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외 인재 유치 현장] “지역-대학 함께 알린다”… 충북글로벌센터 ‘하노이 K-유학·문화 축제’ 개최

현지시간 13일 하노이 노동사회대학교서 행사 개최 충북글로벌협력단 3개 전문대학 공동입학설명회 진행 유학생 공동교육부터 유학 지원까지 ‘협력 체계’ 구축 K-팝 댄스 무대, 한국어말하기대회 등 한국 문화 체험도

2025-11-14     주지영 기자
지난 13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있는 노동사회대학교에서 ‘충북글로벌센터 K-Study&Culture Festival’이 개최됐다. 이날 행사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주지영 기자)

[하노이=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현지시간으로  지난13일 베트남 하노이 충북글로벌센터(이하 센터)에 도착하자 충북 청주에 있는 상당산성 사진이 기자를 반겼다. 산성 사진 아래에는 ‘충청북도’ ‘강동대’ ‘충북도립대’ ‘충청대’ 등 대학명도 적혀 있었다. 센터를 운영하는 충북글로벌협력단으로 협력하는 도내 대학 3개교다.

이날 하노이에 있는 노동사회대학교에서 ‘충북글로벌센터 K-Study&Culture Festival’이 개최됐다. 이번 축제에서는 3개 전문대학교 공동입학설명회가 진행됐다. K-팝 댄스 무대, 한국어말하기 대회 등 문화 행사도 마련돼 현지 학생들의 한국 문화 체험도 이어졌다.

센터는 지난 3월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있는 노동사회대학교 안에 개소됐다. 이곳에서는 현지 학생 한국어 교육과 유학 준비를 지원하고, 충북형 유학생 제도와 도내 대학 홍보가 주로 이뤄진다. 베트남 유학생 유치 거점 기관인 셈이다.

센터를 운영하는 전문대학 3개교는 충북라이즈에서 ‘INTRO 2029: K-유학생 유치-교육-정주-지역-조성’ 연합형 과제를 수행 중이다. 센터 설립과 운영도 라이즈 사업 일환으로 진행 중이다.

노동사회대학교 건물에  K-Study&Culture Festival 행사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주지영 기자)

■ 유학 후 지역 정착까지 ‘지원 일원화’ = 충북라이즈가 추구하는 K-유학의 핵심은 센터를 기반으로 유학생 유치부터 지역 정주까지 유학생 지원을 일원화하는 데 있다. 지자체와 대학이 유학생 관리를 위해 협력한다는 점에서 ‘정주형 유학’ 실현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지 학생들은 센터에서 한국어 교육을 받고 대학 진학과 졸업 후 취업까지 ‘유학 로드맵’을 미리 세우고 유학길에 오르기 때문이다.

한국어 교육도 무료로 진행한다. 하노이에 거주하는 학생도 있지만 대부분 하노이 이외 지역에서 오는 학생들이 많다. 지방 학생들의 수요도 많아 타지역에도 충북글로벌센터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노이 충북글로벌센터 내부에 강동대, 충북도립대, 충청대(대학 가나다순)에 대한 소개가 베트남어로 적혀 있다. (사진= 주지영 기자)

반주현 충북라이즈센터장은 “충북글로벌센터가 충북형 K-유학 확대를 위한 전초 기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향후 연합 대학 간 협력을 더 강화하는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라며 “하노이 센터 운영이 안정기에 접어들면 호치민에도 센터를 세우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충북글로벌센터에서 한국 문화와 충북도를 알리는 게 핵심”이라고 짚었다.

K-Study&Culture Festival 안내 배너. (사진= 주지영 기자)

■ 충북도와 지역 대학 알리기가 최우선 = 협력단 관계자들은 센터 운영이 ‘유학생 유치’에만 초점을 맞추면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베트남에 충북도와 충북 대학들의 장점을 알리는 데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에는 ‘건전한 유학 문화 조성’이라는 공통의 목표가 있다.

임채현 충북도립대 국제센터장은 “세 개 전문대학교가 힘을 합친 만큼 각 대학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충북글로벌센터의 영향력을 넓히고 동시에 충북도와 충북 도내 대학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연준 강동대 대외부총장도 이날 행사 축사에서 “충북도에 있는 3개 대학교가 충북글로벌협력단으로 힘을 모으고 있다. 우리는 실용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동시에 국제적인 교육 환경도 갖추고 있다”며 “이번 행사를 바탕으로 베트남 학생들이 충북글로벌협력단과 충북도를 가까이 느끼고 한국 유학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충청대 실용댄스과 학생들이 13일  K-Study&Culture Festival에서 축하 무대를 꾸미고 있다. (사진= 주지영 기자)

이날 3개 대학 입학설명회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현지 학생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새벽부터 출발해 왕복 12시간 거리를 달려 온 학생도 있었으며,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행사장에 도착한 학생도 있었다.

이날 학생들의 호응이 가장 뜨거웠던 순간은 충청대 실용댄스과 학생들이 무대에 올랐을 때다. 10명의 실용댄스과 학생들은 에스파, 뉴진스, 보이넥스트도어 등 인기 아이돌 그룹 곡에 맞춰 무대를 선보였다. K-팝 인기는 이날 행사에서도 증명됐다. 현지 학생들은 댄스 무대를 카메라에 담기 바빴고, 좋아하는 곡이 나오면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베트남 현지 학생들이 충청대 실용댄스과 학생들의 K-팝 댄스 무대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 주지영 기자)

현지 학생들이 한국어 실력을 겨뤘던 한국어말하기대회에서도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다. 대회에는 베트남 학생 17명이 참가했다. 참가 학생들은 K-팝, 경복궁, 한식, 한국 축제 등 한국 문화 소개를 비롯해 한국어를 배우며 느낀 점 등을 주제로 말하기 실력을 뽐냈다.

참가 학생들은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떨리는 무대에 섰다. 심사 결과 ‘한국어를 배우며 느낀 점’을 주제로 발표한 당 꽝 쯔엉 씨가 1등을 차지했다.

당 꽝 쯔엉 씨(왼쪽)가 한국어말하기대회에서 1등상 수상 후 송승호 충북글로벌협력단장(충청대 총장, 오른쪽)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주지영 기자)

송승호 충북글로벌협력단장(충청대 총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이번 행사는 한국과 베트남 학생과 대학이 함께 모여 K-문화와 교육을 경험하고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K-댄스 무대, 한국어 말하기 대회, 공동 입학설명회 등에서 양국 학생들이 직접 교류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번 행사가 미래 인재를 키우고 양국 대학 간 지속 가능한 협력의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Study&Culture Festival 개회식 현장. (사진= 주지영 기자)

■ 유학생 2만 명 유치 목표로 협력 = 충북도는 ‘도내 유학생 1만 명 유치’에 성공하면서 최근 ‘2만 명 유치’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특히 충북도에서는 유학생 유치를 위해 지역자치단체-대학-지역 내 유관기관이 협력하는 거버넌스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충북도는 지난 10일 충북라이즈센터에서 ‘K-유학생 2만 명 유치 계획 수립 간담회’를 개최하고 유학생 유치 확대를 위한 기관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김영환 충북도지사를 비롯해, 충북도외국인정책추진단, 충북라이즈센터, 충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과 도내 대학 라이즈추진단·국제교류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임연준 강동대 대외부총장은 “유학생 수가 증가하면서 기숙사 수요도 커지고 있다. 충북글로벌센터 대학 3개교 간의 연합기숙사 형태도 고민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도 기숙사 문제에 대해 공감대도 형성됐다. 충북도 관계자로부터 여러 각도로 논의하겠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임연준 강동대 대외부총장, 임채현 충북도립대 국제센터장, 송승호 충북글로벌협력단장(충청대 총장)이 각각 축사, 개회사,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대학명 가나다 순. (사진= 주지영 기자)

충북라이즈센터와 충북글로벌협력단은 ‘충북형 K-유학 모델’을 구축해 지역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소멸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라이즈 시대 대학 간 ‘공유·협력’이 화두인 가운데 충북글로벌센터와 충북글로벌협력단은 실제 지역 대학들의 협력 사례로 교육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충북라이즈센터가 ‘지역-대학의 상생 발전’을 위한 디딤돌로 활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