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금오공대 박준용 교수팀, 미세플라스틱 걱정 없는 ‘자연 유래 고기능성 필름’ 개발

누에고치와 꽃가루 구조를 결합한 새로운 자연영감 설계 전략 합성 플라스틱 한계 넘는 지속가능·생분해성 신소재 제시

2025-11-19     박인규 기자

[한국대학신문 박인규 기자] 국립금오공과대학교(총장직무대리 김종복) 재료공학부 박준용 교수 연구팀이 자연에서 유래한 물질과 구조를 결합해 미세플라스틱 걱정 없는 천연 생분해성 필름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누에고치에서 추출한 단백질 고분자인 실크 피브로인과 해바라기 꽃가루가 지닌 자연의 미세구조를 통합해, 생분해성·생체적합성·재활용성은 물론 초발수성과 광확산성까지 갖춘 새로운 고기능성 바이오필름을 구현했다.

윤서한 박사과정생(제1저자, 왼족) 박준용 교수(교신저자)

윤서한 박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박준용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Pollen-inspired biopolymer-based multifunctional films(꽃가루에서 영감을 받은 생체고분자 기반 다기능성 필름)’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온라인 게재일: 11월 10일, 권/호 발행일: 2025년 11월 18일)

☞ 논문 링크: https://doi.org/10.1073/pnas.2517985122

자연 유래 고기능성 필름의 개념 및 특화 제조공정을 나타내는 모식도.

최근 전 세계가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에 직면하면서, 합성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생분해성 소재 개발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실크 피브로인과 같은 천연 고분자는 이러한 요구에 부합하는 대표적 생분해성 소재로 주목받아 왔었다. 그러나 그동안의 연구는 주로 실크 피브로인 자체의 생체적합성·생분해성·투명성 등 단일 특성에 초점을 맞춰왔으며, 기능성과 응용의 폭이 제한적이라는 한계도 지적돼 왔다. 또한, 자연 표면 구조를 모사한 기존 자연영감 연구 역시 초발수성·접착성 등 특정 기능에만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산업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고기능 합성 플라스틱을 대체하기에는 부족했다.

특화 제조공정을 통해 구현된 자연 유래 고기능성 필름의 실제 이미지.

박준용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연의 물질(누에고치 유래 실크 피브로인)과 구조(꽃가루 표면 미세구조)를 동시에 활용하는 새로운 ‘이중 자연영감’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 해바라기 꽃가루는 진화 과정에서 형성된 첨예한 나노 가시(nano-spike)를 표면에 촘촘히 갖고 있어 인공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복잡한 3차원 형상을 지니고 있다. 연구팀은 꽃가루를 마치 도장처럼 활용해 실크 피브로인 필름 표면에 이 정교한 구조를 전사하는 건식 제조공정을 개발했다.

사용이 끝난 자연 유래 고기능성 필름을 수거 후 재생산하는 폐쇄형 순환 재활용 시스템.

이렇게 제작된 실크 기반 필름은 어떠한 화학적 코팅이나 첨가제 없이도 물방울을 완전히 튕겨내는 초발수성을 구현했으며, 빛을 고르게 확산시키는 광학 기능도 뛰어났다. 반복적인 오염과 세척에도 표면 특성은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며, 사용을 마친 필름은 재활용하거나 자연에서 손쉽게 분해될 수 있어 미세플라스틱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롭다. 이는 서로 다른 자연 기원 요소를 조화롭게 통합함으로써 기존 천연 고분자의 기능적 한계를 뛰어넘은 결과로 평가된다.

필름에 화학 코팅이 포함되지 않아 각종 오염 발생 시 손쉽게 세척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실험 이미지.

연구를 주도한 박준용 교수는 “자연이 만든 재료와 자연이 설계한 구조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결합해, 자연에서 비롯돼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순환형 신소재를 구현했다”고 설명하며 “이러한 지속가능한 고기능성 바이오필름은 향후 스케일업 연구를 통해 친환경 건축 자재, 광학 코팅, 보안 필름, 식품 포장재, 의료용 소재, 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사업 및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미래기술연구실 전략형, 경상북도 RISE사업(지역성장혁신LAB)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미국 터프츠대학교(Tufts University) 피오렌조 오메네토 교수 연구팀과의 국제 공동연구로 진행됐다.