강조하고 있지만 데이터 활용은 대학 내부 자료로 이뤄지고 있다. KEDI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컬대학30에 선정된 9개 대학의 사업계획서의 ‘지역 연계 성과지표’의 73.4%가 대학 내부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대학과 지역 연계 실태를 대학 내부 자료를 기반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지역 연계 지표에 해당하는 세부 지표 상당수가 교육과정 영역에 해당하는 지표로 이뤄졌다”며 “글로컬대학30의 목표가 지역과 대학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교육 모델 창출에 있지만, 여전히 성과지표 상당수가 대학 내부 변화에만 초점을 두는 경향이 크다”고 짚었다.
이어 연구진은 “올해 지역이 주도하고 대학이 지역 발전의 핵심 주체가 되는 라이즈가 전면 시행됐다. 라이즈는 심화되는 청년 일자리 문제와 지역 소멸 위기 속 대학이 지역 성장의 ‘앵커(Anchor)’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며 “라이즈 시대의 성공은 지역과 대학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데이터 연계’를 통해 지속 가능한 ‘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