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재 불법복제 대응, 새로운 패러다임 필요”… 국회 토론회 열려

6일 국회도서관서 ‘디지털 출판물 불법복제 개선 방안 모색 토론회’ 진행 출판계 “불법복제 만연, 출판 미래 흔들…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 시급”

2025-11-06     김소현 기자
6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디지털 출판물 불법복제 개선 방안 모색’ 국회 정책 토론회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소현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소현 기자] 6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디지털 출판물 불법복제 개선 방안 모색’을 주제로 국회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박찬익 한국학술출판협회 회장,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장주연 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회장, 이구용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 직무대행 등이 자리했다.

정연욱 의원은 환영사를 통해 “강의실에서 종이책은 점점 자리를 잃고 있다. 이를 복사 PDF가 대신하고 있다”며 “책 한 권에는 글쓴이의 시간과 편집자의 눈, 인쇄소의 손길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누구를 탓하기 위해서가 아닌, 책을 정당하게 읽는 사회로 돌아갈 수 있을지 묻기 위해 이 자리가 마련됐다. 현장에서 더 이상 불법복제가 성행하지 않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찬익 한국학술출판협회 회장은 “협회는 디지털 불법복제를 근절하기 위해 계속해서 힘써왔다. 학기마다 버스 랩핑광고를 진행하고 책에 불법복제 방지 스티커를 부착 배포했으며, 불법복제 연구 조사의 일환으로 인식 개선 조사를 연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으로 불법스캔에 대한 인식이 점점 전환되고 있지만, 아직은 출판 현장에서 느낄 만큼 성과가 없어 아쉽다. 불법복제에 대한 의식의 변곡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불법복제와 관련해 많은 출판인이 이제는 방법이 없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깊은 피해를 입고 있다”며 “불법복제를 근절하지 못한다면 출판의 미래도, 우리 사회의 문화적 자산도 존재할 수 없다. 출판사가 주도하는 전자책 시대와 불법복제 근절 시대를 만들어 출판이 다시 활성화되는 계기로 삼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AI 시대를 맞아 출판물 불법복제 대응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장주연 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회장은 “80년부터 출판을 해 45년 차를 맞아 불법복제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잘 알고 있다”며 “정부, 산업계, 학계와 출판인이 한자리에 모여 저작권 보호와 공정한 콘텐츠 생태계를 위한 실질적 방안을 모색하는 일이 뜻깊다. 오늘을 계기로 AI 시대에 걸맞은 저작권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대응 역량을 한층 강화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이구용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 직무대행은 ”출판물 불법복제는 오래전부터 출판계를 괴롭혀 온 문제였으나, 최근에는 한층 진화된 복제 기술의 발달로 출판사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올해 진흥원은 출판계가 겪고 있는 불법복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출판물 불법복제 온라인 모니터링을 추진한 바 있다. 이번 정책 토론회를 계기로 올바른 저작권 이용 문화가 정착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불황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학술출판계가 계속해서 양질의 서적을 출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진 순서에서 최낙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불법복제 인식 개선 조사 연구’를 주제로 발표했으며, 홍정표 한국학술출판협회 부회장은 ‘불법복제 근절을 위한 출판 생태계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한편, 이날 마지막 순서로 진행된 토론에서는 출판계와 대학, 법조계가 함께 출판물 불법복제에 대한 대안점을 모색하는 시간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